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과 삶을 갈아넣는 영업직.. 언제까지 이렇게 할 수 있을까요
안녕하세요,
현재 장비 영업직에 일한지 반년 정도 됐습니다.
고객사가 미국, 유럽, 아시아 등에 퍼져있습니다. 텔레마케팅에 가까운 성격의 일이기도 한데 전화와 이메일을 주로 많이 합니다. 그렇게 연락이 닿아 일이 좀 진행되면 출장 가서 만나기도 하고요.
시간차가 있다보니 저는 주로 새벽 3시쯤 일어나서 미국 고객사와 일하고, 한국 9 - 6는 한국과 아시아 고객사, 저녁 먹고 10시 정도까지는 유럽 고객사와 일합니다. 잠과 출퇴근 제외하면 정말 하루 18시간 정도는 일하는 것 같습니다.
계약이 몇 개 잘 풀려서 실수령 1,000만원이었던 적이 두 번 있었습니다. 기본급도 높은 편이고요.
다만 시간과 삶을 갈아넣고 있습니다. 계약을 한 개 따내더라도 곧바로 다음 계약을 만들고 매주 따내야 한다는 회사 상부로부터의 압박이 엄청 심합니다. 다른 직원들은 계약을 계속해서 매번 따내는데, 저는 현재 두 달 가까이 한 개도 성과를 못 내고 있네요.
물리적으로도 성공 확률을 높이려면 지금처럼 시간을 쏟아 부어야 하고, 무엇보다 삶이 그냥 일 뿐입니다. 식사를 할 때나, 가족과 시간을 보내는 주말에도 온통 일에만 신경이 가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잘 해낼 수 있을까 같은 의미있는 생각이라면 좋겠지만 그저 성과를 못 내고, 남들은 다 해내는데 왜 나만 못 할까 라는 괴로움 뿐이네요.
현재 와이프가 첫째 임신 6개월 차인데 같이 있어도 쓸쓸하고 외롭다고 하네요. 제가 같이 있을 때도 현재에 존재하지 못 하고, 머리 속에서 일 때문에 괴로워만 하니까 제가 뿜는 부정적인 에너지로 와이프도 많이 힘들어합니다.
일에 적응이 되면 좀 좋아지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어떻게든 계속 해왔습니다만, 여전히 일은 어렵고 계약을 불발되고 잘 안 풀리네요. 성과를 낸다면 분명히 고소득을 낼 수 있는 구조이지만 제가 능력이 없나 봅니다.
이력서가 많이 꼬이기도 했고, 나이도 30 후반이고 여기를 떠난다 해도 한 번 높인 소득을 낮추기는 쉽지 않을 것 같네요. 언제까지 이렇게 일을 할 수 있을지, 그렇게 하는게 맞을지 선후배님들의 의견 부탁드립니다. 격려나 질타 아무것이나 부탁드려요. 아내에게 믿음직스럽고 듬직한 모습만 보여주고 싶은데 패배자일 뿐이니 어디에든 털어놓고 싶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