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휴직 해준다더니 해고통보
안녕하세요,
저는 5인미만 바이오 연구원으로 2년 다닌 직장에서 하루 아침에 해고통보 받았습니다.
사유는 육아휴직으로 인한 해고.
처음엔 해고라는 말도 아니고 빙빙 돌리시더라구요.
제가 휴직하면 새 인원 뽑아야하는데 그럼 복직 할 자리가 없고 그럴 여력 없으니 인수인계 잘해주고 이번 달 말부터 '쉬어라'.
인수인계가 빨리 끝나면 언제든 일찍 들어가서 쉬어도 된다. 그래도 월급은 다 나갈 것이다. 라며 따뜻한 척, 배려해주는 척인 말을 하더라고요.
첨엔 말을 너무 돌리고 배려해주는 척 말해서 이게 뭔소리야... 싶어서 제가 그럼 지금 해고라는 말씀이신가요?하니 맞대요.
육아휴직으로 해고 불법인거 아시냐니까 우리는 5인 미만이라 해고가 자유롭다며 웃으시더라구요.
저는 이미 법적 기준에 맞게(사용 30일 전) 휴직계를 올린 상태였고 계속 무응답으로 피하시기에 면담을 신청했더니 해고통보를 하실 줄은 몰랐습니다ㅎㅎ
해고통보 전 날까지도 자차 출퇴근 관련 비과세항목으로 해줄게 있으니 자동차등록증 제출하라고 해서 오후에 제출했습니다.
근데 다음 날 아침 해고라니..생각도 못했네요.
면접 볼 당시, 근무 중에도 임신 계획이 있는 걸 계속 알렸고 알고 채용하셨습니다.
그리고 임신 사실을 알자마자 회사에 알렸을 때 축하한다고 육아휴직 해주겠다. 돌아올 곳이 있는 것은 중요하다!라며 따뜻한 태도로 일관하다 휴직이 한 달도 남지 않는 시점에서 이렇게 뒤통수를 맞았습니다.
제가 해고 통보를 받고 고용노동부에 진정을 넣던 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 제 권리 찾겠다하니 ..
표정 싹 굳더니 그렇게 나오겠다고요?하면서 한시간 반 가량 감정 배설을 임신한 저에게 쏟아냈습니다.
직원들 잘해줘봐야 소용없다는 말
너가 영업을 하길하냐는 말
직원들 다 칼퇴할 때 내가 일 다한다는 말
니가 한 일들 사실 다 미달이다.
라며 그동안의 업무를 다 모욕하고 폄하했습니다.
임원진이 경영악화로 직원들 다 자르라고 했는데 내가 다 막아준거라며 아주 생색을 내는데...
(임원진 다 본인 친구들입니다.. 그리고 주식회사에서 매출 안나오면 누굴 가장 먼저 잘라야할까요..)
전 기업부설연구소 연구전담 연구원으로 채용됐습니다.
하지만 작은 회사임을 감안하여 경영지원, 마케팅, 고객응대, 발주관리, 매출관리, 각종 국영문 서류제작, 생산, 품질관리, 출고, 택배, 제조공정개선, 인사업무 등등 모든 업무를 책임급으로 성실히 진행했고,
전부 기획부터 실행, 마지막 셋업, 보고까지 제가 다 했습니다.
심지어 회사마크 박힌 서류 양식조차 없어 전부 제가 만들어서 배포했고, 다들 제 양식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다른 직원이 1명 더 있으나.. 일을 못합니다. 대표도 이 부분 인지하고 있어요.
그래서 다 제게 맡겼습니다. 고생하는거 다 알고있다. 다 반영해준다고 말은 그렇게하더니..
연봉동결, 복지 취소, 해고 통보를 한 달만에 우당탕 맞은 상태입니다.
작년에 너무 힘들어서 생산, 품질, 출고 업무는 그 나머지 직원에게 대표 동의하에 넘겼습니다.
임신하고도 연구업무 다 성실히 수행했습니다.
신규 연구팀 직원 1명 추가 채용해서 그 직원 교육, 회사소개 다 제가하고 연구 인수인계 당연히 제가 다 했습니다. (이 친구 왔을때 대표님이 회사에 대해 뭐 소개한적? 한번도 없습니다.)
그러다 4월 말에 시약 제조 중 강한 어지러움을 느껴 찾아보니 태아기형성으로 임산부 취급 불가 시약인걸 알고 사용하는 연구 시약들 찾아보니 태아독성 시약들이 많았더라구요..이 사실을 알자마자 얼마나 불안하고 태아에게 미안하던지.. 예 뭐 위험 시약이고 뭐고 다! 근로자 본인이 직접 찾아봐야합니다. 근로자 안전을 위한 관리자? 관심도 없습니다.
화가 정말 많이 났지만 위험시약이 있어 해당 실험 진행은 앞으로 어려울 것 같다고 정중히 말씀드렸고 알았다하셨어요.
그러고 바로 회사와 연구실 모두 다른 지역으로 이전해 5월부턴 연구실이 아닌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습니다.
그와중에 연구실, 사무실 이전을 위한 짐 다 직접 싸고 용달도 직접 불러 이동해 정리, 청소 다~~했습니다.
이제와서 니가 생산을 하길하냐 연구를 하길하냐며 하는 일 없는 직원으로 매도합니다.
매끄럽게 일이 굴러가고 알아서 다 하니까 쉬운 일로 생각하셨나봐요.
제가 회사에서 한게 아무것도 없답니다.
육아휴직을 코앞에 두고 태교에 전념해야지 했던 제가 회사와 싸움을 준비해야합니다.
해고통보가 있던 한시간 반 동안의 면담으로, 공황발작처럼 심한 불안감과 혼란스러움. 제가 지금 어디에 앉아있는지 공간감도 없습니다. 집에와서도 그 면담 책상 앞에 앉아있는 느낌입니다.
울컥울컥한 감정이 올라오지만 뱃 속 아이에게 영향이 갈까봐 이마저도 죄책감이 듭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게 마무리하고 나오려 했으나 할 수있는 모든 수단을 찾아보려합니다..
+추가
댓글이 많이 달려 한 분 한 분께 답글을 달기가 어렵네요.
응원도 조언도 모두 감사드립니다!
소중한 의견들 다 잘 읽어보고 있습니다!!
나중에 후기라 할 것이 생긴다면 찾아오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