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인테리어 전에 꼭 봐야할 글
병원 인테리어를 준비하시는 분들이 가장 많이 걱정하는 건 의외로 비슷합니다.
공사 중에 문제가 생기지는 않을지
개원하고 나서 다시 뜯어야 하는 건 아닐지
소음, 동선, 법규 때문에 운영에 지장이 생기진 않을지
인테리어 업체 말만 믿어도 되는지
디자인보다 불안함이 먼저 오는 경우를 저희는 많이 봐왔습니다.
그래서 포커스 정신건강의학과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저희가 가장 먼저 한 일은 ‘어떻게 예쁘게 만들까’가 아니었습니다.
시공을 모르면 반드시 문제가 생기는 지점들 병원 인테리어를 준비하시는 분들이
디자인만큼이나, 아니 그보다 더 많이 걱정하는 게 있습니다.
“공사 끝나고 나서 문제 생기지 않을까요?”
“운영하다가 다시 뜯어야 하는 건 아니겠죠?”
이 질문은 지극히 정상적인 질문이고, 대부분 시공 문제를 한 번쯤 겪어본 분들이 하시는 말입니다.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디자인 이야기는 최대한 덜 하고, 인테리어에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하는 시공의 핵심을 정리해보려 합니다.
병원 인테리어는 왜 시공이 더 중요할까
병원은 주거 공간이나 상업 공간과 다릅니다.
하루 사용 시간이 길고
반복 사용 빈도가 높고
문제가 생겼을 때
“그냥 참고 쓴다”가 거의 불가능한 공간입니다.
특히 진료과에 따라 시공의 기준 자체가 달라져야 합니다.
그런데 많은 병원 공사 현장에서 이 차이가 설계와 시공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습니다.
1. 수도·배수
“물은 무조건 문제를 일으킨다”는 전제로 접근해야 합니다
병원 인테리어에서 가장 자주 문제가 생기는 부분은 단연 수도와 배수입니다.
- 물이 샌다
- 배수가 느리다
- 특정 시간대에만 역류한다
이런 문제들 대부분 공사 이후가 아니라 설계 단계에서 이미 결정된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내과, 치과처럼 물 사용량이 많거나 이물질이 지속적으로 유입되는 진료과에서는
- 배관 굵기
- 경사
- 트랩 구조
- 점검 가능 여부
이 네 가지가 처음부터 함께 설계되어야 합니다.
“일단 연결해두고 보자”는 접근은 거의 반드시 문제로 돌아옵니다.
2. 전기
“겨울에 전기 내려간다”는 건 우연이 아닙니다
병원에서 전기 문제는 대부분 겨울에 발생합니다. 난방기, 의료기기, 조명, 콘센트가
동시에 사용되면서 차단기가 버티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건 기계 문제가 아니라 부하 계산의 문제입니다.
- 진료과 특성에 맞는 전력 산정
- 의료기기 사용 패턴
- 동시에 켜질 가능성에 대한 가정
이게 설계 단계에서 정리되지 않으면 공사 후에는 해결 방법이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전기 도면을 볼 때 “이게 가능한가”보다 “이 상황이 동시에 발생할 수 있는가”를 먼저 봅니다.
3. 소방
“안 걸리면 된다”는 기준은 가장 위험합니다
소방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부분일수록 문제가 됩니다.
- 방염 처리 누락
- 규격이 맞지 않는 전기관
- 형식적으로만 맞춘 마감
검사 때는 넘어가지만, 운영 중 문제가 생기면 모든 책임은 병원으로 돌아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X-ray실 납문처럼 누가 봐도 중요한 부분은 대부분 잘 지켜집니다.
문제는 기본인데 잘 보이지 않는 부분입니다.
그래서 병원 인테리어에서는 소방을 “검사용”이 아니라 운영 기준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4. 차음과 소음
정신건강의학과에서 특히 중요한 부분.
정신건강의학과, 상담 중심 병원에서는 차음 문제가 곧 병원의 신뢰도와 직결됩니다.
그런데 차음은 벽을 두껍게 한다고 해결되지 않습니다.
- 벽
- 문
- 천장
- 설비 관통부
이 중 하나만 놓쳐도 소리는 새어 나갑니다.
특히 시공 단계에서 “이 정도면 되겠지”라고 넘어간 디테일들이 운영 중 가장 큰 스트레스로 돌아옵니다. 그래서 차음은 설계 + 시공 + 현장 관리가 같이 가야 하는 영역입니다.
5. 병원 시공에서 가장 중요한 것
‘다시 고칠 수 있는가’
병원 인테리어에서 모든 문제를 100% 막는 건 불가능합니다. 변수는 언제나 존재합니다.
그래서 저희가 시공을 볼 때 항상 기준으로 삼는 질문이 있습니다.
“나중에 문제가 생기면 다시 손댈 수 있는 구조인가?”
- 점검이 가능한가
- 접근이 가능한가
- 부분 수정이 가능한가
이 기준이 없으면 작은 문제 하나 때문에 전체를 다시 뜯어야 하는 상황이 생깁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렇게 준비합니다 저희는 병원 인테리어를 “지어놓고 끝나는 일”로 보지 않습니다. 설계 단계에서 문제를 최대한 가정하고 시공 단계에서 그 가정을 검증하고 운영 단계에서 실제 사용을 확인합니다. 이 과정이 번거롭고, 시간도 더 들고, 비용도 더 들어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병원은 한 번 열면 쉽게 멈출 수 없는 공간이기 때문에 이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정신건강의학과는 왜 더 조심해야 할까”
정신건강의학과는 다른 진료과보다 훨씬 민감한 공간입니다.
상담 내용이 외부로 새지 않아야 하고 환자 동선이 최대한 겹치지 않아야 하며 작은 소음, 진동, 기계음에도 공간의 신뢰도가 무너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이 프로젝트를 단순한 인테리어가 아니라 운영 안정성이 핵심인 공간으로 정의했습니다.
디자인보다 먼저 이야기한 것들
초기 미팅에서 저희가 원장님께 먼저 드린 질문은 이런 것들이었습니다.
- 하루에 상담실이 몇 시간, 어떤 밀도로 사용되는지
- 가장 민감하게 느끼는 소음은 무엇인지
- 직원 동선과 환자 동선이 언제 겹치는지
- 개원 후 가장 걱정되는 상황은 무엇인지
이 질문들은 디자인을 하기 위한 질문이 아니라, 문제가 생길 수 있는 지점을 찾기 위한 질문이었습니다.
시공을 모르면 설계는 의미가 없습니다
병원 인테리어에서 많은 문제가 디자인이 아니라 시공 디테일에서 발생합니다.
- 벽은 분명 막혀 있는데 소리가 샌다
- 배수는 연결되어 있는데 막힌다
- 전기는 정상인데 겨울에만 내려간다
이런 문제는 현장에서 갑자기 생기는 게 아니라, 설계 단계에서 이미 결정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시작할 때부터 “이게 실제로 시공 가능한가”, “현장에서 어떻게 만들어질 것인가”를 같이 검토합니다. 도면은 예쁘게 보이기 위한 그림이 아니라, 현장에서 흔들리지 않기 위한 약속이기 때문입니다.
의사들이 가장 걱정하는 부분에 대해 원장님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이런 말들을 자주 듣습니다.
“인테리어 끝나고 나서 계속 문제가 생길까 봐 걱정돼요.”
“공사할 때는 괜찮다더니 막상 열고 나니까 불편한 게 많더라고요.”
저희는 이 걱정을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문제 없을 겁니다”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대신 어디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는지 어떤 부분은 조정이 필요할 수 있는지 개원 후에도 체크해야 할 지점은 무엇인지 를 미리 말씀드립니다.
완벽하다고 말하는 것보다 예측하고 대비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시공 이후까지 포함한 준비
포커스 정신건강의학과 프로젝트에서도 저희는 공사 완료를 끝으로 보지 않았습니다.
- 실제 운영 중 체감 소음
- 문, 손잡이, 조명 같은 반복 사용 요소
- 상담실 사용 패턴에 따른 미세 조정
이런 부분들은 개원 이후에야 드러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사후 대응까지 염두에 두고 접근했습니다. 병원은 “지어놓고 끝나는 공간”이 아니라 계속 사용되며 검증되는 공간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프로젝트를 기록하려 합니다
어떤 문제를 먼저 가정했고
어떤 기준으로 설계했고
시공 단계에서 무엇을 중요하게 봤는지
이런 이야기들이 병원을 준비하시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다음 글에서는 실제 공간과 함께 구체적인 설계와 시공 이야기를 하나씩 풀어보려 합니다. 병원 인테리어는 결국 디자인보다 신뢰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이 글을 읽고
“이 팀은 생각을 많이 하는구나”
“한 번쯤 이야기해봐도 되겠다”
라고 느끼셨다면, 그걸로 충분합니다.
저희와 함꼐 프로젝트를 진행하지 않더라도, 병원 인테리어 하시는 다양한 인테리어 스튜디오, 병의원 개원 컨설턴트, 당사자이신 원장님들도 꼭 이 글을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