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이 정도의 결혼생활은 하시나요?
결혼한지 5년 좀 안됐고 아이는 없습니다.
결혼 초에 배우자가 크게 신뢰를 깨는 행동을 했던 적이 있고 그 때문에 한 1년은 미친 사람처럼 살았는데, 그래도 그간의 정과 친정부모님의 만류, 사회적 체면을 생각해 내가 참고 잘 살아보자고 결심한 후 이것까지는 제가 감수하기로 했습니다.
그 이후의 삶에서 딱히 배우자가 가정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하는 것 같지 않습니다.
몇년동안 부부관계가 없고, 아무리 힘들다고 말해도 대화도, 상담도, 치료도, 어떤 노력도 안 합니다.
어쩔 수 없다, 바쁘다를 반복하며 하루에 12-16시간씩 회사에서 보내고 오고 주말에도 어물쩡 변명식으로 통보하며 출근을 합니다. 그래서 사소한 대화를 포함해서 부부가 같이 보내는 시간이 일주일에 6시간이 채 되지 않습니다.
배우자가 정서적인 대화가 안 됩니다. 일상 대화도 못하고, 문제에 대해 서로 생각과 감정을 이야기하고, 해결책을 찾고, 솔직한 마음을 터놓는 행위가 일절 불가능합니다. 회피형 성향이 너무 심해 30분 이상 진지하게 대화를 하면 그 뒤로 그냥 침묵하고 입을 닫습니다. 대화가 유의미한 결론에 이르지 못한 채 여러 관계의 문제가 몇 년째 곪아가고 있습니다.
이렇게 껍데기 뿐인 가정생활을 유지하느니 제가 죽던지 혼자 살던지 해야겠다고 말을 했더니, 본인은 이혼하기는 싫지만 솔직히 저를 공감도 못하겠고 무슨 노력을 해야할 지 모르겠다고 본인도 이제 벽을 느낀다고 합니다. 그 뒤로는 그래서 뭘 어떻게 하자는 건지 아무 대화가 없습니다. 다음날 아무일 없었던 것처럼 혼자 생활을 이어나가는 배우자를 보면서 이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10년, 20년, 30년 계속되면 저 뿐만 아니라 제 자녀의 부모로서 정서적으로 결핍을 크게 안겨줄 것 같다는 생각에 앞으로 가족계획도 세우지를 못하겠습니다.
배우자는 제가 너무 불만이 많고 싫어하는 게 너무 많다고 합니다.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이제는 내가 유별난 건지 아니면 상황이 더 이상 견디기 어려울 만큼 나를 짓누르는 건지 이성적으로 판단할 에너지도 남지 않아있습니다. 우울감이 너무 심해서 제 대인관계는 이미 몇년 전부터 사막같네요.
다 그만 두고 싶은데, 모든 결혼생활이 이정도는 힘든가요? 다들 이정도는 견디고 살면서 또 사회에 나오면 밝게 웃고 밥도 먹고 커피도 마시고 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