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까지 참았던 말들, 이곳에 남깁니다.
퇴사할 때 웃으면서 인사하고 나왔지만 사실 하고싶은 말이 많았습니다. 마지막 날까지 굳이 분위기 흐리고 싶지 않아서 그냥 좋게 마무리했는데, 막상 나오고 나니까 그때 못 했던 말들이 계속 머릿속에 남더라고요. 그래서 여기 대나무숲이라고 생각하고 적어봅니다.
일을 못 하는 건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없으니까요. 그런데 안 하면서 바쁜 척하는 건, 솔직히 같이 일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바로 티가 납니다. 이건 능력 문제가 아니라 태도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 부분은 사람마다 기준이 다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바쁜 척으로 보이는 게 사실은 다른 우선순위 때문일 수도 있으니까요.
또 하나는 방향이 잘못됐을 때 이야기입니다. 위에서 방향을 정해놓고는 결과가 안 좋으면 왜 말 안 했냐고 묻는 상황을 몇 번 겪었습니다. 의견을 내면 반영되는 구조였다면 말했을 텐데, 애초에 말해도 바뀌지 않는다고 느끼면 점점 입을 닫게 됩니다. 이걸 개인의 소극성으로 볼지, 아니면 조직 구조 문제로 볼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열심히 하는 사람이 더 바빠지는 구조도 계속 반복됐습니다. 맡은 일을 잘 해내면 일이 줄어드는 게 아니라 더 쌓이는 방식이라, 결국 적당히 하는 사람이 덜 힘든 상황이 됩니다. 그래서 성실함이 보상받는 게 아니라 소모되는 느낌이 들기도 했습니다. 반대로 생각하면, 일을 잘하는 사람이 더 맡는 게 맞다는 의견도 이해는 됩니다.
사람 때문에 남는다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저는 사람 때문에 떠나는 경우가 더 많다고 느꼈습니다. 물론 좋은 분들도 있었고, 그분들 덕분에 버틴 시간도 있습니다. 그래서 더 조용히 나오고 싶었던 것도 있습니다. 다만 관계가 좋다고 해서 구조적인 문제까지 덮이는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 부분도 사람마다 중요하게 보는 기준이 다를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남기자면, 일을 잘하게 만드는 건 몇 명의 능력이 아니라 기본적인 구조라고 생각합니다. 시스템이 정리되어 있으면 평균이 올라가고, 그렇지 않으면 개인에게 계속 의존하게 됩니다. 다만 어디까지를 구조 문제로 볼지, 어디부터를 개인 책임으로 볼지는 저도 확신이 없습니다.
어차피 떠난 사람이 하는 말이라 크게 의미 없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비슷한 고민을 하는 분들이 있다면 한 번쯤은 생각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저도 그동안 많이 배웠고, 그건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여기까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