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댁,처가댁과의 만남/연락..남자는 절대 이해할 수 없는 문제 맞나요?
넋두리가 다소 깁니다....
끝까지 다 읽으셨다면 부디 조언 부탁드립니다.
결혼한지 2년이 좀 넘은 부부입니다. 결혼 이후로 크고 작은 다툼은 있지만 미묘하게 마음은 상하는데 다투기에는 애매한 일들이 종종 있더라구요.
신혼집을 구하는 과정에서 어쩌다보니 처가댁과 차로 약 5분 거리에 집을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보니 결혼 직후 부터 처가댁에서 함께 식사를 하거나 장인어른 심부름 등으로 일주일에 1~2회 만나기도 하다가 현재는 한달에 2~3회 정도 만나고 있습니다. 정식 만남(?)만 저 정도고, 평일에도 뭔가 반찬을 주신다거나 자잘하게 만나는 것까지 +@ 입니다.
처음에는 어려운 마음에 힘든 부분이 있었지만, 자주 만나다보니 지금은 처가가 많이 편해졌고, 바빠서 한 2주 정도 못 뵙고 오면 괜히 신경이 쓰입니다. 특히나 장인어른께선 저희가 처가댁에서 실컷 놀다가 나올때에도 큰 딸(와이프) 바라보는 표정이 너무 아련하고 슬퍼보여 마음이 쓰이고, 그러다보니 제가 오히려 와이프에게 처가댁에 밥 얻어먹으러 가자거나, 어디 모시고 가자며 먼저 제안하는 편입니다.
문제는 처가댁이 아니라 저희 집인데요.. 저희 부모님은 차로 3시간 반~4시간 정도 거리에 살고 계신데, 아무래도 거리가 멀다보니 자주 만나지 못 합니다.
1년 중 명절 때 1박 정도 하고 오고, 생신 때 당일치기(여유가 되면) 외에는 특별히 내려가지는 않습니다. 부모님은 며느리를 예뻐라하시고, 와이프도 저희 부모님 앞에서 애교도 많고 싹싹하게 잘 하는데, 유독 전화로는 할 말이 없다며 거의 하지 않는 편입니다. 한 두 달에 한 번 정도 통화하면 자주 하는건데 그것도 제가 넌지시 제안하면 마지 못해 하거나, 제가 통화를 하다가 넘겨주거나, 부모님께서 먼저 전화를 주신 경우 입니다. 평소엔 제가 대신 안부 전화 자주 드리고 있어요.
별 것도 아닌데 어느 순간 좀 서운해지는 포인트들이 있어서 얘기를 꺼냈다가 싸움이 커지기도 하고, 그러다보니 이제는 부부 사이가 더 중요하지 부모님과 통화가 대수인가 싶어 딱히 강요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부모님도 두 분 모두 직업 특성상 젋은 사람들과 많이 어울리는(?) 직업이다보니, 요즘 젊은 사람들 그런 거 어려워 한다며 서운하다는 내색 일절 안 하시구요.
그런데 얼마 전 장인어른께서 새로 산 서랍장 조립 도와드리고 다같이 식사한 사진이 장모님 카톡에 업데이트가 되는걸보고 내심 저희 부모님도 이걸 보고 우리가 보고싶으시겠다 하는 마음이 들어 와이프에게 "오랜만에 우리 부모님이랑 전화 한 번 할까?"라고 했더니 "할 말도 없는데 전화해서 뭐라고 말해? 한 달 전에 통화해서 그렇게 오래되진 않았어~"라는 답변이 돌아오더라고요. 기분이 이상했습니다.
그러다 최근 처가댁 식구들과 처가댁 강아지까지 데리고 벚꽃나들이를 다녀왔습니다. 바로 그날 저녁 아버지께서 전화가 오셔서 "OO이(와이프)는 잘 지내고 있니~? 건강 잘 챙기고 마누라한테 잘해~" 하시는데 저도 모르게 "아 OO이 옆에 있어요~"하며 와이프를 쳐다보니 양손으로 손사레를 치면서 온 몸으로 거절하더군요. 이미 바꿔준다는 듯이 말씀을 드려서 저도 소리 내지 않고 입 모양 만으로 "제발 한 번만 받아 줘" 해서 겨우 통화하고 끊었습니다.
그러고나서 너무 현타가 오더라고요.. 이게 뭐라고.. 그날 제가 기분이 안 좋아보였는지 온갖 애교를 부리길래 "아니 한 달 만에 전화 한 번 하는게 뭐가 그렇게 어렵냐"고 하니, 와이프가 저에게 "너는 우리 엄마 아빠한테 전화 자주 하냐?" 하더라고요.. 그래서 "나는 지금 거의 매주 뵙고 있지 않냐"고 따지니 "어쨋든 전화는 잘 안 하지 않냐고, 우리 아빠도 그런거 서운해 해"라고 하는 그 대답에 살짝 정이 떨어지려고 하더라고요..
사실 결혼 초기 부터 이런 것들이 갈등이 될 수 있다는걸 경험하고 난 후로, 말보다 행동으로 내가 처가댁에 잘하는 모습을 보면 와이프도 어느 정도는 하지 않을까 하며 2년을 보냈습니다.
제가 노력하는걸 알아주시는건지 장인어른도 가끔 와이프에게 "아무리 바빠도 시부모님께 연락 자주 드려~"하시는데, 와이프는 제 앞에서 너무 당당하게 "어~내가 자주 연락드려~걱정하지마"하고, 장인어른은 "그래 네가 그런건 잘 하니까~" 하시며 껄껄 웃으시는데 진짜 묘하게 마음이 상합니다.
저희 부모님이 뭐 실수한게 있는거 아니냐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정말 그런 것도 없었고, 결혼한지 1년 정도 된 시점에서 와이프와 한 번 진지하게 대화했을때 와이프가 저에게, "처음부터 어른들께 너무 잘하면 기대치가 너무 높아져서 갈수록 힘들어지기 때문에 일부러라도 거리를 둬야한다. 내 친구도 시댁에 굽신거리다가 지금껏 고생하고 있다"라는 말을 하더라고요. 그래서 전화 문제 외에 다른 모든 부분에서 그런 식 입니다. 본인 표현을 빌리자면 '중간'만 하면 된다고요.
“나라고 장인장모님이 처음부터 편했겠냐”고 물으니, 우리나라에서는 아직도 어쩔 수 없이 사위의 입장과 며느리의 입장은 다를 수 밖에 없다네요.. 제가 남자고 사위이기 때문에 여자와 며느리의 입장을 절대 이해할 수 없답니다.
보통 이런 문제를 두고 고민하거나 배우자와 다툼도 하시나요..? 이런 사소하다면 사소한 문제에 제가 너무 예민하게 구는 걸까요..? 그냥 한 마디로 빈정이 상해서 저도 이제 처가댁에 내 체력을 소모하고 싶지 않아요.. 요즘들어 치사한 마음이 부쩍 많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