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고민할 시기인 듯 합니다.
얼마 전 중소벤처기업부, 창업진흥원과의 미팅에서 나왔던 우리나라 창업과 정부 정책, 그리고 투자에 관련된 이야기입니다.
저도 2019년 말에 한국으로 돌아와서 코로나로 한국에 갇히며 스타트업을 시작하였는데, 그동안 경험했던 한국과 해외에서의 창업 경험과 그 내용을 함께 나누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한국만큼 창업에 대한 지원이 잘 되어있는 나라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한국에 돌아와서 깜짝 놀랄 정도였으니까요.
다만, 한국은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너무 짙은 것 같습니다. 실패와 성공이라는 잣대가 너무나 확고하게 정해져 있고, 심지어 그 기준은 내가 아니라, 남이 정해주는 대로 따라간다고 해야 할까요? 실패라는 것은 결국 스스로가 점점 더 나아가기 위한 단지 하나의 과정일 뿐인데, 그 과정을 스스로도 인정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창업도 마찬가지입니다. 대표는 책임을 지는 역할입니다. 그렇기에 많은 분들이 창업을 하며 재미도 느끼지만, 또 창업이라는 도전을 두려움으로 생각합니다. 결국 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사람과 같이 하나의 과정이 필요한 법입니다. 그렇기에 내실 있고 튼튼한 기업이 되기 위해서 비록 많이 넘어지고 다시 일어나더라도 넘어짐에 대한 두려움이 없도록 넘어진 후의 지원 정책이 필요하고, 시작 시에 보다 간편하고 자유로운 진입을 위해 개인사업자와 법인사업자의 차별이 없이 진입 허들을 낮춰 동등하게 지원해야 하며, 경제적 효과를 위한 민간 투자 유도는 좋지만, 그것이 창업의 목적이 되지 않도록 잘 제어하고 유도해야 합니다.
물론 이는 정부의 정책만으로 해결이 되지 않을 것이고, 사회의 전반적인 동의와 창업을 하는 사람들의 의식 수준이 함께 따라와 줘야 하는 이상적인 이야기이기는 합니다.
현재 창업 정책은 기업 지원을 통해 긍정적인 경제 효과를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창업 초기부터 민간 투자를 유도하고, 다시 엑시트를 통해 기업뿐만 아니라, 투자자들도 이익 창출을 하게 하는 기조를 잡고 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경우의 가장 큰 문제점은, 많은 분들이 언급하는 것처럼 어느 순간 스타트업 대표들이 돈놀이에 빠져들게 되고, 내실을 다지지 않고 부풀려서 포장에만 신경을 쓰게 된다는 점입니다.
민간의 투자라는 것은 기업의 어떤 가치를 따져서 투자 수익을 내는 것이기도 하지만, 기업 대표들의 입장에서는 기업이 생존을 위해 노력을 하다가 어느 정도 준비가 되어 한 발짝 더 도약할 수 있겠다 싶을 때 선택할 수 있는 하나의 옵션이기도 합니다.
이상하게 우리나라에서는 ‘사업은 남의 돈으로 해야 한다’라는 기본적인 골조가 깔려있고, 그런 형태의 기업가정신이라는 교육도 많이 있습니다. 이제는 정말 그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해야 하는 시기입니다. 그동안 그런 과정을 거쳐 발전해 온 역사를 지켜봤을 때, 그렇게 많은 스타트업이 유니콘으로 성장하고, 수많은 투자를 받았지만, 결국 지금까지 살아남아 우리 사회에 이바지하고, 고용을 꾸준히 창출하고 있는 기업은 많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우리 사회가, 그리고 기업들이, 그리고 다양한 자본들이 함께 얽혀서 더욱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조금 더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한 시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