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소서 쓰는 요령
대략 3개월 전 쯤에 아는 지인이 인력 채용한다고 서류 평가를 해달라고 해서 봐준 적이 있습니다. 다섯 명의 경력기술서와 자기소개서를 봤습니다. 자소서를 보면서 눈에 들어오던 게 있어서 여기에 공유해 드립니다. 제 눈에는 보였지만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안 보일 수도 있어서 이것이 정답이 아닐 수 있고 대응책이 아닐 수도 있음을 주지하셔야 하겠습니다.
인터넷 검색을 해보면 인사팀에서 채용을 할 때 제일 중요하게 보는 것들은 무엇이냐에 대한 질문에 첫째, 경력 사항, 둘째 업무 태도, 기타 등등
경력 사항은 회사가 원하는 직무에 대한 전문가인지를 확인하기 위한 것이니 당연하겠고, 업무태도는 서로 부대끼며 같이 일하는 입장에서 삐걱거리면 업무 효율이 안 날테니 또한 당연하겠죠. 그런데, 문제는 경력 사항은 경력 기술서를 보면, 거짓이 담기지 않았다는 전제에서, 그리고 면접 때 질문을 통해 파악해낼 수 있는데, 업무태도는 서류만 갖고 알아내기 어렵고, 가장 최선의 모습을 보이는 면접에서도 간파하기가 쉽지 않고, 뽑아서 같이 일을 해보니 폭탄이더라...라는 사례를 많이 목격합니다.
다섯 명의 자기소개서를 보니 한 명의 자소서에는 업무태도를 파악할 얘기들이 담겼는데, 나머지 네 명의 자소서에는 다양한 상황에서의 자신의 문제 해결 경험과 능력, 의지, 이런 것들만 담겨 있더군요. 문제를 받는 자세, 집중하는 자세, 돌관 헤쳐나가는 자세, 목표를 달성하는 자세 등 문제 해결에 대한 노력도 업무 태도의 일종이긴 하지만, 인사팀에서 바라보는 업무 태도에서 더 중요하고 본질적인 것은 같이 일하는 동료들, 상사, 후배 등과 공동의 목표를, 해결 대상 문제를 어떻게 다루어가는가, 의사소통, 협업의 자세입니다.
한 명의 자소서 내용에는 일을 해나가면서 이해당사자로 누가 있었고, 내부에는 누구, 외부에는 누구, 이들과 내부에서는 어떤 쟁점이 외부와는 어떤 쟁점이 있었고, 상사와 동료와 어떻게 머리 맞대고 외부의 적을 다루었는지, 어떻게 풀어나갔는지 설명이 있었고, 나머지 네 명의 자소서에는 누구를 상대해서 이런 저런 온갖 노력끝에 문제를 풀었고 성취했고, 이런 경험으로 앞으로 잘 할 수 있을 것이다, 라고 풀어 놓았습니다.
그 한 명의 자소서를 통해 이 사람이 주변 사람들과 의사소통과 협업에 풍부한 경험을 갖고 있구나 생각이 들었고, 나머지 네 명은 문제 해결력은 인정되는데 타인들과, 동료, 외부 고객들과 어떻게 소통하는지 전혀 가늠할 수 있는 정보가 없었습니다.
저는 이러한 사항을 짚으면서 그 한 명만 추천을 했습니다. 제 지인도 이 점에 공감했고, 그 사람을 뽑았고, 이제 수습을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사람 제대로 뽑았다고 만족해 하네요.
자소서를 쓸 때,
이런 점을 눈여겨 보는 사람도 있다는 것을 아시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