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관계까지 공유하는 조직문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ㅠㅠ
총 100여명 규모의 지방 준공공기관입니다.
저는 작지 않은 기관이라고 생각해 입사했는데
들어와 보니 완전 혈연 학연 지연으로 돌아가네요.
사장이 소개해 준 사람이랑 결혼하고
그 반려자가 능력자라며 회사일에도 관여하더니
팀원들이랑도 호형호제하면서
팀회식, 자문회의, 위원회.. 안 끼는데가 없습니다.
자기가 이어준 부부라며 두 사람을 이뻐하다보니
다른 팀, 심지어 다른 사업단에서도
이 둘과 잘 지내는 관계를 사장에게 보이려고 합니다.
사장은 그걸 또 회사일을 열심히 한다고 보고요…
그 둘 뿐만이 아니라,
전반적으로 결혼을 권장하는 사내문화때문에
부부들끼리 친하게 지내는 걸 미덕으로 보고
이제는 집들이까지 오픈한다고 합니다.
(회사에서 집들이 날짜를 잡고
그 직원의 반려자에게는 그냥 통보)
회식 때 데리러 온다 안온다 불러라 전화해라…
집에서 자던 사람 전화받게 하는 걸 재밌어하고…
(자다깨서 모모씨 오늘 술 좀 마시고 들어가도 봐줄거지? 이런 전화를 받게 함…)
사장이 우리직원들 술 잘마신다고 데리고 다니는 걸
너무 좋아합니다… 거기서 끝나면 괜찮은데
그 술자리에서 아이들 문제, 부부싸움 등등
시댁문제 공유하는 건 기본이고
출산계획, 잠버릇까지 다 얘기합니다…
회식도 힘든데 이제 집들이까지 다녀야 하나 싶고
남편도 제 회사동료들의 경조사며 회사일이며…
아이까지 동반해 다니는 문화를 어쩔 수 없으니
한번은 같이 참석해줬습니다.
저는 그조차도 미안할 따름이고요.
이거 계속 해야할까요.
과감히 인사고과 포기하고 제 인생 사는 게 맞을까요.
이 또한 지나가리라, 가 너무 길어지네요.
아니면 혹시 이런 일이 당연한 건가요?
제가 너무 민감한 걸까요…?
저 빼고 다들 즐거워보여요 ㅠㅠ
이 혹한기에 이직은 꿈도 못 꾸겠고
여기가 정규직으로는 첫 직장이라
다른 곳도 이럴까 싶기도 해서…
심난한 마음으로 올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