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아보고 느낌이 싸했던 이력서
화공과 나온 코딩 모르는 PM 입니다.
저희 공장에는 SM 을 외주를 주고 있고, 협력사에서 파견한 인원이 상주하면서 근무를 합니다. 그래서 인원이 바뀌는 경우 원청인 저희 쪽에 이력서를 보여줍니다. 이 사람 이번에 채용할거라고..
옛날 제 상사는 이력서 보여주고 면접까지 자기랑 봐야 한다고 하고 이 사람은 안된다. 라고하기까지 했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협력사의 채용은 협력사에서 할 일이지, 원청사인 저희가 된다 안된다 말하는건 갑질이 아닌가 싶습니다.
거기다가 안된다는 이유가 ‘집이 멀다’, ‘둔해보인다.’ 같은 말도 안되는 이유면 더더욱..
하여튼, 몇년전에 한명이 퇴사하면서 신규 채용해서 이쪽으로 배치한다고 협력사 이사님이 이력서를 보여준적이 있습니다.
이때 느낌이 싸했는데..
이 회사에 입사하기 전에 서너군데 회사를 다녔는데, 직무/산업이 모두 중구난방이고 2년 이내였습니다. (주로 몸으로 뛰는 일이었는데, 영업, AS기사, 이벤트 회사 등)그러다가 코딩 학원을 6개월 다니고 중고 신입으로 SM 개발자로 입사한 것이었습니다.
이사님에게 ‘이것저것 많이 하셨는데, 겅력이 다짧네요? 여기서도 금방 그만두시는거 아닙니까?’ 라고 물어봤더니, ‘면접때 물어봤는데, 이제 코딩 배우고 이쪽으로 자리 잡고 싶대요. 잘 가르치면 될 것 같아.’ 라고 하시길래 OK를 했습니다. 그렇게 1년반정도 다나다가 사고 한번 치고 이길은 자기가 생각한 길이 아닌것 같다고 또 퇴사하더군요.
그 뒤에 한번 또 기분이 싸한 이력서를 받았는데, 경력은 화려한데 자세히 보면 중간중간 공백이 굉장히 깁니다. 컴공과 나와서 40대초반에 과장급 경력자로 들어오는건데, 경력기술서의 재직기간을 합쳐서 8년이 안되었습니다. A프로젝트 하고 몇달 쉬고, 회사 옮겨서 B 프로젝트 하고 1년 쉬고.. IT 개발자들이 프로젝트 단위로 옮기기도 하지만, 프리랜서도 아닌데 프로젝트가 끝날때마다 회사를 옮기는 것도 이해가 잘 안가더라고요.
그래서 이사님에게 ‘중간중간 공백이 너무 긴것 아닙니까? 15년 경력이라고 하지만 실제 재직기간은 8년이 안되는데 과장급으로 채용하시게요?‘ 라고 부정적인 늬앙스로 물어봤습니다.
’아휴, 오부장, 지방에서 IT 인력 구하기가 힘들어~. 면접때 물어봤는데 프로젝트 단위로 떠도는거 보다 이제 좀 안정적인 포지션에서 근무하고 싶다고 하더라고, 사람은 순하고 착한거 같어~‘
뭐 어쩝니까.. 제가 싸한 느낌이 들어도 저희 회사에서 채용하는게 아닌데.
그.런.데.
이분이 순하고 착한게 아니라, 사람들이랑 어울리지를 못하고 대화를 못해요. 시스템 담당자간 협업을 해야 하는데, 물어봐도 아는게 없고, 대답을 해도 조리있게 설명하지를 못하고..
작년에는 장애가 났는데 조치를 못해서 협력사 팀장님이 조치를 하느라고 시간이 오래 걸렸거든요.
그래서 ’장애나고 조치하는데 시간 걸린건 어쩔 수 없고, 이 기회에 공부한다 생각하시고 이 부분 로직 분석 하셔서 공유회 한번 하시죠‘ 했더니, 협력사 팀장님이 ’일주일 정도 시간을 달라‘ 라고 해서 그러자고 했습니다. 그 일주일이 또 일주일 더 달라, 다음주에 하자 하는 식으로 6주를 미루다가 했는데.. 6주를 시간을 줬는데도 제대로 공부가 안되었더라고요. 다른 일이 있는것도 아니고 오로지 그 시스템만 보는 분이..
제가 전산실에 가면 핸드폰으로 드라마나 유튜브를 틀어놓고 있는 경우가 자주 보여서 주의를 주긴 하는데, 업무에 집중 자체를 잘 못하는 것 같습니다.
예전 제 상사가 짤릴때 SM 인력도 줄어든거, 제가 사람이 부족해서 장애가 나고, 조치시간이 오래 걸리는 거다. 다른 회사는 인당 몇개의 시스템을 관리하는데, 우리는 그 두배다.. 하는 식으로 겨우겨우 (경영진에게 욕 먹으면서) 상주 SM 인력을 늘려놓은건데.. 이러다가 딴짓하는거 윗사람 눈에 띄어서 다시 인력 줄이는건 아닌지 걱정이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