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명한 대처 방법이라는게 있을까요
어디 말 할 곳도 없고, 그냥 주절주절 위로 받고싶어 올려봅니다. 아버지 외도 사실을 어머니가 처음 알게된건 일년 전, 제가 알게된건 반년 정도 되었네요. 외도 기간은 십년이고, 어머니가 반년 혼자 속앓이하시다 가족들에게 터트린지도 반년이 지났네요.
이후 수십번의 폭력과 아버지의 자살소동 등등 많은 일을 겪고 결국 어머니가 묻고 살아 보겠다고 마음 잡아 보시겠다하고, 저와 병원도 다니고 두분 여행도 가시고.. 괜찮아질리 없는데 괜찮아지리라 믿었던 그때의 제가 너무 원망스럽네요.
사소한 트리거로 덮어두시려 했던 상처가 다시 벌어져서, 다시 폭력을 쓰고 집안의 모든 것들을 부시고, 밤새 칼을 들고 죽이거나 죽겠다고 악을 쓰셨다는 말에, 오늘 부랴부랴 본가에 내려갔어요. 아버지는 분리시켜놓구요.
가서 어머니 운영하시는 가게 일도 도와드리고, 식사도 챙겨드리고.. 월요일 출근 때문에 서울 올라가는 길에 다시 전화가왔는데, 그사이에 술을 한잔 하시고 또다시 흥분상태가 되셔서 집안에 모든걸 던져버리셨고, 저에게도 물건을 던지다 칼을 드셨습니다. 이유는 아버지를 눈 앞에 데려오라구요. 칼을 들고 분노에 못이겨서 칼을 제 옆으로 던지셨어요.
결국 경찰을 불렀구요, 경찰이 가고나서 어질러진 집을 정리하던 과정에 또 반복이 되서 경찰을 다시 부르고,,, 네 그랬네요.
저는 장녀고, 어렸을때부터 가정폭력(그때는 아니었지만 지금은 맞는..) 거에 상처가 많아 공부를 핑계로 일찍 독립했습니다. 이후로 쭉 혼자 살고있구요. 제 어릴 적의 상처는 부모님은 모르시는 듯 합니다. 그저 독립적이고 똑부러지는 큰딸로만 생각하시니까요.
오랜만에 마주하는 그 폭력적인 모습이 제 어렸을때 기억을 긁은 것 같아요. 고향에 있는것 조차 숨이 막혀서 경찰에서 제공해준 피해자 임시숙소에서 나와 휴게소에 차를 대고 쉬고있습니다.
지금 제가 뭘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아무것도 안하고 싶은 마음이 제일 큰데, 아무것도 안할 수 있는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