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 교육 중 느낀 고민, 조언 좀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제조업에서 개발 및 구매 업무를 총괄하는 팀장입니다.
6년째 사수나 팀원 없이 실무를 독학하며 익혀왔고, 지금은 생산, 자재, 품질, 수출 마감 등 전 부서를 아우르며 일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거의 10개월째 새벽 12~1시까지 집에서 추가 업무를 해도 일이 해소되지 않더군요. 결국 너무 버거워져 위에서 신입사원을 뽑아줬고, 제가 직접 교육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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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은 원래 다른 부서 지원자였고, 면접 때 엑셀을 조금 할 줄 안다는 이유로 저희 팀으로 오게 됐습니다.
경력 1년 정도지만 완전 타업무였고, 입사 후 볼펜도 없이 첫 출근해서 노트와 펜부터 제가 챙겨줬습니다.
업무는 어떻게든 해내긴 합니다. 하지만 같은 걸 수차례 설명해도 다시 물어보거나, 따로 새벽까지 시간내서 만들어준 가이드 참조 파일 자체를 기억 못합니다.
필기를 요청해도 잘 하지 않고, 그렇다고 제 설명을 집중해서 듣고 있는척 하지만 실제로 듣고 있지 않는지 자리돌아가면 기억을 못합니다. 처음에는 열정적이다 생각했는데 지금은 중간중간에 나오는 표정과 일을 조절하며 하는 듯한 느낌에 제가 볼때나 물어보러 올때만 열정적인 척을 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서류 작성 후 수차례 언급한 체크리스트 정리 등 특이하게 한 두 가지는 꼭 마치 존재하지 않는 파일이란 듯이 작성하지 않는 게 생깁니다.
이제는 필기를 조금씩 하긴 하는데 원래 습관이 안베인건지 가이드를 설명해도 자리돌아가서 파일을 키면 작성하다 완전 새로운 것인냥 질문을 하여 눈만 있으면 작성할 수 있게 한 시트에 작성 가이드와 참조 자료에서 필요한 부분만 발췌하여 줬는데도 중간중간에 가보면 처음 듣는 것 처럼 다시 물어봅니다. 아무래도 처음 접하는 분야다 보니 반복설명하면 되겠지 싶어 설명은 계속 새로 해주고 있습니다. 오히려 최근에는 제가 다시 공부가 되는것 같고 저도 이참에 일부 문서는 가이드를 만드는 구나 싶어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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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2주간은 도면 보는 연습, 초품 서류 작성, 공정 파악 등으로 부품과 업무 흐름에 익숙해질 수 있도록 집중 교육을 하고 모든 일은 지시할 때마다 왜 이 업무가 필요한지와 실제로 어떻게 활용될지를 꼭 설명하고 보여줬습니다.
제조업이다 보니 서류로만 보면 부품 익숙해지는데 오래걸릴테니 생산팀에 부탁해서 개발 샘플 나올 때마다 조립 교육을 병행시켰고 저 또한 신규 개발 때마다 공정파악과 작업성 파악 때문에 무조건 개발품 조립은 꼭 직접해보고 생산과 피드백을 주고 받는다고 이 업무의 필요성과 중요성도 설명해줬습니다.
이후에는 앞에 한 교육과 서류 작성 활용하여 제 실무 중 가장 시간이 오래 걸리는 1차 서류 작업을 맡기고 피드백을 반복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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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라고 느끼는 점이 있다면
기억을 못하는데 기록도 하지 않고, 설명한 파일도 기억을 못 해서 다시 설명하면 "처음 듣는 것처럼" 반응합니다.
또한 잦은 자리 비움이 있습니다. 담배, 물, 화장실 포함해서 자리에 없는 시간이 하루 중 꽤 많습니다.
특히 화장실도 한번 가면 10분 이상이 기본이고, 저는 다른 부서 가면 특히나 더 신경을 쓰는 편인데 생산 조립 중에도 중간중간 사무실에 들어왔다 앉아 있다 가곤 합니다.
하던건 마무리를 하고 와야하는데 저는 샘플 조립이 끝나서 저에게 돌아온줄 알았더니 알고보니 점심먹고 조립을 마무리하러 안가서 생산 부장님이 왜 안오냐고 하던건 마무리 짓고 가야하지 않겠냐하여 되려 제가 부장님께 죄송하다 하고 신입에게 다음부터는 생산에 가면 하던건 끝까지 마무리 짓고 오라고 좋게 얘기했습니다
제가 직급만 높아졌지 서류 부터 잔업무가 너무 많다보니 그래도 사람 겨우 구했는데 이번주 처럼 더 바라지 말고 그때그때 필요한 1차 서류 작성 업무 만이라도 계속 시킬까 싶었는데 오늘 퇴근할 때 다른 부서 팀장님께 "개발이 이런 줄 몰랐다"는 말을 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은 뒤로 생각이 많아 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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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궁금한 건 이겁니다.
1. 이런 경우 조금 더 시간을 두고 천천히 방향을 잡아줘야 할까요?
2. 아니면 아직 한 달도 안 됐을 때 이런 분은 초반에 잘 정리하는 게 맞는 걸까요?
3. 혹시라도 제가 너무 ‘기대치’가 높거나, ‘교육 방식’에 문제가 있는 걸까요?
저는 지금까지 일을 가르쳐본 경험도, 누군가를 밑에 데리고 있어 본 경험도 없어서 더 어렵게 느껴지고,
처음으로 신입을 데리고 교육 중인데 요즘 계속 스스로도 ‘내가 너무 꼰대인가?’, ‘내가 너무 미흡한가?’ 싶은 생각이 듭니다.
여기 계신 선배님들의 다양한 경험과 조언을 듣고 싶습니다.
솔직한 피드백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