쌩퇴사 마렵습니다 (긴 글)
안녕하세요. 광고대행사 인턴 3개월 차입니다.
요즘은 솔직히 회사 갈 생각만 하면 숨이 막히고, 너무 힘들어요.
저를 제외한 팀원들은 모두 4년 넘게 함께 일한 분들이고, 저는 아무런 인턴 경험 없이 완전 신입으로 들어왔어요.
처음 두 달 동안은 분위기에 적응하려고, 비위 맞추면서 정말 열심히 버텼는데 이제는 너무 지칩니다.
2개월 차부터 본격적으로 업무를 맡았는데, 걍 숨만 쉬어도 혼나요.
메일도 다 읽으라 하셔서 저랑 상관없는 브랜드 메일까지 쏟아지는 거 다 읽고 있는데, 솔직히 마케팅 용어조차 아직 익숙하지 않아서 매일 이해하기 벅찹니다.
최근에는 브랜드 하나를 혼자 맡게 됐어요.
다른 대행사와 소통하고, 히스토리 정리부터 미디어믹스 짜기, 보고서 작성, 캠페인 세팅까지 다 담당하고 있습니다.
인수인계 1시간, 처음 매체 세팅할 때는 20분 정도 설명해주시고 바로 실무에 투입됐는데, 두 번째 세팅 때 날짜 실수 하나로 다른 대리님 두 분이 야근하셨다며 따로 불러 혼나기도 했어요.
그 뒤로는 하루하루가 지옥 같아요
조금만 실수해도 그거 다 알려줬잖아, 아직도 감이 안 잡히냐. 단체 메신저에서는 제가 맡은 a브랜드 때문에 다들 야근이네요 이런 말을 매번 지속적으로 들으니까 정신병 올 정도예요
제 능력이 부족한 것도 알고, 일 자체가 첨이라 미숙해요
그래도 최선을 다하려고 했는데, 루틴도 너무 많고 매일 쏟아지는 메일 속에서 정신을 차릴 수가 없어요
효율이 안 나오면 왜 안 나왔는지 분석하라고 하시는데, 솔직히 아직은 뭘 봐야 하는지도 모르겠어요. 그리고 제 직속 사수는 제가 뭐 물어보면 저 한테 유난히 차갑고 그걸 왜 물어보냐 너일인데 너가 해야지 내가 떠먹여줘야하냐는 식으로 매번 말씀하셔서 질문할때마다 속이 뒤집혀요
제가 실수해서 야근하게 됐을 때 죄송합니다라고 하면 그냥 코웃음 치시거나 네네로 끝나요
원래 이렇게 무기력한 성격이 아닌데, 매일 혼나니까 말 한마디 하기도 싫고, 사람 자체가 싫어져요.
인턴은 6시 퇴근이지만, 마음 편히 퇴근해본 적이 단 하루도 없어요. 매번 늦게 퇴근하는데 제가 일찍 가면 눈치 보이고, 결국 같이 늦게 퇴근하는 분위기라서 일이 끝날 무렵엔 항상 마음이 급해지네요
그러다 오늘도 또 실수를 또 하고, 죄송합니다라는 말을 하루에도 수십 번씩 합니다.
요즘은 물어보기도 무섭고, 안 물어보면 또 혼나요.
기본적인 건 공부하라고 하시길래 공부해서 처리하면
왜 물어보지도 않았냐고 하세요. 뭐가 맞는지 모르겠어요.
이게 신입으로서 당연한 과정일까요?
원래 첫 직장은 이렇게 눈물 나고 괴로운 걸까요
채크리스트 만들기 주말에 매체 공부하기 계산식 외우기 등 다 했는데, 일을 해도 저보고 정망 겨우 따라 간다하셔서 그리고 저 때문에 다른 팀도 힘들다해서 그냥 안다녀야하나 너무 고민되는 하루네요
제 자신도 너무 한심하고 남들 한 직장 쭉 다니던데
이 난리치니까 제 대학동기들도 만나기도 싫어요
너무 한심하네요.. 어디 털어놓을때가 없어서 익명의 힘을 빌려 글을 씁니다
너무 푸념만 가득인 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그냥 너무 힘들어서 주절주절했습니다
다들 그래도 즐거운 주말 되시길 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