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어라이프) 왜 실행은 그토록 중요한가?
많은 사람들은 먼저 계획을 세우고 그 다음에 실행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실제 삶과 비즈니스 현장에서는 그 반대의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계획이 실행을 이끌기도 하지만, 실행이 오히려 새로운 계획을 낳고, 심지어 장기적인 전략까지 세우게 하는 경우가 더 흔합니다. 머릿속에서만 존재하는 계획은 언제까지나 가능성에 머물지만, 일단 작은 실행이라도 시작하면 현실 속에서 결과가 나타나고, 그 결과가 새로운 계획과 전략을 위한 출발점이 됩니다.
실행이 계획을 낳는 원리는 간단합니다. 생각만 할 때는 수많은 가정과 전제가 머릿속에서 뒤엉켜 있습니다. 하지만 실행을 하면 ‘가설’이 ‘검증’으로 바뀝니다. 현실의 반응이 돌아오고, 그 반응은 다시 방향성을 만들어냅니다. 이 과정을 통해 계획은 점점 구체화되고, 전략은 점점 정교해집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창업가들이 흔히 겪는 경험입니다. 아무리 완벽한 사업계획서를 만들어도, 막상 제품을 시장에 내놓으면 예상은 빗나가기 일쑤입니다. 고객들이 전혀 다른 기능을 원하거나, 가격에 민감하게 반응하거나, 생각지도 못한 사용법을 찾아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행을 통해서만 이 피드백이 드러나고, 그것이 바로 계획을 수정하고 새로운 전략을 세우는 원동력이 됩니다. 세계적인 기업 에어비앤비도 처음에는 단순히 집에 남는 방을 빌려주는 정도의 아이디어로 출발했지만, 실행 과정에서 여행자들이 경험을 원한다는 사실을 발견했고, 그 결과 지금처럼 숙박과 체험을 아우르는 글로벌 플랫폼으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이 원리는 학문이나 개인의 성장에서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글쓰기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처음부터 완벽한 글을 구상하려고 하면 한 문장도 쓰지 못하고 멈춰버리기 쉽습니다. 그러나 일단 몇 줄이라도 써 내려가면 글이 스스로 방향을 찾습니다. 문장 속에서 의도치 않은 생각이 떠오르고, 그것이 새로운 단락을 이끌어냅니다. 실행이 곧 계획을 만들어내는 순간입니다. 실제로 많은 작가들은 ‘쓰기 전에는 무엇을 쓸지 모르고, 쓰고 나서야 무엇을 쓰고 있었는지 알게 된다’고 말합니다.
개인 생활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운동을 계획만 하면서 미루는 사람은 늘 ‘다음 주부터’라는 말만 반복합니다. 그러나 실제로 헬스장에 발을 들여서 10분이라도 러닝머신을 뛰면, 몸이 반응합니다. 그 반응은 다시 운동의 루틴과 계획을 만들게 합니다. 실행이 생각을 끌고 가는 메커니즘입니다.
결국 이 모든 사례들이 보여주는 바는 하나입니다. 실행은 단순히 계획의 종속물이 아니라, 계획과 전략을 낳는 창조적 근원이라는 점입니다. 계획이 실행을 부르고, 실행이 다시 계획을 낳고, 그것이 전략으로 이어지는 순환 속에서 사람과 조직은 성장합니다.
이 순환은 물길과도 같습니다. 높은 산에서 물이 흘러내리면 작은 물줄기가 계곡을 만들고, 그 계곡이 강의 흐름을 바꾸며, 강물은 결국 땅의 지형까지 바꿔버립니다. 계획은 지도와 같지만, 실행은 물의 흐름입니다. 지도만 들여다봐서는 절대 새로운 강을 만들 수 없고, 물이 실제로 흘러야만 길이 만들어집니다.
그래서 실행은 그토록 중요한 것입니다. 작은 실행이라도 시작한 사람은 시장의 언어를 이해하고, 몸의 반응을 느끼며, 현실의 피드백을 받아들입니다. 그 과정에서 계획은 구체화되고, 전략은 정교해지고, 성장은 가속화됩니다. 결국 실행 없는 계획은 공허하지만, 실행에서 시작된 계획은 살아 움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