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도박을 하고 있나요? 투자를 하고 있나요?
금융 투자, 부동산 투자 관련해서 작년까지 FOMO 분위기였습니다.
신문에서는 부동산 투기 근절이라는 뉴스가 도배가 되고 있었으며 미국 주식 장기투자 유튜브 넘쳐나고 있었습니다.
오늘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일어나면서 주가가 급락을 했습니다. 이런 때에 마음을 추수리며 내가 도박을 한 것이었나? 하는 질문을 던져 보게 됩니다.
금융 업계에서 계속 일을 했던 저도 도박과 투기를 거의 같은 뜻으로 생각했는데 글을 쓰며 정리가 되는 것 같았습니다.
우선 사전적 의미를 정확히 찾아보았습니다.
투기(Speculation) - 유의어 도박, 모험
i) 기회를 틈타 큰 이익을 보려고 함. 또는 그 일.
ii) (경제) 시세 변동을 예상하여 차익을 얻기 위하여 하는 매매 거래.
투자(Investment) - 유의어. 출자 투하
i) 이익을 얻기 위하여 어떤 일이나 사업에 자본을 대거나 시간이나 정성을 쏟음.
ii) (경제) 이익을 얻기 위하여 주권, 채권 따위를 구입하는 데 자금을 돌리는 일.
도박(Gambling)
i) 돈이나 재물 따위를 걸고 주사위, 골패, 마작, 화투, 트럼프 따위를 써서 서로 내기를 하는 일.
ii) 요행수를 바라고 불가능하거나 위험한 일에 손을 댐.
투자, 투기, 도박 모두 (투자는 장기, 투기는 단기로 정의) 시장 가격이 상승/하락 또는 선택에 따른 이익을 추구한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투자와 투기는 이익을 얻기 위해 자본, 시간, 정성을 투여하는데 반하여 도박은 이익을 얻기 위해 "요행수"를 바란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딜링룸 일하면서 투기와 투자의 차이점을 얘기하라고 하면
투기(Speculation)은 단기간에 수급에 따라 시장에 (은행이) 유동성을 제공하면서 자산을 저가 매수/고가 매도를 통해 단기간에 이익을 추구하는 것을 말하며 이 행위를 Trading이라고 부르고 이런 일 하는 사람을 Trader 라고 부릅니다. 단기적으로 매매하는 사람. Investor라고 부르지 않습니다.
투자 (Investment)는 기본적 가치 분석을 통하여 저평가된 자산을 발굴하여 매수하고 장기간 보유를 통해 적정 가치에 도달하면 청산하여 이익을 추구하는 사람을 Investor라고 부릅니다.
“수급에 따라” 라는 말이 사전의 “기회를 틈타” 라는 표현과 유사하다고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사전적 의미에서 투기(Speculation)는 기회만 보고 자본, 시간, 정성을 들이지 않는 것 같지만 실제 투기 거래는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투자 못지않은 시간과 시스템 인프라 구축이 필요합니다.
요즘 투기를 제대로 하려면 인프라 투자를 해야 합니다. 단기 트레이딩을 할 경우 DMA (Direct Market Access)를 활용한 시스템 트레이딩, HFT (High Frequency Trading)와 같이 컴퓨터를 이용한 알고리즘 트레이딩이 주류를 이루고 있습니다.
DMA를 활용한 시스템 트레이딩은 주식 매수/매도 매매 로직을 만들어 컴퓨터에서 로직대로 주문이 자동으로 집행될 수 있도록 만들어 수익을 추구하는 것을 말하며 HFT는 고빈도 매매로 나노 초단위의 빠른 주문 속도를 활용하여 시장 조성을 하면서 아주 적은 수익을 안전하게 추구하는 트레이딩 전략입니다.
그러면 이런 투기 거래가 나쁜 것일까요?
투기거래가 없다면, 시장 조성자 (Market Maker)가 없다면 가치 투자자는 사자와 팔자의 호가 차이가 크기 때문에 거래를 원활하게 할 수 없어서 비용(호가 차이)을 크게 지불해야 합니다. 즉 투기 거래자는 시장을 만드는데 필수적인 요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투기 거래자들은 방향성 트레이딩도 하지만 차익 거래도 합니다. 따라서 여러 시장간의 단기적으로 가격 괴리가 생기면 한쪽 시장(주식, 한국)에서 매수하고 한쪽시장(선물, 미국)에서 매도하여 그 가격의 괴리를 축소시켜 주어 적정가격 발견 기능도 수행합니다.
그래서 투자자도 투기자도 시장에는 필요합니다.
그에 반하여 도박(Gambling)은 내기하기로 투자나 투기와는 조금 더 구별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 도박을 하는 사람들은 시간이나 노력을 들이기보다는 요행수를 통하여 일확천금을 꿈꾸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그리고 짜릿한 재미를 추구하며, 중독이 되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포커 게임을 하면서 어떤 근거가 있어서가 아니라 느낌으로 히든 카드가 나올 것 같아서 (물론 통계적으로 계산하는 프로 게이머는 예외) 그냥 해보거나 5번 잘 안나왔으니까 이번에는 잘 나오겠지하는 바램으로 도박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실제적으로는 이번 게임과 전 게임은 전혀 "연관성"이 없는데도 베팅을 계속하게 됩니다. 카지노에서의 도박은 낮은 "확률"인 줄 알면서도 이번에는 다르겠지 하는 기대로 계속하게 되며 우연히 이긴 경우가 발생하면 본인의 선택이 맞았다는 생각에 계속하는 경우가 다반사로 결국 빈털터리로 카지노를 나오게 됩니다.
여기서 확률이라는 단어가 나왔습니다. 확률이 낮은 행위를 계속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횟수가 증가하면 할수록 원금이 계속 없어집니다. 어쩌다가 낮은 확률의 큰 수익이 발생했다고 하더라도 거기서 멈추지 않고 계속하면 손실 가능성이 계속 상승합니다. 이것이 도박의 핵심 로직입니다.
그러면 여기까지의 정의로 보면 지금 주식투자를 할 때 어떻게 하고 있나요?
분명히 세 단어는 모두 행위는 비슷합니다. 그러나 관점에 따라 투자와 투기가 구분되며 도박은 또 다른 관점이 존재합니다. 도박은 확률 낮은 게임인 줄 알지만 대박 또는 이익이 날 것을 믿고 요행을 바라면서 매매 또는 내기를 하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싶습니다.
사진 참조 구분
A : 도박을 하더라도 확률을 연구하여 게임의 승률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찾은 프로 겜블러
( 어떤 분들은 스타트업 해서 망하면 도박이고 성공하면 투자라고 하신 말이 여기에 들어갈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
B : HFT나 시스템 트레이딩, 본인의 룰(모멘텀 투자등)을 가지고 승률이 높은 단타 트레이딩
C : 주식에 대한 연구 없이 타인의 종목 추천으로 레버리지(신용, 대출)를 모두 사용하고 로직없이 기분에 따라 매매하는 경우
D : 부동산 스터디를 열심히 해서 물건을 찾고 전세 포함해서 최소액의 자기자본으로 단기 매매 차익을 목표로 하는 부동산 투기
시간과 노력을 드리지 않고 수익을 얻기 원한다면 지금 투자나 투기를 가장한 도박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이켜 보아야 하는 타이밍인 것 같습니다.
투자하기 어려워진 시장이지만 도박한 것이 아니라면 평안한 마음으로 기다리시면 시간이 여러분의 편이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