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방향이 10년 뒤에 후회가 없는 선택이길 바라며...
나이는 30대 중반 9년차 직장인입니다.
제 첫 직장은 나름 큰 규모의 회사였습니다.
8년간 직무는 영업> 사업개발 > 재무>경영기획 부서에서 차례대로 커리어를 쌓아 나갔고 마지막 8년차에는 매출 1조원 이상의 해외 법인 사업관리를 혼자 맡고 난 후, 투자수익성 분석, 사업구조 개선, 해외자회사 인수합병, 사업매각 등 매일 격무에 시달려 밤 10시에 퇴근하기 일쑤였죠.
당연히 1년간 너무 열심히 일을 했었기에 순리대로 진급할거라고 기대했으나 임원이 제 태도중에 뭔가 마음에 안 들었는지 그해에는 저에게 평가를 최하로 주셔서 3년간 추가로 진급이 막히게 되었습니다.
제가 업무를 잘 못한 것으로 수긍했고, 처음에는 분했으나, 실리적으로 행동해야겠다는 생각에 분노를 삭히고 현 회사 경력을 최대한 살려야 겠다는 생각에 매일 야근을 하면서도, 2개월간 많은 대기업, 공기업에 지원을 했고, 운이 좋게도 총 6군데 합격을 하게 되었습니다.
다만 제가 선택한 곳은 가장 연봉이 낮은 공기업이었습니다. 처우는 가장 안 좋았고, 매월 실수령이 거의 반토막이 나는 걸 알면서도, 더이상 머리가 아프기도 싫었고, 사내정치를 하기도 싫었죠.
지금껏 모든 커리어를 포기한 제 자신에게 창피하다는 생각까지 하게 될 거라는 걸 알고 있었으나
평안한 마음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비겁한 선택을 했습니다.
10년 뒤, 제가 내린 이 선택이 옳았기를 진심으로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