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은 당신의 도화지입니다.
이 세상은 당신의 도화지입니다. 이미 완성된 그림을 감상만 하라고 주어진 공간이 아니라, 무엇이든 그려도 되는 빈 바탕에 가깝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종종 이 도화지를 남의 그림으로 가득 찬 전시장처럼 착각하며 살아갑니다. 이미 그려진 선을 따라가야 하고, 정해진 색만 써야 하며, 틀을 벗어나면 안 된다고 스스로를 제한합니다.
하지만 도화지는 원래 그런 곳이 아닙니다. 도화지는 실수해도 되고, 지워도 되고, 덧칠해도 됩니다. 선이 삐뚤어져도 괜찮고, 색이 섞여도 괜찮습니다. 오히려 그렇게 겹쳐진 흔적들이 그림을 살아 있게 만듭니다.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완벽한 계획과 정답을 먼저 찾으려 할수록, 도화지는 점점 손대기 어려운 공간이 됩니다.
많은 사람들은 “이미 늦었다”, “지금 상태로는 어렵다”, “조건이 안 된다”는 말을 먼저 꺼냅니다. 그러나 도화지는 시작 조건을 따지지 않습니다. 연필이든, 펜이든, 붓이든 손에 잡히는 것부터 쓰면 됩니다. 중요한 것은 도구의 고급스러움이 아니라, 실제로 선을 긋느냐입니다.
이 세상이 도화지라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순간, 책임도 함께 따라옵니다. 빈 도화지 위에 아무것도 그리지 않는 것도 하나의 선택이고, 남의 그림만 베껴 그리는 것도 선택입니다. 그러나 그 선택의 결과는 결국 자신의 몫으로 남습니다. 도화지 앞에서 손을 멈춘 채 서 있는 시간은, 그 누구도 대신 채워주지 않습니다.
도화지는 늘 지금 이 순간에 열려 있습니다. 과거에 그려진 선이 마음에 들지 않아도, 그 위에 새로운 색을 올릴 수 있습니다. 미래에 어떤 그림이 완성될지는 아직 아무도 모릅니다. 확실한 것은 단 하나, 당신이 손을 움직이지 않으면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이 세상은 당신의 도화지입니다. 정답을 그리기 위해 존재하는 공간이 아니라, 당신만의 흔적을 남기기 위해 존재하는 공간입니다. 무엇을 그릴지는 아무도 정해주지 않습니다. 다만 도화지는 조용히 기다리고 있습니다. 오늘, 어떤 선을 그을 것인지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