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글을 쓴지 1주일이 지났고 이제 수습기간 끝나는 기간까지 약 2주 정도 남았습니다.
근 1주일간 진짜 많은 일들이 벌어졌습니다.
부계정에 올라갈 영상을 제작하면서도 여러가지 애로사항이 생겼는데
촬영/편집이라는 직책에 맞게 촬영업무까지 하고 있지만 사실 촬영 경험도 전무했기에
촬영하면서 정말 애를 많이 먹었습니다. 그래서 편집으로 최대한 살려서 영상 몇개를 만들어냈는데(그동안 올라간 영상이 없음...)
그 1주일 동안 사장님의 심경에 변화가 생겼는지 1주일 동안 예능 컨텐츠에 대한 언급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어제 얘기를 하면서 부계정에 올라갈 영상을 보시더니
'드디어 감을 잠았네'라고 말씀하셔서 어제는 진짜 홀가분한 마음으로 퇴근했습니다.
그런데 오늘 출근하더니 갑자기 예능 영상을 만들어라고 지시를 내렸습니다.
그래... 좋다 이거야. 당신이 결국 한결 같다는건 인정을 하는데
그전에 당신이 뭐라고 했더라?
'촬영은 우리가 할게, 너는 편집만 해.'
근데 여기서 생기는 오류 하나.
편집도 편집자가 마음대로 할 수 없다는 점.
예능 편집도 재미있는 상황을 편집하는 것과 재미없는 상황과 그저 웃기만 하는 영상을 재미있게 만드는 건 완전히 다른 영역인데
굳이 그런 부분을 '예능 자막 넣어서 만들어봐'달랑 이 한마디 던져넣고는...
결과적으로 처음 저에게 했던 말 '예능처럼 만들어봐'랑 전혀 다른게 없었습니다.
처음 사장님과 설전을 벌였을 때는 '저는 재미가 없다','남을 웃기게 할 자신이 없다'라고 말했는데 그걸 '편집으로 재미있게 해봐', '편집으로는 가능하잖아?'이런 식으로 바꿔버린 것입니다.
대부분 찍은 영상들이 진짜로 웃기다고(본인들이 생각하는 부분)이 3할이면 나머지 7할은 전부 그저 웃기만 합니다. 제가 알기로는 예능도 기승전결이 있어야 하는데 그저 웃긴장면 하나만 가지고 편집해서 올리자는데
첫 업로드 된 영상이 2분 미만 그리고 제가 지금 작업하는건 원본이 1분 30초인데 자기들끼리 웃기만 하는게 거의 30초가 넘습니다.
그걸 예능자막을 억지로 넣어서 만들려니 머리가 터지기 일보직전인데 옆에서 훈수두는 사장 왈 '감정을 가질 필요가 없다.', '그냥 자막 넣어서...'
아니 X발 지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는 알아?
편집자가 예능 자막 넣어주면 그냥 예능 영상이 되는 줄 아나본데...
애초에 웃는 장면 1분 미만에 30초는 자기들끼리 웃는 장면만 나오는데 뭘 예능처럼 만들어 10분치 영상이면 파트별로 나눠서 하면 되는데 그냥 파트 하나짜리도 안되는 영상
어떻게든 유튜브에 올려서 유명세 좀 타보겠다는데
그냥 작업하는 영상만 잘 찍어도 알아서 편집해줄 텐데, 왜 자꾸 예능에 목매여가지고...
...사실 저도 신입이라 역량도 딸리고 노잼인 사람이라 재미있는 상황에 재미있는 자막 넣는게 어렵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계속 안 된다 안된다라고 말하고 있지만 저도 제가 뭐가 문제인지 알고 있고 모르는 부분은 어떻게 해서든 해결하고 싶은데
'편집자한테 안되는건 없다','편집으로 뭐든 할 수 있다'라는 키워드가 머릿속에 맴도니
머릿속이 진짜 하얗습니다.
실제 예능 편집자들은 아무런 오더 없이 그저 본인 센스만으로 편집이 가능한지, 만약 가능하다면 진짜 존경스럽다는 말 밖에 나오지 않습니다.
혹시 여기 예능(지상파 or 예능 채널)편집자가 있으시다면 의견 남겨주세요.
그리고 제 메일 주소 남기겠습니다. moriqoon@naver.com
문제의 영상 링크 첨부해드릴테니, 실무 편집자 분들은 혹시 이 영상을 보시고 자신은 예능 편집으로 가능한지 판별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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