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프 번아웃 고민
와이프가 보낸 연락입니다.
그깟 잠 5일정도 잘 못잔 상태로도 산책을 갔다왔다며 유세떨며 지랄했던 니가 존나게 역겹다. 나는 니 절반만큼이라도 자보는 게 만삭 때부터 지금까지, 1년을 훌쩍 넘게 바라온 소원이다. 나는 그 부족한 잠을 버텨내며 한 번도 살아본 적 없는 이 좁고 냄새나고 거지들만 살 것 겉은 집들에서 묵묵히 애를 키우고 살아가고 있다. 너는 양심이라는게 있긴 한건지, 집안일에 그 어느 하나 제대로 기여하는 것도 없으면서, 그걸 다 망각하고 한두 번씩 짜증을 부릴 때마다 내 발로 지옥에 걸어 들어온 것 같아 내 부모님께 고개를 들 수가 없다. 연애 때 도망쳤어야 했는데, 외모에 속아 내가 내 무덤을 팠다. 부모가 되어 보니까 초장부터 지원 안해주는 아빠의 마음을 잘 알겠다. 지원을 해줘 봐야 너는 고마움도 모르고 다 까먹은 채, 우리 가족 돈으로 남들 앞에서나 떵떵거릴 인간이라는 걸 간파하신거다. 이번에 돌 축하금 주시면서 몰래 내 자신한테만 다 쓰라고 하신 이유를 이제야 알겠다. 그리고 난 실적도 없는 니와는 다르게 자라는 내내 진짜 유망주였어서 더 넓은 세상이 아닌, 이딴 집에만 갇혀 사는 현실이 눈물나게 억울하고 좆같다. 어머님 아버님이 볼 때마다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하는 대단한 아들인 너의 현실은 참 가소롭다. 아는게 아무것도 없다며 은근슬쩍 무시하는 며느리인 나보다 정작 이룬 것도 없고, 학교는 물론 사회에서 높은 사람의 신임도 받지 못하며, 그저 아무것도 증명하지 못한 존재일 뿐이다. 거시다가 일주일도 안 되는 시간 동안 잠 좀 못 잤다고 온갖 유세를 떨며 성내는 너는 현실에서 그저 무능하고 이기적인 집안의 가장일 뿐이다. 너도 마찬가지겠지만 나는 이 결혼에 대해 존나게 현타가 온다. 이 정도면 충분히 행복한 거라고 혼자 자위해 봐도, 시간이 지날수록 내가 처한 현실에 대한 현타와 비참함만 짙어질 뿐이다. 그러니 오늘은 집에 들어오지 마라. 난 정말 진심이다. 화가 나서 홧김에 지랄하는 게 아니라, 그동안 꾹꾹 참아왔던 내 인내심이 터진 거다. 너도 니 나름대로 많이 쌓인 게 있겠지만, 이 가정에 기여한 게 없으니 알아서 풀어라. 우리에게는 서로 떨어져 있을 시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현재 저희 가족은 한살배기 자식을 빌라에서 키우고있습니다. 와이프는 전업주부, 저는 중소기업 일년차이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