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기획은 숫자로 시작하자!
최근에 자가격리를 경험하게 되었다. 백신을 3차까지 맞았고 머스크도 열심히 썼지만, 굳이 들어오겠다는 놈을 막을수는 없었나 보다. 잠시 자괴감에 빠지기도 했지만, 그래도 인간관계가 나쁘지 않았다는데에 방점을 찍고 건강(?)한 격리생활을 하기로 마음먹고, 두권의 책을 주문했다.
두권의 책 중 한권은 “숫자는 어떻게 진실을 말하는가”라는 것이었다. 평소에도 기획업무를 하면서 숫자의 중요성을 강조해 오던 습관때문에 관심이 가서 주문을 한 것 같다. 이 책의 에필로그에서 저자는 이런 말을 한다.
“숫자는 거짓말하지 않는다. (중략) 숫자가 상당히 신뢰할 만하고 나무랄데 없이 정확하더라도 더 넓은 맥락에서 살펴봐야 할 필요가 있다. 절대가치를 정확한 근거 아래 평가하려면 때로는 상대적이고 비교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미세한 차이에 근거한 경직된 순위는 올바른 정보를 전달하지 못하고, 자칫하면 오해를 불러일으킨다. 의심하고 경계하며 끊임없이 의문을 제기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숫자를 보고 의사결정을 하되, 명목상으로 눈앞에 보이는 숫자를 그대로 믿기 보다는, 그 이면에 어떤 현상이 있는지, 숫자와는 다른 메시지는 없는지 확인해 보라는 의미로 받아들였다.
격리기간중에 직원들과 HR 전략 수립에 대한 회의를 화상으로 수차례 진행했다. 자가격리라고 하지만, 재택근무라서 그나마 시간이 빨리 지나간 것 같아서 IT가 제공하는 신문물에 감사하는 편이다. (물론 직원들은 집에서도 불러대는 상사에게 불만이 있을수도 있지만, 코로나가 극성이더라도 회사를 움직여야 하기에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조직과 사람에 대한 현상을 숫자로 분석하고, 그러한 숫나가 나오는 이유가 무엇인지 하나하나 분석해 가면서, 다시한번 숫자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현장의 숫자에서 멀어진 경영자들은 경험치에 근거한 감과 생각을 바탕으로 지시를 매리는 경우가 많다. 팩트에 해당하는 수치에서 오류가 발생할 뿐더러, 근본 원인이 무엇인지 보다는 결과를 중시하는 의사결정을 하기가 쉽다.
그래서 평소에 무언가 판단을 하려고 할때 세가지는 깁본적으로 하려고 노력한다. 첫째, 답을 내려는 질문이 무엇인지 글로 표현해 적는다. 생각이 정리되지 안으면 질문을 정확하게 적을 수 없기 때문이다. 둘째, 질문을 다하는데 필요한 데이터가 무엇인지 또 적는다. 큰 질문을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데이터가 무엇인지, 왜 이런 데이터가 나왔는지 적는 것이다. 셋째,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Why?”를 세번 적는다. 사실 세번도 적기 힘들기 때문에, 네번째 why 부터는 직원들과 미팅을 하며 적어간다. 나의 지식의 한계를 직시하는 것이다.
전략이라는 것은 수십년의 경험을 한 경영자의 머리에서 순식간에 나오는 것이 아니다. 전략은 회사를 경영하면서 마주치는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현실적인 것이라고 생각한다. 경영을 잘하는 경영자들은 평소에 스스로 질문을 하고, 데이터를 통해 답을 찾으려고 노력해 온 사람들일 것이다.
전략기획을 하는 나는 오늘도 어딘가에 질문을 적고, 숫자를 찾아본다. 아마 내일도 그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