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의 근황, 퇴사를 결심하다: 이유편
올해는 유난히 더웠다.
그래도 나는 출퇴근 시 버틸 만했다. 해가 쨍쨍할 때 퇴근한 적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먼저 나의 근무 시간에 관해서 이야기 해볼까 한다.
솔직하게 내가 남들과 비교하면 많이 일했다고 생각하긴 하는데, 사실 얼마나 일을 했는지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 본 적은 없다.
연장근무 신청 내역을 펼쳐보니, 작년 9월부터 올해 2월까지 12월을 제외하고 연장근무를 매월 신청했다.
12월은 정말 몸이 힘들어서 연차를 이리저리 썻던 기억이 난다. 연차를 사용한 날은 정말로 집에서 쉬기만 했다.
그리고 3~4월 잠잠해졌다가, 다시 5월 연장근무 신청한 것이 눈에 보인다.
그냥 3~4월도 연장근무를 할걸 그랬나보다. 이렇게 보니 숫자의 연속성이 끊어진 것에 조금 아쉬움이 느껴진다.
3~4월도 연장근무 했다면 더 빨리 퇴사하지 않았을까?
여기서 말하는 "연장근무"는 포괄임금제 30시간을 넘어선 22시간 이상의 연장근무다.
나는 매일 매일 "칼퇴근"하기 위해 노력했다.
해야 할 일들의 우선순위를 나누고, 미룰 수 있는 일을 내일로 미루며, 하루하루를 일찍 끝마치기 위해 노력했다. 아쉽게도 업무에 쫓겨 칼퇴근을 한 기억은 거의 없다.
4월 말 즈음이었다.
아직 첫 프로젝트가 끝나지는 않았지만, 마무리 단계였기에 다음 프로젝트를 조금씩 돕기 시작했다.
다만, 문제는 다음 프로젝트가 너무 엉망이라 일을 하나씩 넘겨받는 순간 일이 너무나 많아졌다.
다음 프로젝트는 솔직한 말로 기존 담당자의 업무 진행 방향과 퀄리티의 괴리가 심해 처음부터 끝까지 새로 뜯어고치는 수준으로 업무에 인볼브되었다.
첫 프로젝트 이후 서브로 도와줄 예정이었으나, 종국에는 이것도 내가 메인이 되어버렸다.
그와 더불어서 내부에서는 "비용"문제로 이런저런 리포트를 요구했고, 프로젝트별 비용 정리까지 맡게 되었다.
하나를 진행하다가 갑자기 3개를 진행하게 된 상황.
이로써, 5월 연장근무는 당연한 수순이었다.
하루하루가 정말 정신없었다.
매일 매일 예정되어 있는 회의들과, 프로젝트 관련 업무는 쌓여만 갔고, 팀장님께는 어려움을 여러 번 토로했다.
고객사에 리포팅을 담당하면서, 내부 보고 자료도 만들자니 업무가 꼬여만 갔다.
나는 계속해서 물리적으로 사람이 더 있어야 함을 강조했다.
그러나 위에서는 "비용"을 줄일 생각만을 하고 현재 어떤 부분에서 "비용"을 늘려야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물론, 이익을 추구하는 기업의 입장이 이해는 된다.
자연스럽게 나의 출퇴근 시간은 엉망이 되었다.
9시 미팅을 진행해야 하므로 매일 8시에 출근하였으나, 몸이 피로를 견디지 못하여 9시에 출근한 적도 있고,
9시를 넘겨서 출근한 적도 있다.
몸이 지치니 마음도 지치고, 매사에 조금씩 부정적으로 되어가는 "자신"을 발견했다.
고객도 그게 보였는지, 요즘 힘든지 물어보았고, 나는 그냥 솔직하게 말했다.
"요즘 일이 너무 많습니다."
이 피드백이 고객사에서 상무님께 전달되어, 결과적으로 비용 관련 업무는 완전히 손에서 놓을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한번 뿌리를 내린 "부정적인 씨앗"의 성장 속도는 걷잡을 수 없이 빨랐다.
"내가 굳이 여기서 계속 일을 해야 할 필요가 있을까?"
"이 정도의 스트레스를 견딜 가치가 있을까?"
"이 회사에서 내가 더 배울 점이 있을까?"
결론적으로, 나는 10월 퇴사 예정이다.
차주부터 업무 인수인계서 작성을 시작할 것이고,
그 와중에 프로젝트매니징&사회생활에 도움이 되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되는 부분을 글로 가져오겠다.
이제는 조금 쉬고, 앞으로 나아가고자 한다.
생각을 독백으로 작성하는 것이 전달력이 더 높다고 생각하여 생각나는데로 작성하였는데, 양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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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많은 응원의 댓글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2024년도 얼마남지 않았는데 성공적으로 마무리하시고,
행복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