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한 번아웃...어떻게 해야될까요
안녕하세요
커뮤니티 보면서 많이 공감도 하고, 때론 위로도 받다가 용기내어 제 이야기를 적어봅니다.
저는 직장생활은 20년차, 이 회사에서 일한지는 대략 7년정도 되어갑니다.
처음 이 회사에 신입으로 들어왔을때는 소위말하는 태움을 당했었어요.
직속사수분이 사내 친목+정치를 이용해서 손쉽게 저를 사내에서 고립시키셨고
직장내 갑질, 교묘한 따돌림, 막말, 틈만나면 시비걸고 휴가 못쓰게하기 등.. 돌아보니 참 다양하게도 괴롭히셨었네요.
저도 애매하게 끼인 나이에 입사해서 물러설 곳이 없었던지라....
미친듯이 일만하고, 실력으로 인정받겠다는 마음 하나만으로 버텼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대략 3년정도 버티니까 사수가 먼저 퇴사하더라고요.
퇴사할때도 업무 인수인계 안해주고 가서 한동안 거의 밤새우다시피 하면서 일한것 같아요.
사수가 없어지고 나니 드디어 고생 끝났고 내 시대가 열렸나보다 했었습니다.
근데 빌런 보존의 법칙이란 말이 있죠.
그뒤부터는 들어오는 신입들이 하나같이 이상했어요.
어쩜 그렇게 이상한 친구들만 쏙쏙 골라서 채용하나 인사팀에 물어보고 싶을정도로
어떤친구는 입사 둘째날 타 팀 선임이랑 멱살잡이하고 퇴사하고,
어떤친구는 인수인계 하는데 졸고, 대놓고 핸드폰으로 카톡하고 입 쩍쩍벌리고 하품하고
어떤친구는 안 씻고, 냄새나고, 위생개념이 박살나있고
또 어떤 친구는 상습적으로 1~2시간씩 지각, 조퇴, 당일 연차 사용하면서 아프다 힘들다 징징대고 자기 힘들다고 사무실에서 혼잣말로 욕하고 짜증내고 ㅎㅎㅎ
또 어떤 친구는 몰래 대화 녹취+메신져 캡쳐하고, 업무 실수한거 코칭하면 저장해둔 녹취+메신져 대화를 자기 유리한쪽으로 재편집해서 나는 억울하다고 주장하고...
그외에도 타 부서분이 다른 동료에게 저와 제 팀 욕을 하신걸 직접 목격한 적도 있고,
믿고 아꼈던 후임들이 계단에서 제 욕을 하는걸 직접 들은적도 있어요.
물론 중간중간 좋은 후임들도 있었고, 같이 으쌰으쌰 열심히 의지하며 일하는 동료도 생겼지만 힘들었던 기억이 더 오래 남아있는 것 같습니다.
서론이 길었네요. 그래서 저는 지금 심한 번아웃을 겪고 있습니다.
출근하려고 아침에 눈을 뜨면 가슴이 두근거리고 숨이 잘 안 쉬어질때도 있고
출근길에 쓰러져서 119타고 응급실에 실려간것도 한두번이 아닙니다.
병원가서 각종 검사를 했지만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고
살면서 처음으로 정신과도 가 본것 같아요.
어느덧 회사에선 중요한 위치에 있고, 윗분들은 저를 어떻게든 활용해서 최대한의 효율과 안정적인 운영, 더 나아가 기획이나 개발까지 제 능력이 무궁무진할거라 여기시는데
좋게 봐주시는건 감사하지만 저는 더이상 정말 아무것도 하고싶지가 않아요.
사실 지금 하고있는 일도 버겁고, 기억력도 예전같지 않아서 자꾸 잊어버리고 놓치고 실수하게되고, 정말 단순하게 늘 일상적으로 해오던 업무나 매일 쓰던 백오피스의 기능이 갑자기 기억이 나질 않아서 속으로 정말 큰일났구나 싶어 덜컥 겁이 날때도 많습니다.
물론 연차가 차면서 실수를 해도 빠르게 수습이 가능하다보니 아직까지는 크게 티가 나진 않지만, 조만간 큰 사고 칠것같아서 제 스스로가 두렵고 그냥 점점 더 늪으로 빠져드는 기분이예요.
퇴사하면 되지 않느냐.. 하실 수 있지만,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막막해요.
나이도 경력도 적지 않은데 이직이 가능할지도 두렵고....
저만 바라보고 있는 팀원들을 생각하면 눈에 밟히고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이러다 언제 과로사할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내려놓질 못해서 오늘도 버티며 야근을 하고 있습니다.
리멤버에는 저보다 경험이 많고 지혜로운 선배님들이 많고
저와 비슷한, 또는 저보다 더 힘든 생활을 딛고 일어서신 분들도 많던데
이런 힘든 시기를 어떻게 견디셨는지 조언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