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 여러번 해보니 이런것들을 깨닫게 되더군요..
리멤버에 제 두번의 이직 경험에 대한 글을 몇 달 전, 올린 적이 있습니다.
감사하게도 많은 분들께서 좋아해주셨습니다.
시간이 꽤 지났지만 이어서, 또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아 짤막한 글을 올려봅니다.
이번에도 거창한 조언이라기보다는, 개인적인 경험과 소회를 담아 봤습니다.
-이직 n번 해보고 깨달은 것
1.회사도 나의 면접을 통과해야 한다.
2.회사 이름보다 팀, 상사가 중요하다.
3.이직할 때 연봉 상승은 기분이고, 진짜 자산은 커리어 방향이다.
4.이직은 where보다 why가 중요하다.
5.정말 떠나야만 하는 회사도 있다.
6.'가'회사에서 날아다녔던 내가 '나'에서는 부진할 수 있다.
7.무엇보다, 나에게 맞는 환경이 최고다.
이것 외에도 배운 점이 많지만, 당장 생각나는 주요한 것들을 정리해봤습니다.
사실 이 7가지는 자세히 살펴보면 각각 다른 이야기가 아니고 모두 하나의 이야기로 연결됩니다.
-1. 회사도 나의 면접을 통과해야 한다.
제가 첫번째 이직을 할 때, 저는 회사가 저를 선택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직무 전환을 하려다보니, 좋은 회사에 들어가는 것 자체가 목표였습니다. 면접에서는 어떻게든 제가 좋은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주려고 애썼고 간절했습니다.
그리고 두번째 이직은 상사와의 관계가 이유였기 때문에 마음이 무척 조급했습니다. '이 회사가 날 뽑아줄까?' 이 생각이 가득했습니다. 결과는 백전백패였습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질문이 하나 더 생겼습니다. '나는 이 회사를 정말 원하는 걸까?', '이 회사는 왜 나의 이상형이지?'
이때 저는 이직을 조금 다르게 보기 시작했습니다. 전에 이야기 한 이직 사유 말하는 방법, 프레임 전환 그리고
-이직은 회사가 나를 평가하는 자리이기도 하지만, 나 역시 회사를 평가하는 자리임
을 말입니다.
회사가 나의 면접을 보는 만큼 나도 회사의 면접을 봐야 합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다음 질문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렇다면 회사에서 무엇을 봐야 하지?
-2. 회사 이름보다 팀, 상사가 중요하다.
처음에는 회사 이름을 많이 봤습니다.
그러나 한두번의 이직 후, 같은 회사 안에서도, 팀에 따라서, 리더마다, 일하는 경험이 완전히 달라진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어떤 곳은 수시 보고를 요구했고, 동시에 굉장히 빠르게 성과를 냈습니다. 하지만 다른 곳에서는 비슷한 방식으로 일했음에도 오히려 자율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어느 쪽이 더 좋다고 가타부타 할 수는 없지만, 중요한 것은 내가 어떤 방식에서 잘 일하느냐였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또 하나의 변화가 생겼습니다.
내가 생각하는 "좋은 회사"의 기준이 달라졌습니다.
몇 번 이직해보니 연봉이 오르는 기쁨은 생각보다 빨리 익숙해졌고, 반면 내가 한 일과 그 여파는 잔상처럼 오래 남았습니다.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 이직을 고민할 때는 얼마나 더 벌 것인가 보다 제 2,3,4년 뒤를 그려보게 됐습니다.
-3. 이직할 때 연봉 상승은 기분이고, 진짜 자산은 커리어 방향이다.
연봉은 당장의 보상으로 당연히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만큼 커리어 방향도 앞으로의 선택지를 만들어주는 자산 중 하나로 제게 중요해졌습니다.
그러다 보니 '어디로 가는가'보다 '왜 가는가'를 생각하게 됐습니다.
-4.이직은 where보다 why가 중요하다.
자연스레 스스로에게 묻기 시작했습니다.
나는 왜 이직하려고 하는가.
대개 이직 사유는 다섯가지에 포함됩니다.
-상사가 싫어서
-직무가 맞지 않아서
-성장할 기회가 부족해서
-보상이 부족해서
-단순히 지쳐서
이걸 구분하지 않고 이직하면 회사만 바뀌고 비슷한 문제를 다시 만날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건 어디로 가느냐보다 내가 왜 가고 싶은지, 무엇을 바꾸고 싶은지였던 것 같습니다.
-5. 정말 떠나야만 하는 회사도 있다.
그렇다고 모든 문제를 '나'로 집중해서도 안 되고
반대로 정말 떠나야만 하는 회사도 있습니다.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바뀌지 않는 구조나 문화가 있거나 어떤 환경에 계속 머무르는 것이 나를 좀먹는 경우도 있으니까,
그럴 때까지 무조건 버티는 것이 능사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떠날지 말지를 판단하는 것
그리고 그러려면 최종적으로 내가 어떤 환경을 원하는 사람인지 알아야 합니다.
여기까지 오면 마지막으로 아주 중요한 사실 하나를 마주하게 됩니다.
-6. '가'회사에서 날아다녔던 내가 '나'에서는 부진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이걸 가장 크게 느꼈습니다. 나는 일을 잘하는 사람이고, 더 좋은 회사에 가면 더 잘할 수 있겠지 싶던 사람도, 막상 다른 회사에 가니 그렇지 않을 수 있습니다.
2번 경험과 맥락이 닿아있는데, 이전 회사에서는 구두 소통을 우선하고 빠르게 실행하는 방식이 좋은 평가를 받았는데, 다음 회사에서는 충분한 합의 없이 먼저 움직이는 것이 오히려 문제로 받아들여지기도 했습니다. 이전 회사에서는 당연하게 통했던 방식이 새로운 회사에서는 당연하지 않거나, 내가 잘하는 방식이 사실은 조직이 지양하는 방식일 수 있는 겁니다.
그렇다고 내가 갑자기 무능해진 건 아닙니다.
그저 일을 잘하는 사람과 이 조직에 맞게 일을 잘하는 사람은 다르기 때문이라고 느꼈습니다. 그리고 이게 7번과 연결됩니다.
-7. 무엇보다, 나에게 맞는 환경이 최고다.
그래서 몇번의 이직 후, 이제 전 좋은 회사가 아니라 내게 맞고 내가 더 잘 일할 수 있는 회사를 찾습니다.
이직 경험에서 제가 얻은 가장 큰 수확은 좋은 회사를 고르는 법을 알게 된 것이 아니라, 나에게 맞는 회사를 알아보는 법을 배웠다는 것입니다.
저도 아직 답을 다 찾은 것은 아니니,
앞으로 또 이직을 하게 된다면 지금과는 또 다른 것을 깨닫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