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와 게임엔진은 애니메이션을 어떻게 바꿀까?
애니메이션 제작을 하면서 어려움을 겪지 않는 사람들에게
AI로 만든 어마어마한 영상을 보여주면서
곧 있으면 모든 걸 프람프트에 적기만 하면
알아서 해 주는 시대가 곧 올 것 같이 하지만
아직도 현실은 좀 멀기만 한 것 같다.
“채이사(제가 ChatGPT를 부르는 이름입니다),
이 장면... 조금만 더 절절하게 해줄 수 있어?”
요즘 애니메이션 만든다고 하면 꼭 듣는 말:
“이제는 AI가 다 해준다면서요?”
“언리얼로 돌리면 금방 끝나죠?”
그럴 때 저는 속으로 되뇝니다.
“그럼 왜 난 아직도 컵라면이 식을 때까지도 렌더링이 끝나질 않지?”
물론 요즘 기술은 정말 놀랍습니다.
AI가 캐릭터 얼굴도 리깅해주고, 립싱크도 맞춰주고,
심지어 시나리오도 나름 ‘진지하게’ 써줍니다.
(※ 다만 주인공 이름이 ‘XJ-78’이고 직업이 매번 우주선 엔지니어인 건 좀...)
Unreal, Unity로 실시간 렌더링도 되고요.
단점이라면… 실시간으로 틀릴 수도 있다는 점?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됩니다.
제가 AI에게 말하죠.
“이 장면, 슬픔 70%, 아련함 30%, 그리고 그 눈빛에 살짝 후회 한 방울 넣어줘.”
그러면 AI는 자신 있게 대답합니다:
“후회? 잘 모르겠는데요."(예전 어느 개그맨의 유행어였죠?)
그럼 결국 다시 저의 차례가 돼요.
마우스를 쥐고, 눈썹 각도와 눈물 한 방울까지 수작업을 시작해요.
“내가 왜 AI보다 눈물이 많은가 했더니, 직접 뿌려서 그런건가…”
애니메이션은 결국
‘과장, 생략, 비약’ 과 연출자의 고집이 만들어내는 마법 아닐까요?
AI는 훌륭한 조수지만,
아직은 “감동”이 아닌 “깜짝”을 더 많이 주는 존재 같아요.
그리고 솔직히, 지금 AI는
“내가 뭘 잘못했는지는 모르지만 사과는 할게요”라는
어설픈 인턴의 느낌이이 나요.
기술은 계속 발전하겠죠.
하지만 그날이 올 때까지,
우리는 오늘도 감정선, 그림자선, 예산선을 넘나들며 버티는 중입니다.
(※참고로, AI가 감정을 이해하게 되면
가장 먼저 〝당신이 저장 안 한 작업이 날라갔어요.〞라며 눈물 흘려줄 지도 모르겠어요.)
저하고 채이사하고 자주 아옹다옹 다투는 걸 잘 아시죠?
정말 쉽지 않아요.
그런데 만약 말로만으로 애니메이션이 만들어지면
아마도 지구의 전기가 동시에 꺼져 버릴까 더 걱정이에요.
PS. 채이사가 아직도 한글에 약해요. 그냥 그림으로 인식하나 봐요. '고쳐'를 '고처'로 해 주네요. 이거 정말 고쳐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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