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받을 권리 vs. 괜히 미안한 마음...
분명 계약서(또는 발주서)에 명시된 지급 기일이 있는데도, 막상 때가 되면 '혹시 잊으신 건 아니겠지?' 하며 조심스럽게 연락을 해야 한다. 전화벨이 울리는 짧은 순간에도 온갖 생각을 다 하게 된다. '바쁘신 건 아닐까?', '혹시라도 기분 나빠 하시면 어쩌지?', '이번 달은 자금 사정이 어려우신 걸까?'
수금 문의 메일 한 통을 보내는 것도 단어 하나하나를 신중하게 고르게 됩니다. "바쁘시겠지만", "다름이 아니라", "확인 부탁드립니다"와 같은 표현들 사이에서 최대한 조심스럽고 정중한 느낌을 주려고 애쓰는 제 모습이 때로는 조금 우습기도 하고... 때로는 서글프게 느껴지기도..
이런저런 걱정 끝에 용기를 내어 전화를 걸어보지만, "저희도 못받고 있어요", "다음 달에는 입금예정 입니다"라는 뻔한 이야기만 되풀이될 때면 정말이지 힘이 빠진다.
우리가 땀 흘린... 그 가치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받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권리인데, 왜 이렇게까지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는 걸까? 마치 '을'의 입장에서 '갑'의 눈치만 봐야 하는 이 현실이 씁쓸하기만 하다.
수금 체크 한 번 하는 것이 이렇게 에너지 소모적인 일이라니. 이 불편함, 이 답답함은 언제쯤 익숙해질 수 있을까? 아니, 익숙해져서는 안 되는 감정일지도 모른다. 정당한 노동의 대가가 당연하게 여겨지는 사회, 그런 건강한 비즈니스 문화가 하루빨리 자리 잡기를 간절히 바라본다.
#친절한엔큐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