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 졸업 후 한 기업의 팀장으로 일하다가, 대표의 적극적인 스카우트로 모 회사의 연구소장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와서 보니 지난 10년간 끝없이 침체해 있던 곳이라 조직 전체에 패배감이 짙게 깔려 있더군요. 심지어 입사 두 달 만에 경영 부실로 제 월급마저 밀리기 시작했는데, 알고 보니 기존 직원분들은 이미 1년 가까이 임금이 체불된 상태였습니다. 처음엔 암담했지만 어떻게든 살려보자는 생각에 COO까지 겸직하며 팔을 걷어붙였습니다. 바닥부터 엉망이던 보고 체계와 내부 시스템을 뜯어고치고, 신규 사업 발굴부터 영업, 국책과제 수주, 대기업 납품까지 전방위로 뛰어다녔습니다. 그 고생 끝에 결국 수십억 원 규모의 후속 투자까지 유치해 냈습니다. 그런데 회사가 숨통이 좀 트이자, 초기 투자사 추천으로 50대 중후반의 CFO 한 분이 오시더군요. 대표에게 초기에 자기가 상장까지 이끌어 주겠다고 꼬드겨서 인사 재무 보안등 모든 권한의 총 책임자로 임명되었습니다 그때부터 지옥이 시작됐습니다.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대놓고 무시당하는 건 기본이었고 사사건건 부딪혔습니다. 결국 깊은 갈등과 피로감을 견디지 못하고 제가 먼저 퇴사를 결정했습니다. 다행히 좋은 기회가 닿아 바로 이직할 수 있었고요. 최근 전해 들은 이전 회사 소식은 더 씁쓸합니다. 저보다 훨씬 역량 뛰어난 분이 후임 연구소장으로 가셨는데, 그분조차 몇 달을 버티지 못하고 퇴사하셨다고 하더군요. 알고 보니 저와의 갈등 수준이 아니라, 그 CFO가 사내 전권을 쥐고 전 직원과 대립각을 세우는 중이었습니다. 투자 계약 조건상 CFO 해임 권한이 대표(CEO)가 아닌 투자사에 묶여 있어, 대표조차 손을 쓰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이제는 저와 완전히 무관한 남의 회사가 되었지만, 함께 피땀 흘렸던 기존 직원분들의 소식이나 회사가 다시 서서히 무너져가는 꼴을 건너건너 들을 때마다 마음이 참 뒤숭숭하고 착잡하네요. 대표도 참 좋은 사람이고 개인적으로도 존경하는 분인데 열심히 하는거에 비해서 잘안되니까 안쓰럽기도 하고요 어디 터놓고 이야기할 곳도 없어 넋두리 삼아 적어봅니다.
자유주제
마음이 뒤숭숭합니다
09월 05일 | 조회수 1,242
자
자유선언
댓글 8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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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09월 06일
삭제된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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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자유선언
작성자
09월 08일
본문에도 적어둔바와같이 이미 이직은 했습니다... 다만 최선을 다했던 회사다보니 마음이 좀 그렇네요
본문에도 적어둔바와같이 이미 이직은 했습니다... 다만 최선을 다했던 회사다보니 마음이 좀 그렇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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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리멤버
@멘션된 회사에서 재직했었음
19년 05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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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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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션된 회사에서 재직했었음
19년 05월 28일
일하는 사람과 기회를 연결하여 성공으로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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