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인계
근로자가 회사를 떠나는 것은 법적으로 쉽지만, 회사가 시스템의 유지 관리를 위해 떠나길 결정한 근로자에게 무엇인가 강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죠. 그러한 실무적 필요와 어느 정도 필요한 인수인계 정도 같은 '업무 품질 유지'를 위해, 구성원인 근로자들이 자발적이건 비자발적이건 기업 문화의 수준을 높여야 하는데, 이것은 어려운 일인 거 같아요. 어려움은 생각과 공감의 차이를 비롯하여, 회사 업무 전반을 CEO처럼 공감하고 그 필요성이 일상적으로 있어야 가능한 실행이 될텐데.. 그럴 사람이 몇이나 될지 잘 모르겠어요.
내가 생각하는 바로는, 해당 조직의 주어진 시스템에서 짧게 머물다가, 또 다른 다양한 사람과 시스템을 경험하는 것이 더욱 양질의 커리어를 쌓거나, 견문을 넓히고, 내적인 성장을 원하는 속살들을 갖고들 있다고 봐요.
인수인계가 당연한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한편으론 퇴사하는 사람에게, 조직을 떠나는 이에게 인수인계가 얼마나 가치가 있을까? 인수인계는 원래 매주, 매월 하고 있는 것이 정상 아닐까? 회의와 보고서는 곧 그러한 집합체로 완결되어 있어야 한다.
한때, 팀을 꾸릴 수 있고, 한명 한명의 주니어 스탭들에게 일하는 법과 보고서 쓰는 법을 가르치면서 일을 해본 기억이 난다. 할 줄 아는 게 고작해야 제품 자료 공부하는 것과 워드 정도였다. 이들에게 가장 좋은 업무는 업무일지를 작성하고, 이를 매주 혹은 2주 단위로 피드백을 주고 내용을 구두 확인 받으면서 보고서의 골격을 세우고, 부족한 정보와 채워야할 내용들을 피드백 해주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것은 단지 시작일 뿐인데, 본인이 작성하는 업무일지 작성과 제출이 업무의 끝인줄 안다. 이건 단지 업무 골격을 세우기 위한 본인의 파편화된 정보들의 퍼즐에 불과한 것인데 말이다. 정말 중요한 프로젝트 메니지먼트로 업무를 나누고 각각을 다시 세분화해서 묶음 정보로 단단하게 세워두는 일이 진짜 일이고, 이러한 정보와 일의 진척 그리고 일이 되어가는 시간 예측 결합, 비용 결합까지 정밀하고 정교하게 이뤄져야만 일로서 인수인계의 가치가 있지 않을까? 그게 아닌 대부분의 일들은 규범집이나 수동적인 메뉴얼인데, 그게 가치가 얼마나 있을까?
스스로도 그게 가치가 없으니, 인수인계가 없는 것이고, 그러니 조직을 떠나기도 하는 것이라 볼 수도 있다. 스스로 쌓고 애착이 있는 진짜 일의 가치라면 제대로 알려줘서 본인의 남긴 그 흔적들이 계속 잘 되어야 본인도 뿌듯하지 않을까?
인수인계가 공중에 떠도는 애물단지가 되는 것은 떠나는 이도 일을 못하지만, 조직도 그러한 일근육을 시스템으로 구축하지 못한 탓이라고 봐야 할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