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 다시 보는 ‘일 잘한다’의 1·2·3단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올해는 커리어 얘기를 조금 더 길게 풀어보려고 합니다. 그 첫 번째로, 지난 글에서 얘기했던 “일 잘하는 사람의 1·2·3단계”를 독자 분들 댓글을 감안해서 다시 정리해보겠습니다.
지난 글에 이런 반응들이 많았어요.
“1단계는 좋은 팀원, 2단계는 실무 책임자, 3단계는 임원 아닌가요?”
“우리 회사는 2단계도 인정 안 해줘요.”
“이 정도를 바라라는 게 죽으라는 얘기다.”
저도 현실의 벽을 모르는 건 아닙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이걸 ‘정답’이 아니라, 각자 자기 자리를 점검해보는 기준 정도로만 생각해주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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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단계 – 자기 일로 신뢰를 쌓는 사람
1-1) 맡은 일은 스스로 끝까지 가져가고,
1-2) 반복되는 실수를 거의 만들지 않고,
1-3) 상사가 안심하고 “저 일은 그 친구가 알아서 할 거야”라고 말할 수 있는 상태입니다.
직급으로 치면 시니어 실무자, 파트 리더 정도겠죠. 이 단계만 되어도 이미 많은 조직에서는 “핵심 인력”으로 취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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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2단계 – 작은 ‘판’을 책임지는 사람
1단계가 “내 일”을 중심으로 움직였다면, 2단계는 한 단계 더 나가서 “하나의 영역” 또는 “작은 사업”을 책임지는 사람입니다.
프로젝트 전체 일정·품질·예산을 조율하거나, 특정 라인의 매출·이익을 보면서 다른 팀과 협업을 주도하는 역할이 여기에 들어갑니다.
댓글에서도 나온 것처럼, 사실 대부분의 회사에서 이 단계가 제일 비어있습니다. 윗선은 전략만 말하고, 아래선은 시킨 일만 하다 보니, 중간에서 판을 한 번 더 정리하고 책임지는 사람이 없어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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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3단계 – 판의 크기와 규칙을 바꾸는 사람
3단계는 꼭 임원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다만
3-1) 조직 구조나 의사결정 방식을 바꾸고,
3-2) 예산·인력 배분에 영향을 주고,
3-3) “이 사업을 계속 키울지, 접을지” 같은 논의에 들어가는 사람들입니다.
여기까지 가면 개인 역량만으로 되는 일은 거의 없고, 회사의 사이즈·문화·오너의 성향 같은 것들이 강하게 작용합니다.
그래서 중요한 포인트는 하나입니다.
3단계까지 가야만 “성공한 커리어”가 아니라,
- 내가 지금 어느 단계에 서 있는지,
- 내가 원하는 방향이 어디인지,
- 그리고 우리 회사가 실제로 필요로 하고 인정해주는 단계가 어디까지인지
이 세 가지를 맞춰보는 게 더 현실적이라는 겁니다.
혹시 글을 읽으시면서 “우리 회사 구조에선 2단계도 사치다”라는 생각이 드셨다면, 그건 본인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회사가 그 레벨의 역할을 아직 필요로 하지 않거나, 알아보지 못하고 있는 걸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이미 2단계, 3단계 역할을 하고 있는데 직급이나 보상은 1단계에 머물러 있다면, 그 사실 자체가 새해에 한 번은 진지하게 고민해볼 신호일 겁니다.
올해 연말·연초에 연봉이나 목표만 보지 마시고,
“나는 지금 이 회사에서 몇 단계의 일을 하고 있고, 회사는 나를 몇 단계 사람으로 대하고 있지?”
이 질문을 한 번쯤 스스로에게 던져보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