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년 전 낙하산으로 중소기업 인턴 했던 썰 ☆긴 글 주의☆
편의상 음슴체 사용 양해 부탁드립니다
때는 2007-8년(정확히 기억 안남)
05년 1월 군번으로 07년 1월에 전역 후 군대에서 읽었던 "카오산오드에서 만난 사람들" 이라는 책의 영향을 받아 생에 처음 태국로의 배낭여행을 계획함.
당시 지방에서 대학을 다니던 중이라 여름 방학때 숙식 제공되는 공장에서 빡쌔게 돈 모아서 겨울 방학때 여행을 하기로 함.
이것저것 알바를 알아보던 중 아버님께서 지인 찬스로 집에서 차로 40분 정도 걸리는 지방 소도시에 있는 공장으로 연결을 해줌.
정확히 기억은 안나나 현대차나 포드같은 수입차에 미션쪽에 들어가는 금속 부품을 만드는 회사였음
애초에 공장에서 생산직 같은 일을 할 줄 알았던 나의 예상과는 다르게 공장 옆 사무실에서 ERP 에 생산 제품 수량을 입력하는 일을 하게 됨.
방학동안에만 일을 할 인턴이었지만 거기선 나를 모두 박기사라 불러줌. 그때 알았지만 거기서 기사는 사원에 해당하는 직급임. 그때만 해도 인턴이 지금처럼 흔하지도 않았고 특히 지방의 공장에서 인턴같은걸 하는 경우는 더 드물었음.
같은 도시의 시내에 아파트를 기숙사로 사용하고 있었는데 3룸 아파트였고 사는 직원이 3명이라 나는 그중 막내였던 기공과 나온 형 하나랑 같은 방을 씀.
식사는 아침 점심 저녁 모두 나와 아침에 출근해서 밥 먹고 업무 시작, 점심 먹고 오후 근무, 저녁 먹고 퇴근.
출퇴근은 셔틀버스가 있었던걸로 기억남
입사 첫날 거기에 직급과 연차가 지긋한 어르신 한분이 공장 내부 견학을 시켜주고 해야할 일도 알려줌.
잘은 기억 안나지만 전날 또는 당일 밤부터 아침까지 생산된 제품 종류와 수량 종이쪼가리에 적혀 있는데, 난 그걸 공장내 반장 사무실에서 서류철 열고 가져와서 입력하고 오후엔 오전 생산분에 대해서 입력하는 단순 업무였음.
공장 사무실엔 20명이 좀 안되는 직원들이 있었던걸로 기억하는데 그 때 당시 직장 생활 경험이 없었던지라 누가 뭐하는 사람인진 잘 기억이 나지 않음.
그 중에 사투리가 구수한 과장님이 본인에게 잘 대해주셨는데 나중에 알고봤더니 내가 낙하산으로 들어온게 이미 어느정도 알려져 있었음.
그도 그럴게 아버지 동창분이 그 때 당시 기아자동차 부사장이었고 그분을 통해서 집에서 가까운 곳의 협력 업체에서 일하게 된거였음
직원들중 일부는 내가 낙하산인건 알았지만 어느정도 레벨에서 꽃혔던건진 잘 몰랐어서 공장에서 일하는 내내 나한테 자꾸 물어봤고 어차피 2달만 일하고 갈거라 그냥 말해줌.
그때 날 대하는 태도가 달라진 사람들이 있었고 그 사투리 과장은 첨부터 나한테 잘해줬음
기숙사에 같이 살던 3명은 대리 1명, 기사 2명이었는데 그 기사중 1명이 기공과 막 졸업하고 일하고 있는 룸메였음.
제일 큰 방은 나이는 더 많지만 직급은 기사인 사람이 쓰고(화장실 딸린 안방) 제일 작은 방을 대리가 쓰고, 중간 방을 나와 기공과 형이 씀.
기숙사로 돌아오면 난 맨날 이어폰 끼고 노트북으로 미드나 조졌는데 룸메 형은 맨날 토익을 공부했음.
그러면서 나에게 영어 공부 해야한다. 나도 경력 좀 쌓고 토익 점수 만들어서 이직할거다 라는 말을 자주 했음.
그러거나 말거나 미래에 대한 생각이 1도 없고 그저 태국 여행이나 생각하던 복학생 2학년인 나는 맨날 미드만 죠졌음.
그렇게 주중엔 일하고 주말엔 아버님께서 픽업 오셔서 집에 다녀오고 그랬음. 우리집이 시골에서 산장을 하고 있었고 버스도 잘 없어서 대중 교통으로 오가기는 좀 빡쌨음.
암튼 그렇게 매일을 미드나 보고 자료 입력이나 하며 지루하게 보내던 중 공장장을 통해 출장을 가라는 오더가 떨어짐.
내용인 즉슨 우리 공장에서 만든 제품을 김해에 있는 열처리 공장으로 보내서 거기서 열처리를 하고 납품이 되는 구조인데, 타 업체로 보낸 우리 제품에서 불량이 다수 발견된거였음.
원래 대로라면 일부 불량율은 존재하고 열처리 전인지 후인지 그쪽 업체에서 엑스레이로 제품에 크랙이 있는지 등 체크 후 납품을 하는건데, 불량이 너무 대량으로 나와서 그쪽 통해 클레임 입수, 우리 공장에서 사람들이 가서 불량 검수하고 분류하는 작업을 해야했던 거임.
그래서 차출된 사람은 3명.
나, 그리고 생산라인에 있는 형 하나, 마지막으로 부장인데 부서원이 없는 만년 부장 하나 이렇게 잉여 인력 2명(부장, 나) + 생산 라인 직원 하나가 가게 됨.
부장 차로 3명이 가게 되었고 출장용 법카는 부장이 챙김. 차타고 가는데 부장이 글러브 박스에 있던 다수의 CD 혹은 DVD 를 보여주며 이거 야동인데 차에 달린 센터페시아로 볼 수 있다고 자랑을 했음.
나도 남자라 야동을 보지만 속으론 "차에서 까지? 특이한 양반일세" 라는 생각을 했음.
그 부장은 인하대 공대 나와서 아마 입사 당시엔 해당 공장 기준 오버스펙이었을지 모르나 나는 모르는 이유로 해고 또는 정년만 기다리고 있는 기러기 아빠였음. 아마 그 회사에서 표준어를 쓰는 사람은 그 부장이 유일 했을 듯.
암튼 김해에 도착 숙소를 잡는데 이 부장이 출장비를 남겨먹을라 그랬는지 모텔 방 하나만 잡음.
방은 어둡고 침대는 하트모양이었고 천장엔 거울이 있었음 ㅅㅂ.
난 원래 잠귀가 밝은 편이라 남이랑 잘 못자고 보통 이어플러그를 하고 자는데 딱 봐도 그 생산직 형이랑 부장이 둘다 풍채가 좋아 코를 골 것 같아서 난 그냥 바닥에서 자기로 하고 그 둘이 하트 침대에서 잤음.
예상대로 그 둘은 코를 엄청 골았음.
날이 밝고 열처리 업체로 갔는데 한여름의 열처리 공장은 정말 더웠음.
공장 밖에는 업소형 대형 재빙기가 있고 쉬는 시간마다 직원들이 얼음과 아이스크림으로 더위를 달래고 있었음.
우리가 일했던 곳은 열처리 라인과 다소 떨어져 있었지만 그래도 더웠음.
암튼.. 제품 검수하는 일의 분장는 다음과 같음.
기계가 꽤 큰데 해당 업체에서 지게차로 제품 박스를 올려주면 부장이 박스에서 제품을 꺼내 하나하나 손으로 벨트에 내리면 엑스레이를 통과한 제품이 나오고 나랑 형은 그걸 벨트에서 받아서 다시 박스에 넣는 작업임.
밑에서 작업을 하면 벨트에서 개당 3-4키로 정도하는 부품을 받아서 바닥에 있는 박스에 허리를 숙여서 넣어야 하는데 그걸 일주일동안 만개 이상 한것 같음.
부장이 올라간 이유가 있었음. 거긴 허리 안숙여도 되고 앉아서 일 할 수 있었음.
그렇게 첫날이 지나고 저녁에 삼겹살을 먹음. 난 당시 술을 안마시던 상태라 나를 제외한 둘은 반주를 같이 하고 난 밥만 먹음.
난 술을 안마시니까 1차만 하고 숙소로 복귀, 2명읔 2차를 갔는데 아마 야리꾸리한데 간 것 같음.
다음날 아침은 돼지 국밥 먹고 그렇게 일주일을 개고생하며 일하고 중간 중간 그 2은 저녁 이후 2차를 가고 결국 작업 완료후 우리 공장으로 복귀.
일 진짜 겁나 빡쌨음. 20 초반이었으니 망정이지 아니었음 허리랑 손목 다 나갈뻔..
그렇게 난 다시 ERP 입력을 하며 어느덧 개학이 일주일 남은 시기가 됨.
그렇게 며칠 더 일하다 이제 한 3일 후에 집에가서 좀 쉬고 개학 해야하는데 지난 번 우리보고 출장을 가라고 했던 공장장(상무 또는 전무) 가 또 출장을 가라고 함.
그래서 난 속으로 "아니 ㅅㅂ 곧 개학인데 또 어딜가?" 라고 생각하던 중, 글 초반에 말한 사투리 구수한 과장이 와서 나한테 말함.
"너 출장 또가면 겁나 빡쌔고 개학때 시간도 못맞춘다
그러니 지금 당장 사표 쓰고 튀어라" 라고 해서 그날 바로 사표쓰고 튐 ㅋㅋㅋㅋ
추가로 2개 정도 에피소드가 더 있는데, 내가 개학이 얼마 안남은 시점에 지방대 석사한 사람이 대리급으로 입사함. 결혼도 했는데 기러기로 가족은 다른 지역에있고 그 대리는 우리랑 같은 기숙사를 써야해서 거실을 썼음.
나중에 안 얘긴데 내가 그때 세금 때고 월 100정도를 받았음. 근데 그 대린 세후 120 받음 ㅅㅂ.
아무리 2007년 2008년 이라 해도 석사하고 가정도 있는 사람 120 주는건 너무하다는 생각을 했음.
마지막 에피소드는 내가 퇴사하기 직전 처음이자 마지막 회식이 있었는데 생산쪽 말고 사무실 사람들만 하는 회식이었음
그때 경리를 보던 악무 이수현 닮았지만 키는 한 175 정도 되는 너무 순진하고 착한, 이제 막 상고 졸업하고 바로 입사해서 일하고 있는 여자애가 있었는데 1차로 고기 먹고 2차로 노래방 가서 같이 노는데 한 60은 되어 보이는 그 나 출장 보낸 공장장이랑 그 경리가 브루스를 추는걸 보고 엄청난 충격을 받음.
더 놀라운건 그 경린 그 상황이 익숙한지 전혀 싫은 티도 내지 않았음.
이후로 대학 졸업하고 계속 외국을 나다니며 해외 현채로 직장생활 중.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