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혼 그 후
평소 일상과 다를 바 없던 그 날, 청첩장 모임을 계획하던 그 밤,
상대방은 느닷없이 외식을 하자며 내가 좋아하던 식당으로 데리고 갔다.
신발을 사주면 떠난다는 미신 때문에 신발 사주기 싫다던 그 사람은, 외식하기 전 가게에 들러 나에게 신발을 선물했다.
그렇게 이별 후 모든것이 무너졌다.
음식을 먹을수도, 잠을 잘수도 없고 혹여나 밖에 돌아다니면 그 사람을 만날까봐 집에만 박혀 있었다.
퇴근 길에 소주 한병사서 마시고 새벽녘 겨우 잠들었다가 금새 깨서 울고 피곤함을 안고 출근하면 바쁜 일상속에 잊었다가 문득 떠오르면 화장실로 달려가 울었다.
가슴이 너무 아파서 심장을 도려내고 싶었다.
우울증이 찾아왔다.
힘내라는 가족들 위로와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 질거라는 친구들 위로가 더 마음이 아팠고 나를 고립되게 만들었다.
아파트 베란다를 보면 뛰어내리고 싶고, 칼을 보면 찌르고 싶고,
강을 보면서 자살할 장소를 찾았다..
내 생일에 떠나고 싶어 핸드폰 메모장에 유언과 통장 비밀번호들을 적어두고 마지막 인사를 하기 위해 그 동안 멀리했던 친구들을 만났다.
이제 괜찮냐는 친구들 말에 이제 다 잊을거야, 괜찮아 질거야 웃으며 대답했다.
마지막으로 가족을 만나러 간 날..
아무라 웃어도 나를 사랑으로 키운 어머니의 눈을 속일 수 없었다.
지금 내 눈은 사람의 눈이 아니라며 새벽 내내 내 옆을 지키시고, 다음날 빨개진 눈으로 나를 끌어안고 우셨다.
제발 살아달라고, 버텨달라고, 목놓아 우시는 모습을 보며 마음을 다잡았다.
술도 끊고 운동도 시작했다. 그 사람이 보고 싶은 날이면 몇시간이고 밤새 울었다. 그렇게 이별을 받아들이고 그 사람을 잊기로 했다.
어느새 2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지금,
2025년이 끝나갈 무렵 얼마전부터 새로운 사람을 만나 행복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시간이 약이라는 말이 그때는 너무 듣기 싫었는데, 결국엔 시간이 약이더라구요 😀
2025년도 잘 버텨냈고 내년도 내후년도 잘 버텨내려고 합니다.
힘든시기를 보내고 계신 분들도 좋은 날씨의 산뜻함, 커피 한잔의 따뜻함을 느끼며 이겨내셨으면 좋겠습니다.
모두 2025년 고생많으셨고, 화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