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정도의 연봉이 적당한걸까요?
안녕하세요. 어디 털어놓을 데가 없어 이렇게 글을 써봅니다.
저는 아직 30살이 안 된 입사 5년차 대리입니다. 입사 전에 동일 업종에서 1년 넘게 근무한 경험이 있어서, 지금 회사에도 사원으로 입사했지만 실무는 거의 저 혼자 담당하는 구조였어요. 입사한 후에는 투자팀에서 일하다가 조직개편으로 경영기획팀으로 이동하게 됐고, 그쪽에서 회계 업무도 맡아서 회사 회계 전반을 정리하고 외부 기장을 자체 기장으로 바꾸는 일도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승진도 했고, 회사에서도 나름 인정을 받았어요.
그런데 작년 말쯤, 펀드운용지원팀의 대리가 퇴사하면서 대표님께서 “믿고 맡길 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며 저를 그쪽 부서로 다시 이동시켰고, 마침 제가 이전 회사에서 했던 업무라 적응은 빨랐습니다. 그런데 부장님도 곧 이동하시면서 결국 팀장님 한 분과 저, 막내사원 이렇게 남게 되었고, 실무는 저 혼자 다 맡게 됐어요.
해외미팅 준비, 주식/부동산 운용지원, 마케팅 백업, 거래처 대응, 신규 프로젝트 개발까지 모든 걸 맡으면서 주말근무와 야근 없이 도저히 안 되는 상황이었지만, 자동화 가능한 부분은 개선하고, TF도 끝까지 끌고 가며 어떻게든 버텼습니다. 지금은 업무 흐름은 좀 잡혔지만, 여전히 일이 많습니다. 팀장님은 실무보다는 주로 이슈나 프로젝트 기획 쪽을 보시는 편이라, 사실상 제가 실무를 총괄하는 상황이에요.
지난달 면담 때 팀장님께서도 저에게 운용지원 파트를 총괄해줬으면 한다는 말씀을 하셨고, 저도 어느 정도 각오는 하고 있었는데… 오늘 팀장님께서 퇴사하신다고 먼저 말씀을 주시더라고요. 솔직히 좀 멘붕이었습니다.
제가 회사를 그만두고 싶거나 일을 떠넘기고 싶은 마음은 정말 없어요. 다만 저처럼 실무를 전담하면서 TF까지 참여하고, 회사에서도 인사평가 만점을 받은 사람은 드물다고 들었는데… 이 정도 역할과 책임을 지고 있으면서도 과연 지금 연봉이 그에 걸맞은지 계속 고민이 됩니다. 주변 또래에 비해 절대 낮은 건 아니지만, 다른 회사에서 이렇게까지 일하면 더 받을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요.
그래서 용기 내서 연봉 인상에 대해 요청을 드려보려고 하는데… 문제는 제가 얼마를 말씀드리는 게 적절할지를 모르겠다는 거예요. 너무 낮게 말하면 내 가치 스스로 깎는 것 같고, 너무 높게 말하면 이상하게 보일까 걱정도 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연봉 인상을 요청드릴 때, 어떤 기준으로 얼마 정도를 말씀드리는 게 좋을까요? 아니면 이런 상황에선 어떻게 행동하는 게 현명할까요? 조언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