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휴직
성별은 밝히지 않겠습니다.
육아휴직을 쓴다고 하니 회사가 필요할 때는 나와서 중간중간 일을 해달라고 합니다. 제 일정이 불가능 할 때는 상황 봐주겠다구요.
복직후 보복이나 처우가 두려워 어찌해야할지 고민입니다. 성별, 연차, 업계, 회사 규모 떠나서 이런 제안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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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의견들 전부 감사드립니다. 나눠주신 댓글들 꼼꼼히 읽어보면서 느낀 것은 서로 마주보며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사실은 다른 주제에 대해서 말을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가정마다, 몸담고 있는 회사마다 여러가지 상황이 다 달라서 정답은 없는 것 같네요..
육아휴직 사용자 측에서는 "일하기 싫은 것도 아니고 애사심이 없는 것도 아니지만 대체양육자가 없어서 아직 기저귀도 가리지 못하는 아이를 집에 혼자 두고 출근할 수 없어서 육아휴직을 쓰는 것인데 고용의 불안을 느끼면서 울며 겨자먹기로 육아휴직을 써야하고, 회사가 필요할 때는 나와서 일을 해줘야 하는 것이 마치 책임감처럼 여겨지는 현실이 갑갑합니다. 1년만 기다려주실 수는 없을까요" 라고 토로를 할 때, 육아휴직을 쓰지 않아도 되는 입장에서는 "그러니까 상황 될때마다 조금씩 하면 되지 않나요? 회사랑 협상을 하면서 줄건 주고 받을건 받아야지 회사가 개인사정을 배려해주길 바라면 안됩니다." 라는 입장이라, 사실 서로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는거거든요..! 이미 낳았고, 봐줄 사람이 없다고 말을 해도, 그에 대한 답변은 회사에서는 관심 가질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는 이상 이 주제는 평행선이 되는 것 같습니다..
출산율은 갈수록 문제라고 하는데 출산율에 기여해야하는 주체는 여전히 개인과 가정에 국한되고, 회사는 마치 불가침처럼 배려받아야하고 개인을 배려하길 바라는 것은 이기적인 생각으로 쉽게 분류되는 것이 선뜻 이해하기가 여전히 어렵습니다.
한편으로는 회사에서 업무 대체 인력 혹은 육아휴직 중에도 일을 하는 근로자에 대한 마땅한 보상을 해야함에도 그에 대한 책임은 강제성이 없기에 결국 노동자들끼리 싸워야하는 상황이 되는 것 같구요. 팀장이나 임원 위치에 있다고 해도 사업자등록증에 대표로 등록되어있지 않는 이상 다 같은 노동자일뿐이거든요..^^; 관리자 위치에 있는 분들도 "회사"라는 법인의 눈치를 봐야하는 직원 중 하나 일 뿐이니, 회사에 이런 문화가 없으면 별 선택지가 없으시겠지요..
아마 이런 육아휴직이 자연스러운 문화가 되려면 1세대는 지나가야 할 것 같습니다. 육아휴직을 터부시하는 문화로 인해 개인들이 치뤄야하는 사회 경제적 비용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세대가 관리자가 되어야 변하겠지요.. 우리 자녀 세대는 좀 더 살기 좋은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