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불명 남편과 세돌아이가 있는 여자입니다
저는 30대 중반이고 이제 세돌된 아이를 키우고 있어요.
남편은 저의 오랜 첫사랑이고, 지금은 2년째 의식불명 상태로 누워있어요.
남편이 쓰러지고나서 세상을 다 잃은 기분에 온몸이 부서지는 듯한 고통에 시달렸지만,
아무것도 모르고 저만보고 있는 돌쟁이 아이를 위해 멘탈을 부여잡고 살았어요.
처음엔 그래도 깨어날수 있을꺼라 믿고 매일 기도하고, 남편한테 편지도 쓰고, 희망을 그려봤지만 병원에서 하는 말은 여전히 똑같아요, 깨어날 가망이 없다고...
아이가 커가면서 아빠가 없는 이 상황을 어떻게 해쳐나가야할지... 경제적인 부분도 그렇지만 학예회, 운동회 등등 아빠의 부재를 아이가 받아들이기 힘들어하면 어쩌지 하는 걱정도 들고 그러는 와중에 저는 점점 지쳐가요.
아무리 희망이 없다고 하지만, 내 사랑이 이길꺼라는 믿음으로 버텨왔는데 이제는 남편의 손을 놓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 상황에서 그만 벗어나고 싶어요.
너무 많이 외롭고 나도 누군가와 사랑을 주고 받고 싶고,
밝았던 예전의 저로 돌아가고 싶어요.
이런 고민을 말하는것도 남에게 부담이 될까 말도 못하고 오랫동안 끙끙 앓다가, 이곳엔 인생선배님들이 많은 것 같아 올려봅니다.
제가 도대체 어떻게 살아야할까요
모든걸 다 리셋하고 싶지만 그렇다고 억울하게 2년동안 고통받으면서 누워있는 남편을 버리고 새 사랑찾아 떠날 용기도 없고,
변하지않는 현실 속에서 꾸역꾸역 멘탈 부여잡으며 혼자 감내하기엔 제 자신이 너무 불쌍해요.
쉽지않은 고민이지만 따끔한 충고 혹은 어떠한 조언이라도 건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