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 거래했던 남자분이랑 두 번의 데이트를 했어요 ㅎㅎ (사랑은 리멤버를 타고?)
이제 겨우 두 번째 제대로 만나는 거였는데, 너무 너무 설레는 거예요. 그건 바로 그분이 쓰신 글을 읽었기 때문이죠.
제가 처음 썼던 글이 알림으로 발송되는 바람에, 친한 동료가 그걸 보고는... 이거 너 아니냐며 저한테 달려왔더라고요. 어쩔 수 없이 맞다고 실토했는데, 그 후로 이 친구가 제 매니저가 됐어요 ㅎㅎ 그분이 쓰신 후기 글도 이 동료가 먼저 발견하고 저보다 더 호들갑 떨면서 소리까지 지르면서 굳이 굳이 같이 읽는데 진짜 부끄러워서 귀까지 빨개졌습니다 ㅠㅠㅠㅠ
아무튼,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용기 내서 제가 먼저 톡 보냈어요!
부끄러우니까 괜히 놀리는 느낌으로 "혹시 리멤버에 글 쓰셨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라고 ㅋ 잔뜩 붙여서 보냈더니 "보셨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라고 답이 온 거예요! 지금 와서 그때를 생각해도 얼굴이 터질 것 같네요...
하지만 아무렇지도 않은 척 "금요일 엄청 기대하고 있으니까 단단히 준비해주세요!!" 하니까 "각오 안 하면 심장 다칠 수 있으니까 잔뜩 각오하고 오세요!" ...라고 하는데 휴 벌써 심장이 남아나질 않을 것 같았는데 금요일 전에 심장이 멈추면 안 되니까 겨우 정신 차렸습니다...
그렇게 잔뜩 각오하고 금요일에 만났어요.
이번에는 둘 다 서로의 글을 읽은 후라... 와, 진짜 너무너무너무 부끄러워서... 부끄러워서 눈도 못 마주치겠고 그분은 괜히 어색한지 "못 알아볼 뻔 했잖아요~" 뭐 이런 이상한 소리만 하시더라고요 ㅎㅎ
같이 프랑스 가정식 집에 가서 앉아있는데, 음식 나오기 전에 뭔가 어둑어둑한 조명 아래 테이블에 밝혀진 촛불, 그리고 가게 안에 반짝이는 트리까지 있으려니까 분위기가 뭐랄까 너무 이상한 거예요. 어쩌지 어쩌지 생각하는데, 그렇잖아요. 서로의 마음을 이미 확인해버렸는데, '그럼 사귀는 건가? 사귀자고 해야 하는 건가?' 온갖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 채워버리게 되고... 그러니까 더 부끄러워져서 와인을 맥주처럼 벌컥벌컥 들이켰습니다.
다행히 취기가 오르니까 긴장이 풀려서 이야기를 더 수월하게 나눌 수 있었고...
결론은... 우리 만나보기로 했습니다 ㅎㅎㅎㅎㅎㅎ
이제 겨우 세 번 만난 거고, 당근한 날을 제외하면 두 번째니까 너무 빠른가 싶긴 한데... 아니, 서로의 마음을 이미 글로 확인했는데 어떻게 하냐고요 ㅠㅠㅠㅠㅠㅠㅠ 이게 다 리멤버 때문이다! 지금도 부끄러워서 술도 안 마셨지만 취한 기분이긴 한데, 오늘 우리 사귄지 4일째거든요. 덕분에 아주 빠른 속도로 잘 된 거니까 후기 남기는 게 미덕인 것 같아서 남기고 가요. 사실 사랑의 매니저(?)인 친한 동료가 빨리 글 쓰라고 종용해서 쓰는 거기도 하고 ㅎㅎ
혹시 이분이 뭔가 단단히 숨기고 저를 종교의 길로 인도하려고 하신다면(그럴 일은 없겠지만요 ㅎ), 또는 옥장판이라도 팔려고 하신다거나 장기 밀매 조짐이 보인다면 ㅋㅋㅋ 그때 당근을 흔들게요. 그 전까지는 저희의 풋풋한 사ㄹ....사라..ㅇ..... 아 도저히 이 말은 못하겠다, 그냥 저희의 만남을 응원해주세요 ㅎㅎㅎㅎ
사랑은 리멤버를 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