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나는 배달 알바라도 뛰려고 했다.
나는 ‘김부장’ 드라마를 안 봤다.
정확히 말하면 볼 수가 없었다.
드라마에서 김부장의 고난의 시간을, 내가 실제로 겪고 있었기 때문이다.
내가 맡았던 B2C CIC조직은 신규 서비스 출시도 했고, 전략도 좋았다.
그런데 결국 문제는 매출이었다.
광고매출 의존도가 높은 버티컬 매체에게 2024년은 힘겨운 시간이었다.
계획 대비 매출이 흔들리자, 회사는 나를 쉽게 바닥으로 밀었다.
소속은 잠시 유지됐지만, 내게 주어진 시간은 길지 않았다.
그리고 당연히 “합격 → 연봉협상”을 기대하던 이직 단계에서, 몇 번이고 끊기는 경험을 했다.
지독한 늪에 빠진 것 같았다.
한치 앞도, 한 줄기 빛도 안 보였다.
그래서 진지하게 생각했다.
“배달 알바라도 해야 하나?”
그래도 일단 나의 생활 루틴은 지켰다.
내가 힘들고 불안해 하면, 가족들은 더 심하게 흔들릴 것은 불 보듯 뻔했다.
매일 7시에 일어났고, 사랑하는 딸과 등교를 함께 했고,
나는 근처 카페나 노트북을 할 수 있는 곳으로 갔다.
매일 정해진 저녁 시간에 맞춰 돌아왔고, 잠을 설치면 새벽에 공원으로 나가서 뛰었다.
카페에서는 ‘무작정 생산적’이라고 믿고 싶은 것들을 했다.
브런치와 링크드인에 글을 쓰고, 새로 나온 AI 툴은 일단 써봤다.
보고서와 논문도 닥치는 대로 읽었다.
그러다 ‘제로클릭’이라는 주제를 만났다.
이건 내가 20년 넘게 마케터로, 그리고 프로덕트 오너(PO)로 살아오며 가장 잘 쓸 수 있는 영역이었다.
글을 쓰다 보니, SNS에만 두기엔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여름, 길벗 편집장님이 그 가능성을 알아봐 주셨다.
나는 그렇게 『제로클릭』 집필을 시작했다.
처음 책을 쓰는 과정이 당연하게도 순조로울 리 없었다.
심적으로도 괴로움의 연속이었다.
사랑하는 외할머니를 하늘로 보냈고, 친한 친구 한명도 하늘도 떠나보냈다.
그래도 나의 생활 루틴은 유지했다.
매일 목표한 분량을 썼고, 너무 오래 앉아 있어 가게 주인의 눈치를 살피느라 카페도 옮겨 다니며 썼다.
원고 탈고의 윤곽이 보이기 시작할 즈음, 확신이 생겼다.
한국에서는 아직 낯설지만, AI 답변이 검색을 대체하는 흐름은 더 커질 거라는 확신. 이것은 검색 패러다임의 거대한 변화라는 확신.
그리고 그 흐름에서 브랜드가 무엇을 잃고, 무엇을 새로 얻을지까지.
글로벌 조사를 하며 GEO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들의 솔루션 기능들을 분석하다가 문득 생각했다.
“이건 내가 그동안 쌓아온 제로투원의 프로덕트 경험과 역량을 쏟으면, 어쩌면 내가 직접 만들 수 있겠다.”
그즈음 마침 바이브코딩의 퀄리티도 급격히 올라오고 있었다.
10년 넘게 함께한 개발자 친구, 그리고 세일즈 친구 두 명에게 물었다.
답은 단 한 줄이었다.
“해라. 내가 돕겠다.”
그렇게 집필하면서 동시에 Ainnect 개발도 시작했다.
지독했던 2025년.
그 해의 마지막 달. 2025년 12월.
길벗출판사와 <제로클릭> 최종 교정이 마무리됐고,
Ainnect 솔루션 개발의 첫 버전도 완성됐다.
Ainnect 솔루션 개발과 <제로클릭> 집필.
누군가는 AI 덕분에 쉽게 글을 썼고 AI 덕분에 쉽게 개발했다고 한다.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나는 2025년 지옥같던 바닥에서 했다.
최선을 다한다는 말로 표현 안되는 사력을 다했다.
이번 주
<제로클릭>이 드디어 출간되었다.
또한 Ainnect 솔루션도 첫 고객과 미팅이 잡혔다.
그래서 나는 이 말을 믿는다.
"신(GOD)은 한 쪽 문을 닫을 때, 반드시 다른 한 쪽 문을 열어주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