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한테 설거지를 맡겼더니 싱크대 개수대에서 싹이 났어요
안녕하세요. 결혼 1년 차 맞벌이 부부입니다.
저는 31살이고, 남편은 33살. 둘 다 직장 다니고 있고 연봉은 비슷하게 벌어요.
결혼 전엔 서로 존중하자, 가사 분담 확실히 하겠다고 하길래 좋다 했는데 정말 말만 잘 한 거였어요.
결혼하고 나니까 말과 행동이 너무 다르네요.
저는 아침 7시에 일어나서 출근 준비하면서 간단하게 아침 준비하고 남편 도시락 싸고 고양이 밥 주고 설거지까지 하고 나가요.
남편은 8시에 겨우 일어나서 씻고 옷 입고 그냥 출근. 집안일? 거의 안 해요.
남편이 먼저 퇴근하는데 저녁에 퇴근하고 와서 집에 오면 아침 설거지 그대로 쌓여 있고, 고양이 모래 안 치워져 있고, 택배는 현관에 그대로.
제가 정리하면 남편은 아 그거 내가 하려고 했는데~ 이럽니다.
그럼 하지 왜 나 올 때까지 안 했냐고요. 나 오면 내가 다 할 거 뻔히 알면서.
제가 우리 가사 분담 좀 제대로 하자고 했더니
남편이 한 말이 기가 막혀요.
네가 먼저 알려줘야 내가 도와주지. 원래 살림은 여자가 더 잘하는 거잖아. 난 해본적이 없어.
아니 참 나 어이가 없어서
도와줘요??? 도와??????
우린 둘 다 일하잖아. 퇴근 시간은 내가 더 늦고 주말에도 피곤한 건 똑같은데
왜 지는 ‘도와주는 입장’이고 나는 ‘원래 해야 하는 사람’인 거죠?
시어머니가 반찬을 종종 챙겨주시는데, 그러시면서도 '네가 여자니까 좀 더 챙겨줘라' 하세요.
남편은 어머니가 그러시니 더 의기양양이구요.
지금은 주말마다 거의 제가 집안일 다 하고, 남편은 피곤하다며 소파에 누워 있어요.
저는 그 소파 앞에서 청소기 돌리고 빨래 널고, 혼자 분노 게이지 쌓는 중입니다.
한 번은 너무 화가 나서 일부러 며칠 간 아무것도 안 했거든요?
그러면 남편이 뭘 좀 할 줄 알았는데 진짜 아무것도 안 해요.
쓰레기통 넘치고, 싱크대에서 냄새가 나는데도 신경도 안 써요.
어느 정도냐면 개수대에 수박씨 버린 걸 일주일간 안 치워서 씨에서 새싹이 ㅋㅋㅋㅋㅋㅋ 났는데도 ㅋㅋㅋㅋㅋㅋㅋㅋ 새싹 보라고 신기하지 않냐고 ^^...
수박 키우는 게 남편 키우는 것보다 쉬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아니 이 정도로 더러운데 왜 아무것도 안 해? 신경 안 쓰여? 했더니 '니가 생각이 있었나 했지.' 합니다.
생각은 무슨 생각이야 내가 뭐 싱크대에서 수박 농사라도 지을 거냐고요
정 떨어져요. 진짜.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우리 맞벌이에요. 퇴근은 제가 더 늦고요. 연봉 차이? 거의 없다니까요.
이거 어떻게 해야 남편이 마음을 고쳐 먹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