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휴직 해준다더니 해고통보

06월 14일 | 조회수 14,369
쌍 따봉
디리디리디리리

안녕하세요, 저는 5인미만 바이오 연구원으로 2년 다닌 직장에서 하루 아침에 해고통보 받았습니다. 사유는 육아휴직으로 인한 해고. 처음엔 해고라는 말도 아니고 빙빙 돌리시더라구요. 제가 휴직하면 새 인원 뽑아야하는데 그럼 복직 할 자리가 없고 그럴 여력 없으니 인수인계 잘해주고 이번 달 말부터 '쉬어라'. 인수인계가 빨리 끝나면 언제든 일찍 들어가서 쉬어도 된다. 그래도 월급은 다 나갈 것이다. 라며 따뜻한 척, 배려해주는 척인 말을 하더라고요. 첨엔 말을 너무 돌리고 배려해주는 척 말해서 이게 뭔소리야... 싶어서 제가 그럼 지금 해고라는 말씀이신가요?하니 맞대요. 육아휴직으로 해고 불법인거 아시냐니까 우리는 5인 미만이라 해고가 자유롭다며 웃으시더라구요. 저는 이미 법적 기준에 맞게(사용 30일 전) 휴직계를 올린 상태였고 계속 무응답으로 피하시기에 면담을 신청했더니 해고통보를 하실 줄은 몰랐습니다ㅎㅎ 해고통보 전 날까지도 자차 출퇴근 관련 비과세항목으로 해줄게 있으니 자동차등록증 제출하라고 해서 오후에 제출했습니다. 근데 다음 날 아침 해고라니..생각도 못했네요. 면접 볼 당시, 근무 중에도 임신 계획이 있는 걸 계속 알렸고 알고 채용하셨습니다. 그리고 임신 사실을 알자마자 회사에 알렸을 때 축하한다고 육아휴직 해주겠다. 돌아올 곳이 있는 것은 중요하다!라며 따뜻한 태도로 일관하다 휴직이 한 달도 남지 않는 시점에서 이렇게 뒤통수를 맞았습니다. 제가 해고 통보를 받고 고용노동부에 진정을 넣던 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 제 권리 찾겠다하니 .. 표정 싹 굳더니 그렇게 나오겠다고요?하면서 한시간 반 가량 감정 배설을 임신한 저에게 쏟아냈습니다. 직원들 잘해줘봐야 소용없다는 말 너가 영업을 하길하냐는 말 직원들 다 칼퇴할 때 내가 일 다한다는 말 니가 한 일들 사실 다 미달이다. 라며 그동안의 업무를 다 모욕하고 폄하했습니다. 임원진이 경영악화로 직원들 다 자르라고 했는데 내가 다 막아준거라며 아주 생색을 내는데... (임원진 다 본인 친구들입니다.. 그리고 주식회사에서 매출 안나오면 누굴 가장 먼저 잘라야할까요..) 전 기업부설연구소 연구전담 연구원으로 채용됐습니다. 하지만 작은 회사임을 감안하여 경영지원, 마케팅, 고객응대, 발주관리, 매출관리, 각종 국영문 서류제작, 생산, 품질관리, 출고, 택배, 제조공정개선, 인사업무 등등 모든 업무를 책임급으로 성실히 진행했고, 전부 기획부터 실행, 마지막 셋업, 보고까지 제가 다 했습니다. 심지어 회사마크 박힌 서류 양식조차 없어 전부 제가 만들어서 배포했고, 다들 제 양식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다른 직원이 1명 더 있으나.. 일을 못합니다. 대표도 이 부분 인지하고 있어요. 그래서 다 제게 맡겼습니다. 고생하는거 다 알고있다. 다 반영해준다고 말은 그렇게하더니.. 연봉동결, 복지 취소, 해고 통보를 한 달만에 우당탕 맞은 상태입니다. 작년에 너무 힘들어서 생산, 품질, 출고 업무는 그 나머지 직원에게 대표 동의하에 넘겼습니다. 임신하고도 연구업무 다 성실히 수행했습니다. 신규 연구팀 직원 1명 추가 채용해서 그 직원 교육, 회사소개 다 제가하고 연구 인수인계 당연히 제가 다 했습니다. (이 친구 왔을때 대표님이 회사에 대해 뭐 소개한적? 한번도 없습니다.) 그러다 4월 말에 시약 제조 중 강한 어지러움을 느껴 찾아보니 태아기형성으로 임산부 취급 불가 시약인걸 알고 사용하는 연구 시약들 찾아보니 태아독성 시약들이 많았더라구요..이 사실을 알자마자 얼마나 불안하고 태아에게 미안하던지.. 예 뭐 위험 시약이고 뭐고 다! 근로자 본인이 직접 찾아봐야합니다. 근로자 안전을 위한 관리자? 관심도 없습니다. 화가 정말 많이 났지만 위험시약이 있어 해당 실험 진행은 앞으로 어려울 것 같다고 정중히 말씀드렸고 알았다하셨어요. 그러고 바로 회사와 연구실 모두 다른 지역으로 이전해 5월부턴 연구실이 아닌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습니다. 그와중에 연구실, 사무실 이전을 위한 짐 다 직접 싸고 용달도 직접 불러 이동해 정리, 청소 다~~했습니다. 이제와서 니가 생산을 하길하냐 연구를 하길하냐며 하는 일 없는 직원으로 매도합니다. 매끄럽게 일이 굴러가고 알아서 다 하니까 쉬운 일로 생각하셨나봐요. 제가 회사에서 한게 아무것도 없답니다. 육아휴직을 코앞에 두고 태교에 전념해야지 했던 제가 회사와 싸움을 준비해야합니다. 해고통보가 있던 한시간 반 동안의 면담으로, 공황발작처럼 심한 불안감과 혼란스러움. 제가 지금 어디에 앉아있는지 공간감도 없습니다. 집에와서도 그 면담 책상 앞에 앉아있는 느낌입니다. 울컥울컥한 감정이 올라오지만 뱃 속 아이에게 영향이 갈까봐 이마저도 죄책감이 듭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게 마무리하고 나오려 했으나 할 수있는 모든 수단을 찾아보려합니다.. --------------------- +추가 댓글이 많이 달려 한 분 한 분께 답글을 달기가 어렵네요. 응원도 조언도 모두 감사드립니다! 소중한 의견들 다 잘 읽어보고 있습니다!! 나중에 후기라 할 것이 생긴다면 찾아오도록 하겠습니다. ‐------------------ +추가(후기) 안녕하세요. 최근까지도 댓글이 달리고 있어 후기 남기러 왔습니다. 빠른 후기를 남길 수 있는 이유는 사측과 원만한(?) 합의가 이뤄졌기 때문입니다. 주말동안 많은 분들의 감사한 의견과 조언을 받아 진정서 작성과 녹취본과 녹취 속기파일, 메일과 메신저 대화캡쳐 등 증거들을 모두 모아두고 월요일 출근을 했습니다. 제 앞에서 굿모닝~이라며 인사하는 대표님에게 참으로 어이가 없었으나... 마지막으로 협의를 위한 면담을 신청 했습니다. 이 회사로 복직 할 마음도 전혀 없었고, 진정서 제출 목적은 어짜피 육아휴직, 출산휴가 승인이었기에..! 임신 중에 일을 크게 만들고 싶지 않기도 했고요. 진정서를 넣을 때 세무서에 기업부설연구소 세제혜택 부정수급, 각종 인증에 관한 신고 규정 미준수 등 모든 것을 다 공익 신고할 예정이었던터라... 저도 남 인생 망하게 하기가 참으로 그렇고.. 좀 죄책감이 들어서요. 또 대표뿐만 아니라 근무 중인 다른 직원들(5인미만이라 2명..), 얽혀 있는 고객사분들, 투자자분들까지 피해를 받는 것은 원치 않기도 했습니다. 면담을 신청하니 또 표정 확 굳히고 매우 경계하며 화요일 오후에 얘기하자며 일정을 미루셨습니다. 뭐..하루쯤이야 하고 화요일이 되길 기다렸고, 화요일 오전 메신저로 아무렇지도 않게 업무지시를 하는 대표님에게 오후 면담 몇 시 예정이시냐고 물어봤습니다. 짧으면 지금 대표실로 오라고 하셔서 바로 올라갔습니다. 올라갈 때 5인 미만 사업주가 육아휴직을 승인하면 받을 수 있는 국가지원금 엑셀로 다 정리해서 올라갔습니다. (지원금 1천만원 이상 혹은 거의 2천만원 가량 받습니다. 이 전에 내용 정리해서 전달드린 적이 있는데 그냥 안보신 듯 하여...역시나 모르시더라구요) 지원금 항목 내밀면서 육아휴직을 승인해주시지 않는 이유가 정확히 무엇인지, 금적전 문제라면 제 육아휴직은 인력 공백을 제외하면 금전적으론 이득이다라고 말씀드리니... 오후에 노무사 불렀으니 저랑은 휴직 관련하여 할 말이 없다고 오후에 노무사랑 얘기하라고 하시더라구요. 월요일 면담신청 후 바로 노무사를 알아봐서 부르셨나봅니다. 이때부턴 저도 아.. 이 사람에게 마지막 기회를 주려했건만... 이젠 일말의 죄책감도 없고 언론전까지 가보자...라고 생각하고 방송기자와 통화도 했습니다. 노무사와 대화 시작 전 녹취 중임을 밝히고 시작하라는 조언도 주시더라구요. 오후에 노무사가 사무실로 왔고, 대표와 한시간 반 가량 먼저 대화하더니 저와 1:1로 대화를 시작했습니다. 대화 시작 전 녹음을 진행하겠다고 하니 매우 펄쩍 뛰며 거부하고 당장 휴대폰을 꺼줘라. 나도 휴대폰 끄겠다. 편하게 대화하자. 지금 나 전원 끈다. 전원 끄는거 빨리 보여줘라. 하.. 제겐 협박이자 위협으로 들렸지만(이 날 사무실에 저, 대표, 노무사 셋 뿐이었거든요.) 헛소리(?)하면 바로 자리에서 일어날 생각을 하며 휴대폰 끄고 시작했습니다. 노무사는 제게 육아휴직과 출산휴가 모두 승인해줄테니 복직일자로 사직원을 제출해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사직원은 권고사직으로 작성해주겠다면서요. 예.. 정말 끝까지 가볼 생각이었으나... 원래 바라던 최우선 목적이 휴직 승인이었으니까 그냥 알겠다 했습니다. 이때 사실 심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너무 지쳐있는 상태였습니다. 저 역시 장기전으로 돌입하면 태교는 어쩌지.. 태아에게 스트레스가 가면 어쩌지.. 두려웠나봅니다. 사직원, 비밀유지조항 계약서, 퇴직 후 몇년간 동종업계 취업 안한다는 각서 등 작성했습니다. (이 분야에서도 이걸 사업아이템으로 하는 회사가 거의 없기도 하고 제 전공도 아니었기에 동종업계 취업 불가 항목이 좀 거슬렸으나 알겠다 했습니다) 작성 중에 노무사님이 5인미만 육아휴직 불가한데 대표님이 배려해주셨다는 말을 하시기에... (이 말하려고 녹음기 끄라했나 싶었어요)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양립에 관한 법률에 의해 육아휴직은 인원 수에 상관없이 가능하고 이를 어길 시 3년이하 징역 3천만원 이하 벌금인거 잘 알고 있다고 하니 네네..하시고 서류작성에 집중해주셨습니다. 노무사님 다시 대표와 대화한다고 가시길래, 제 잔여 연차 사용도 다 반려 됐으니 이 부분도 사용 승인 요청한다고 입장 전달했고 노무사님 올라가시자마자 정말 바로 연차 승인이 나더라고요! 심지어 노무사님이 뭐라 말씀해주셨는지!! 대표가 직접 제게 와서 사측의 대처가 참 미안했다며 사과하셨습니다. 그와중에 인수인계는 잘 하고 나가달라기에, 이미 후임에게 실험관련 인수인계 끝냈고 담당했던 모든 업무 인수인계서 작성과 PC정리, 그간 작성한 파일들 위치까지 다 적어두었다고 하고 저 날을 마지막 출근을 확정하였습니다. 파일 백업본 전달드리며 마지막 인사드리는데 대표님이.. 임산부는 태교가 정말 최우선이라며 순산을 기원한다. 애기 낳으면 연락해라 뭐라도 보내겠다며 좋은 사람인 척 말씀하셔서 그간 참 감정적이던 대표의 행동이 주마등마냥 촤르르르륵~ 스쳤으나 그냥 웃으며 마무리 했습니다. 퇴근시간 맞춰 짐 다 싸서 나오는데 얼마나 홀가분하던지...! 지금은 휴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사이다라고 하기엔 김빠진 미지근한 사이다같은 후기이지만... 원하던 바를 이뤘으니 만족하려합니다. 복직일 자진 퇴사에서 권고 사직으로 바뀌었으니 나름의 이득(?)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휴직 끝나면 바로 취업 할 생각을 하고 있어서 실업급여를 수령 할 지는 모르지만 나름의 작은 보험이라 생각해보려구요. 정말 긴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하고 내 일처럼 분노해주시고 조언해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전문가분들의 조언이 정말 많이 든든했습니다. 여름 더위 조심하시고 다들 하시는 일에 좋은 일만 가득하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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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 따봉
    검무
    06월 14일
    5인미만이라고 모든 근기법과 산안법이 피해가는게 아닙니다. 육아휴직가능합니다. 위험성평가도 절차만 간소화이지 의무입니다. 다만 5인이하라는 이유로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노동위에는 제기 못하시겠지만 노동청으로 가시기 바랍니다. 녹취 내용 토대로 직장내괴롭힘도 가능할것으로 보입니다
    5인미만이라고 모든 근기법과 산안법이 피해가는게 아닙니다. 육아휴직가능합니다. 위험성평가도 절차만 간소화이지 의무입니다. 다만 5인이하라는 이유로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노동위에는 제기 못하시겠지만 노동청으로 가시기 바랍니다. 녹취 내용 토대로 직장내괴롭힘도 가능할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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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7
    쌍 따봉
    디리디리디리리
    06월 14일
    노동청에서 진정서 넣으라고 처벌대상이라고 안내주셨습니다. 직장내괴롭힘도 가능 할 것 같다니..! 조언 정말 감사드립니다!
    노동청에서 진정서 넣으라고 처벌대상이라고 안내주셨습니다. 직장내괴롭힘도 가능 할 것 같다니..! 조언 정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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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쌍 따봉
    그게다그거
    06월 15일
    역쉬 전문가.. 리멤버가 좋은점이 각 분야의 프로들의 피드백을 들을 수 있다는것이 장점이네요~~
    역쉬 전문가.. 리멤버가 좋은점이 각 분야의 프로들의 피드백을 들을 수 있다는것이 장점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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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멤버
    @멘션된 회사에서 재직했었음
    19년 05월 28일
    회사에서 풀지 못한 고민, 여기서 회사에서 업무를 하다가 풀지 못한 실무적인 어려움, 사업적인 도움이 필요한 적이 있으셨나요? <리멤버 커뮤니티>는 회원님과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과 이러한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온라인 공간입니다. 회원 가입 하고 보다 쉽게 같은 일 하는 사람들과 소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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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멤버
    @멘션된 회사에서 재직했었음
    19년 05월 28일
    일하는 사람과 기회를 연결하여 성공으로 이끈다
    일하는 사람과 기회를 연결하여 성공으로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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