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했습니다
https://lnkd.in/gajwVTEx
유난히 길고 어려웠습니다.
늘 그랬듯 제 역할은 화면과 기능을 기획하는 일이 주된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출시가 가까워질수록 제가 가장 많은 시간을 쓴 곳은 조금 달랐습니다.
화면에 보이는 숫자가 어디서 오는지 추적하고,
서로 다른 데이터 공급사의 기준을 맞추고,
예외 케이스를 하나씩 발견하고,
누가 어디까지 판단해야 하는지 정하고,
한 번 발견한 문제를 다음에는 사람이 다시 찾지 않아도 되도록 규칙과 운영 방식을 짜보고
처음으로 ‘제품을 만든다’는 말을 조금 다르게 이해하게 됐습니다. 좋은 화면을 만드는 것만으로는 제품이 굴러가지 않습니다.
데이터가 신뢰할 수 있어야 하고,
예외가 생겼을 때 판단할 기준이 있어야 하고,
사람 사이에 역할과 책임이 연결되어 있어야 하고,
같은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운영체계가 학습해야 합니다. 여기에는 물론 AI도 꽤 깊이 들어왔습니다.
하고 싶은 일도 생겼습니다. 저는 AI를 누구나 그렇듯 일을 빨리 하기 위한 도구로 썼지만, 점점 검증하고, 기록하고, 패턴을 찾고, 규칙을 축적하는 동료에 가까워졌습니다. 사람이 판단하고 AI가 보조하는 단순한 구분보다는, 사람의 판단이 다시 시스템의 규칙이 되고, 그 규칙이 다음 판단을 더 좋게 만드는 구조를 만드는 쪽에 관심이 생겼습니다.
돌이켜보면 저는 예전부터 복잡하게 얽힌 것을 풀어서 구조를 만들고, 실제로 굴러가는 상태까지 가져가는 일을 좋아했던 것 같습니다. 다만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그 대상이 기능이나 화면을 넘어
데이터 → 제품 → 운영 → 조직 → AI까지 넓어졌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정말, 너무 힘들었습니다.
1년 반. 오랫동안 준비한 프로젝트였고, 출시 직전까지도 새로운 문제가 계속 나왔습니다. 0-1에서는 당연한거겠죠. 스스로 잘하고 있는 건지 의심했던 순간도 많았고, 그냥 버틴 날도 많았습니다.
그래서 하나를 실제 세상에 내보낸다는 무게를 처음으로 온전히 느꼈습니다. 출시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니, 앞으로의 여정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도와주신 모든 분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