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을 못 마셔서 권고사직 통보 받았습니다. <면담 후기>
오늘 윗분들이랑 최종 면담을 했습니다. 우선 다음달까지 일하면서 새로 일을 구하기로 했습니다. (권고사직 처리는 안되네요;; ) 최초 면담했을때랑은 다르게 윗분들은 술이 문제가 아니라고 하시지만...그냥 제 스타일이 그 분들이 원하시는거랑 안맞았던게 아니었나싶네요. 제 능력이 부족했던건가...라는 자책감 아닌 자책감도 드네요. 조언과 쓴소리도 해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이번일을 계기로 제가 더 날개를 펼칠수 있는곳을 찾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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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선후배님들. 만 38세 예비아빠 직장인입니다.
2013년 대학졸업후 여기저기 회사생활한지 10년이 되었네요. 그동안 불행인지 다행인지는 모르겠지만 술을 그렇게 안마시는 회사에서 근무를 했었습니다.
그런데 오늘....2024년 9월2일에 이직한 현회사에서 권고사직 제안을 받았습니다. 이유는 '제가 술을 못마셔서...'입니다.
제가 교회를 다녀서 술과 거리간 먼 이유도 있지만, 체질상 제 몸이 술을 받아내질 못합니다. 그래서 안 마시는 것보다 못 마시는것에 가깝습니다.
자세한 상황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저는 중국어 어느정도 잘하고, 중국에서 일해봤던 경험도 있습니다. 현회사(C) 이전에 그나마 직장다운 곳 2곳을 다녔습니다. (A,B) A B C모두 동종 산업군/동종 직무이고 회사 제품만 다릅니다. 이번에 온 C회사로 이직한 이유는 중국쪽 해당업계 영업 경험이 있는 사람을 원했었고, 제가 관련 경력이 있었기에 지원했고 합격했습니다.
2. 중국과 업무를 하려는 술을 필요하다고는 알고있지만, 제가 중국에서 일을 했을때는 술을 거의 안마셔도 어느정도 성과가 나왔습니다. 그리고 모든 중국인이 술을 원하는것은 아니라고도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C회사 면접때 저는 술을 못 마신다고 솔직히 이야기 했습니다. 그래도 저를 합격시키시기에 술 못 마시는 것을 어느정도 감안하신 걸로 알았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입사후 저에게 술 마시라고 강요하려고 하신게 아닌가 싶네요.)
3. 최근에 팀장님과 중국 거래처를 만나려 출장을 다녀왔습니다. 낮 업무 이후 당연히 저녁에는 식사 자리가 있었죠. 중국 거래처 사장님이 바이주를 권하시길래,,,몸이 술을 못받아내서 정중히 사양하고 음료수로 대체했습니다. 그래도 그 사장님이 받아주셨죠. 그런데 1차 회식이후 제가 호텔로 돌아갔을때, 중국 사장님이 저희 팀장님과 따로 2차 술자리를 가졌습니다. 그때 중국 사장님이 제 이야기를 하시면서,,,저렇게 술을 못마시는 직원이 있는데 앞으로 중국쪽 일을 어떻게 하려고 그래?라고 했나봐요. 그때부터 팀장님이 고심이 깊어졌습니다.
4. 저번주 출장 복귀후, 팀장님과 면담하시면서 저에 대한 우려사항을 이야기하셨습니다. 다른 일은 정말 잘 하는데...술을 못마셔서 걱정이다. 중국은 술이 필수다...라고 하시면서..(제 주변 중국 친구들한테 물어보면 모든 중국인이 그런거는 아니라고 하는데...ㅎ)
저에게 맥주 이상으로 술 마시는거 시도도 못하겠냐 되물어보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시도도 못하겠다고 했습니다.
5. 왜냐면 지금 팀장님은 1달에 2~3번 중국 출장을 가고,,,갈때마다 술을 마셔서,,,몸 상태가 언제 쓰러져도 모르는 그런 건강 상태입니다. 제가 앞으로 팀장님처럼 일을 하면 제 건강상태는 완전 망가질거 같고,,,,내년에 태어날 아기한테도 제대로 못할거 같아서..술 마시는거 시도도 못하겠다 말했습니다.
6. 그러고 몇일후...오늘...조금전에 인사부서 담당 임원분이 저와 수습기간 면담하시면서 저에게 '지금 맡은 중국업무는 xx씨와 맞지 않는것으로 회사에서 판단한다. 지금하는 업무는 술이 꼭 필요한데 술 못마시는 xx씨와는 부적합한 것으로 판단된다. 선택사항은 2가지다. 1가지는 권고사직. 나머지 1가지는 부서 이동'. (면접때 술 못 마신다고 이야기했었는데, 이럴거면 나를 왜 뽑았는지..)
7. '부서 이동'도 회사에서 그렇게 바라지 않는 이유는 회사 사정상 제가 있는데, 또 동일직무로 사람을 뽑는 것을 바라지 않는거 같더라구요. 그리고 제가 근무하고 있는곳은 '지사'이고, 부서 이동하면 '본사'로 가야합니다. 본사는 차로 거의 1시간2~30분은 가야합니다. 그래서 본사로 갈 생각은 없고...본사는 부서 분위기 자체가 술 회식이 잦다고 알고있습니다 ㅠ
이 상황에서 저는 차라리 '권고사직'을 선택할거 같습니다. 여기서 선후배님들께 다음과 같이 도움 요청드립니다.
1. 제 고용보험 가입 상황이 첨부 사진과 같습니다. 맨위 1번이 지금 C회사 입니다. 검색해보니 지금 회사 근무기간이 아니라 고용보험 가입 기간 자체가 180일 이상이면 실업급여 받을수 있다는 데 맞을까요? 제가 C회사에서 12월에 퇴사한다는 가정하에..
2. 제가 가장 오래다녔던 A회사 (2017년 10월~2023년 7월)의 팀장님과 아직도 좋게 연락하고 있습니다. A회사에서 퇴사한 이유는 한단계 레벨업하고 싶어서였죠..A회사 팀장님과 최근에 박람회나 다른데서 만나서 담소 나눌때마다 제가 다시 왔으면 좋겠다는 뉘앙스로 말씀하시더라구요. A회사로 재입사 면담해볼까요? 근데 지금 살고있는 집에서 차로 1시간 가야해서,,왕복 기름값 톨비 생각하면 제가 받았던 연봉으로는 생계 측면에서 많이 빠듯할거 같습니다. 참고로 바로 직전에 다녔던 B회사(23년 7월~24년 9월)은 재입사 자체를 고려하지 않습니다. 했던 일 자체가 너무 안맞아서 또 퇴사할거 같거든요..(영업부서인데 왜 설계 업무를 시키는지?ㅎ)
3. 아니면 실업급여를 받을수 있다는 가정하에... 아예 새로운 곳으로 알아볼까요? 이럴때 현회사 C회사의 퇴사사유는 뭐라고 해야할까요...이력서상에는 '권고사직' 면접때는 술을 못마셔서 업무 부적합 판단되어 권고사직 당했다라고 해야할지요?
4. 직장생활 10년만에 처음으로 권고사직이라는 상황을 만나게 되어 참 당황스럽고. 저희 아내와 가족에 미안할 따름이네요..이 상황을 어떻게 이겨내야할지 조언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