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차 경력자인데, 이직 몇 달 만에 무너지고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어디 하소연할 곳도 없고, 속이 너무 답답해 글을 올려봅니다.
저는 직장 생활만 16년 이상 해온 연차 있는 팀장급 직장인입니다. 산전수전 다 겪었다고 생각했는데, 얼마 전 이직한 지금 회사에서 제 인생 최대의 위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입사한 지 겨우 몇 개월밖에 안 되었는데 요구하는 수위와 업무량이 말도 안 되게 높습니다. 매일 야근은 기본이고, 미팅을 위한 미팅 자료를 만드느라 정작 본업은 손도 못 대는 지경입니다. 리더들의 끝없는 요구사항, 과도한 업무 지시, 과도하게 디테일한 질문과 팔로업까지... 진짜 숨이 턱턱 막힙니다.
더 힘든 건 보스의 태도입니다. 현황과 고충을 이야기하면 돌아오는 대답은 늘 차갑습니다.
"그래서 포인트가 뭐야? 정확히 어떤 support가 필요한 건지 말해."
솔직히 문제의 원인 대부분이 리더들의 비효율적인 일 처리와 과도한 개입에서 비롯된 건데, 이걸 어떻게 대놓고 말하겠습니까. 예전에 인력이나 리소스가 더 필요하다고 언급했을 때도 "왜 필요한데?"라며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으로 취조하듯 물어봐서, 이제는 아예 입을 닫게 되었습니다.
16년 넘게 일하면서 온갖 조직을 다 경험해 봤지만, 진짜 이런 회사는 처음 봅니다. 이제는 아침에 눈을 뜨고 회사에 가는 것 자체가 공포스럽고 죽을 만큼 힘듭니다. '내가 왜 이런 곳으로 이직했을까' 하는 자괴감에 밤마다 밤잠을 설칩니다.
그렇다고 당장 포기하자니 어렵게 이직해 놓고 몇 달 만에 나가는 제 자신이 한심해 보이고, 어떻게든 버텨내야 이번 이직을 정당화할 수 있는 게 아닌가 싶어 마음이 너무 복잡합니다.
정말 이 악물고 버티는 게 맞는 걸까요? 아니면 제 정신건강을 위해서라도 빠르게 결단을 내리는 게 맞을까요? 빠르게 결단을 내린들 요즘같은 시기에 고연차 이직이 가능할지도 모르겠네요. 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