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랜서 구멍자리
처음 프리랜서 계약을 하고 대기업에 파견되어 일했습니다.
계약 기간이 1년쯤 되어가는 시점이었는데, 함께 일하던 동료 한 분이 퇴사하면서 그분이 맡던 솔루션은 새로 들어온 사람이 인수받게 됐습니다.
이곳은 각자 맡은 솔루션이 나뉘어 있고, 휴가 때만 간단히 서로 업무를 봐주는 구조라 깊은 인수인계는 거의 없습니다. 그런데 새로 들어온 사람이 장애 대응이 어렵겠다 싶어, 그냥 회사 입장에서 문제를 최소화하려는 마음으로 제가 대신 엔지니어와 연락하며 대응을 진행했습니다.
문제는, 그 솔루션은 제 담당이 아니었고 저는 단순히 도와준 입장이었는데
나중에 들으니 대기업 담당자 쪽에서는 “왜 저 사람이 또 나서서 하냐”, “운영이 제대로 안 된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했다고 하더군요.
더 웃긴 건, 그분들은 아직도 제가 어떤 솔루션을 맡고 있는지조차 정확히 모르면서 그런 말을 했다는 겁니다.
결국 계약 연장 시점에서 “이번엔 연장이 어렵다”는 통보를 받았고,
이유를 물었더니 말도 안 되는 이야기로 책임을 돌리더군요.
그때 느꼈습니다. ‘아, 결국 프리랜서는 총알받이구나.’
10년 동안 여러 회사를 거치며 일했지만, 이렇게 명확하게 책임 전가를 당한 건 처음이네요.
혹시 저처럼 대기업 파견 프리랜서로 일하다가 비슷한 경험 하신 분 계신가요?
정말 이런 구조에서는 실수 한 번, 오해 한 번으로도 계약이 끝나버리는 게 현실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