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외상센터를 보고 넋두리 해봅니다.
제가 소속된 집단과 다른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리멤버를 종종 들어옵니다. 저는 대학병원이 아닌 종합병원에 근무하는 의사입니다.
오징어 게임에 이어 ‘중증외상센터’를 보게 되었습니다. 픽션적인 면이 강하지만 현직 의사의 감수가 많이 들어간 드라마답게 현실 상황도 중간중간 매우 잘 반영이 되어있습니다.
정말 재밌게 보고 있지만 가슴 힌편에서 안타까움이 남습니다. 오래전 ’허준‘ 드라마가 히트하면서 한의대 인기가 급상승한 적이 있습니다. 그만큼 대중 매체에 보여지난 이미지가 중요한데요. 중증외상센터에서 보이는 외상외과의는 한마디로 ’영웅‘으로 보입니다. 저도 한 때 꿈꿨던 모습이었으나 현실의 벽에 물론 부딪히게 되었네요.
의대를 입학하면 많은 선배들 앞에서 자기 소개를 하는 시간이 있습니다. 제가 학생이던 2000년대 초반만 해도 100명 학생 중에 5명 정도는 현실과 동떨어진 이상을 쫓던 신입생이 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나는 슈바이처의 정신을 따르고 싶다, 피를 보는 외과 의사가 되고 싶다 등등.. 실제 이중에서 바이탈을 보는 외과는 5명 중 1명이 가고 나머지는 개원에 유리하고 환자를 보지 않는 과로 가기 태반입니다.
제가 지금 안타까운 것은, 의정 갈등 1년을 겪은 앞으로는 현실과 동떨어지는,, 돈이 되지 않는 의사를 하겠다 하는 의사가 전혀 나오지 않을 상황인 것입니다.
의정 갈등이 없는 상황에서 ‘중증의료센터’와 같은 드라마가 등장했더라면 분명 외상외과 관심과 함께 머뭇거리던 지원자도 생겼을테지요. 최근 단국대병원 외상외과 여자 교수님 (제가 성함을 기억 못해 죄송합니다.) 께서 현재 상황을 잘 정리해 주셨습니다.
백강혁 교수가 이야기 하죠. 중증외상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다.
이 글을 읽는 분들 본인, 그들의 가족, 그리고 심지어 저마저도 예상치 못한 사고는 일어날 수 있습니다. 앞으로 10년 이내, 저는 많이 걱정이 됩니다.
백강혁이라는 카리스마 넘치고 유쾌한 기질에 웃고 즐길 수도 있겠지만 앞으로 우리 사회에 백강혁이 더 나올 수 없는 현실에 씁씁한 일요일 밤, 월요일 새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