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화를 일부로 노린거 같습니다. (전북 남원시 스벅 앞)
여자친구와 주말에 남원으로 여행을 갔다가 작은 화재를 목격했습니다.
남원에는 차량 도로와 인도 사이에 폭 30cm 정도의 경관수로가 있는 곳이 있습니다. 아주 맑은 물이 계속 흐르는 모습이 보기 좋더군요.
근처에서 주문한 케이크를 기다리며 차 안에서 넷플릭스를 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연기가 나기 시작하면서 사람들이 몰려들었습니다.
종량제봉투 하나가 가득 차 있는 쓰레기와 옆에 있던 박스에서 불이 났고, 지나가던 시민 한 분이 다행히 경관수로에서 일회용 플라스틱 컵으로 물을 떠와 불을 꺼주셨습니다.
처음에는 자연 발화인 줄 알았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누가 뭘 한 것 같다는 느낌이 전혀 없었거든요.
그래도 혹시 몰라 블랙박스 영상을 따로 저장해 두고 확인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사이 경찰차 3대, 119 구급차 2대, 화재 진압 차량 여러 대가 도착했고, 경찰관분들과 방호복을 갖춰 입은 소방관분들이 그 더운 날씨에도 계속 현장을 확인하고 조사하시더군요.
큰일은 없었으니 저는 계속 블랙박스를 확인하고 있었습니다. 이후 영상을 계속 보면서 상황을 더 자세히 파악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여자친구가 갑자기
"오빠, 저분 옆에 경찰이랑 소방관분들이 있는데도 길에서 담배를 피우면서 걸어가는 걸까?"
라고 말하더군요.
저도 그 모습을 보면서 '저 상황에서 저렇게 행동한다고?'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 기준에서는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이었고, 그래서 처음부터 다시 블랙박스 영상을 확인하기 시작했습니다.
영상을 확인해 보니 한 여성이 담배꽁초를 충분히 끄지 않은 상태로 쓰레기 더미 방향으로 던지는 장면이 보였고, 이후 그 지점에서 연기가 발생하는 모습도 영상에 담겨 있었습니다.
저도 흡연자라 담배꽁초로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더 의아했습니다. 담배를 끄는 동작도 없이 그대로 던지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입니다.
이후 시민분이 불을 끄고, 경찰과 소방관분들이 현장에 도착하는 장면을 계속 보는데 이상한 점이 하나둘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제 개인적인 인상일 수도 있지만, 화재가 발생한 장소 바로 옆을 지나가면서도 현장을 한 번도 쳐다보지 않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화질이 아주 선명한 것은 아니지만 제 눈에는 웃는 듯한 모습으로도 보였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난 뒤 다시 담배를 피우며 화재 현장 근처를 지나가는 모습도 영상에 남아 있었습니다.
보통 일반적인 사람이라면 길을 걸으며 담배를 피우다 무심코 담배꽁초를 버렸다고 하더라도, 그게 자신 때문에 난 불이라고는 쉽게 생각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굳이 다시 화재 현장 근처를 찾아오거나 그 주변을 지나갈 이유도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영상 속 그 여성은 경찰관분들과 소방관분들이 현장을 확인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다시 담배를 피우며 화재 현장 근처를 지나갔습니다. 제 기준에서는 그 행동이 너무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물론 그 행동의 이유나 의도는 저도 알 수 없습니다. 다만 블랙박스 영상을 여러 번 돌려봐도 그 행동들이 계속 의문으로 남았고, 그래서 더 유심히 영상을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혹시 몰라 전체 영상은 모두 보관해 두었고, 당시 현장에 계셨던 소방관분께도 꽁초를 던지는 영상과 화재 진화 뒤 담배를 피며 가는 모습을 전달해 드렸습니다.
뉴스에서 웹툰에서 볼 법한 일을 직접 겪게 될 줄은 몰랐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