아픈 남자친구
안녕하세요,
저에겐 10년 넘게 만난 아주 소중한 사람이 있어요.
같이 살게된지 4년 정도 되었고, 결혼전이지만 여느 부부들 못지않게 사이좋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제 연인은 안타깝게도 30대 중반인 지금까지 경제활동을 하지 못하고있어요. 이유를 특정할수는 없지만 정말 열심히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운과 환경이 따라주지 않은거라 저는 이사람을 원망하지도, 아쉬워하지도 않습니다.
저는 이사람을 부양하는것에 망설임이 없어요. 외벌이로 풍족하지는 않아도 행복하고 소소하게 살 자신이 있습니다. 그도 저에게 늘 미안해하고 안쓰러워하고, 집안일에는 제가 손하나 까딱하지 못하게 저에게 맞춰주고있어 오히려 제가 감사한 부분입니다.
그런데 최근, 이사람이 아프기 시작했습니다.
의심되는 질환은 있지만 정확한 진단을 받지못한 상태이고, 거동이 불편해질 정도로 힘들어하고있어요.
약이 잘 듣지않아서 본인에게 맞는 처방을 찾아나가는 중인데, 온갖 부작용을 겪어가며 이런저런약을 먹고 수시로 먼 병원에 가고, 통증에 잠도 못자고 힘들어하면서도 다음날 출근하는 제가 깰까 앓는소리도 참으며, 저에게 간단한 심부름도 선뜻 시키지 못하는 그가 너무나 안쓰럽고 마음이 아파요.
의심되는 질환은 희귀 질환이고, 난치도 아닌 불치병이라고 해요.
하루라도 빨리 확진을 받았으면 싶다가도 불치병이라고 하니 이것만은 아니길, 내가 모르는 또 다른 질환이기를 바라기도 합니다.
둘다 성격이 드센탓에 오랜시간 만나며 정말 많이 싸우기도 했지만, 천번만번 더 싸워도 좋으니 그가 건강하기만 하면 좋겠다고 매일 기도해요.
늘 저보다 정신적 체력적으로 강하고 절 잡아주던 이사람이 한없이 약해지는 걸 보니 하루에도 수십번 마음이 쓰리고 눈물이 납니다.
글을 쓰다보니, 제가 원하는게 뭔지 저도 잘 모르겠네요.
그저 인생 선배님들께 이런 삶은 낮은 지점에서 어떻게 버텨야 하는지 조언을 얻고 싶은것 같습니다.
가까운 사람이 투병한 경험이 없어 제가 이런일에 면역력이 없는건가 싶었다가, 왜 나는 젊어서부터 배우자 병간호를 해야하는걸까 참 이기적이게도 억울한 맘이 들기도 합니다.
저도 이사람을 위해 더 강해지고, 무너지지 않아야겠죠.
혹시 비슷한 경험이 있으신분이 계시면 조언 부탁드립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