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핀 사용기
최근 사업자 부가세 및 연말정산, 사업소득 관리 때문에 시간을 꽤 낭비하다가 스타트업 중 머니핀이라는 곳을 알게되서 써본 사용기 후기 올립니다.(참고로 세무관련 자격증 10년차입니다.)
회계 세무는 사실 IT지식이 좀 있으면 웹/앱 만들기 꽤 편하고 요구되는 기술수준도 그리 높지 않은 편입니다.
엑셀로 비교한다면, 약간의 vba는 써야 하지만, 구글 검색하면 대부분 코드 나와있는? 정도라고 생각하시면 될 거 같습니다.
물론, 엑셀의 vba만으로도 홈택스에서 신고에 필요한 정보 그대로 뽑아내는 것도 가능은 합니다. 그렇게 까지 할 이유가 없기 때문에 제작이 안 되고 있는 거구요.
또 홈택스에서도 엑셀 기반으로 기장을 할 수 있는 vba엑셀 파일도 공개해놓고 있고 본인들이 쓰는 api 를 공개 자료실에 업로드도 해놔서 파이썬 좀만 쓸줄알면 굳이 머니핀같은 앱 안써도 혼자서 작성-신고 자동으로 가능합니다.
(물론 이 또한, 굳이 영세 자영업자나 스타트업 대표가 그거 분기에 한 번, 일년에 한 번 신고하는 것 때매 파이썬 자동화프로그램을 만들 이유가 없기 때문에 그냥 직원 고용하고 2-3일 고생해서 수기로 하나하나 입력해서 신고하는 거죠)
본론으로 와서, 머니핀의 기능은 크게 3개 정도인 것 같습니다.
1. 내가 쓴 지출액을 각 카드사와 회사계좌를 머니핀에 연동시켜서 자동 장부작성 및 신고할 목록을 만든다. - 스크래핑
2. 스크래핑으로 만든 목록을 회계 및 세무계정을 자동 분류한다 - 회계자동분류모듈(후에 좀 더 자세히 서술할게요)
3. 1~2번에서 작성된 장부와 계정분류를 통해 vat, 종합소득세, 법인세(스타트업의 경우)의 자동 신고파일을 만들어 신고해준다 - 유료(1만원~3만원, 근데 아이러니하게 가장 쉬운 부가세가 3만원이고 종합소득세가 1만원으로 제일 싸네요. 이해가 안가는데...어쨋든)
1번 스크래핑 기술은 토스, 뱅샐 이후에 이제 보편화된 기술이라 사실 이제 기술이라 보기는 애매합니다. 그리고 스크래핑에도 난이도가 있는데 일반 네이버나 다음 같은 포털이나 커뮤니티의 내용을 스크래핑하기 위한 id, pw 입력 기반으로 인증세션을 얻는 스크래핑이 가장 쉬운 난이도이고(이건 파이썬 입문자도 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공인인증서를 통해서만 로그인이 되고 공인인증을 통해 얻은 세션으로만 접근이 가능한 정보들을 스크래핑하는게 가장 난이도가 있고 가격으로 환산하면 비싼 방식입니다.
그런데 아쉽게도 머니핀은 가장 쉽고 가장 싼 id pw 방식의 스크래핑 방식을 쓰고 있습니다.
뭐, 스크래핑 되기만하면 난이도야 상관없는 거 아닌가 하겠지만, 문제는 이용자가 해야될 게 id pw방식이 공인인증서 방식보다 많다는 거지요.
id pw 방식으로 적용하는 스크래핑 기술은, 이용자가 일일이 머니핀에 스크래핑 해야되는 사이트의 id랑 pw를 다 알려줘야 하는 굉장히 불편한 문제가 있고
조금 더 큰 문제는 id, pw는 머니핀에 저장이 되는 방식이기 때문에 (물론 그럴 가능성이 낮기는 하겠지만) 만약 머니핀 직원 중 누군가가 나쁜 맘 먹고, 고객이 입력한 id, pw 목록 들고 퇴사해서 고객의 카드 사이트에 들락날락할수 있다는 점입니다.
물론, id pw만 가지고는 이체가 되지 않기 때문에 돈을 빼갈 순 없겠지만 고객의 기본 정보는 얼마든지 더 가져갈 수 있긴 하죠~
2. 번 계정 자동분류 기술. 이것 또한 약간 실망한 부분이긴 합니다. 이미 뱅샐, 토스, 그 외 가계부 어플들에서 카드 지출내역을 소비한 실제 목적에 맞게 선분류해주는 모듈이 개발되어있고 굳이 그걸 차용해서 쓰지 않는다 하더라도, 머니핀에서 제공해주는 계정 자동분류의 tag개수 자체가 너무 적다는 점에 미뤄봤을 때 그냥 가맹점-예상 계정명 1:1 vlookup 엑셀 테이블 정도 수준에 지나지 않네요.
관련 오픈소스들 뒤져보면 딥러닝으로 분류해주는 모듈들도 있는데 적용하는 방법을 모르고 모르니 발생할 수 있는 mis-matching에 대해 대응할 자신이 없었다는 인상이 드네요.
또 이렇게 1:1 엑셀 매칭으로 한 것들도 결국엔 소비자가 직접 일일이 보고 다 수정해야 되긴 합니다. 정확도가 90% 수준이라, 10%의 오류를 잡으려면 결국은 다 봐야 합니다. 그리고 아예 분류가 안 되는 지출들도 5%정도는 계속 발생해서 역시나 결국은 일일이 다 보고 계정 직접 분류해줘야 합니다.
3. 그나마 유일하게 기술이 적용된 부분이긴 한데 자동 신고 기능 부분입니다.
그러나 이 역시 아까 서두에 말한 것처럼 이미 국세청 자료실에서 자동신고에 대한 api가 공개되어있기 때문에 결국 머니핀이 한 것은 그 구현된 api 그대로 머니핀에 사용자가 직접 id, pw입력하고 계정 분류 수기로 수정한 내용 api에 적용만 결과가 되네요.
쓰다보니 악평이 된 것 같은데, 절대 오해는 안 하셨으면 좋겠는 부분은 저도 tax출신 회계법인 사람으로서 이런 류의 회계, 세무 app들이 좀 더 많이 나와 회계 세무업계가 좀 더 발전했으면 하는 사람이고 머니핀 또한 지금 수준에 머물러 있지 않고 계속해서 발전할 거고 그랬으면 좋겠다고 바라는 사람입니다.
특정 업체를 비방하거나 서비스를 깔아뭉개려는 의도는 추호도 없다는 점은 알아주셨으면 좋겠네요.
다만, 이런 어플을 이용하는 사람은 거의 대부분 자영업자나 매우 조그만 스타트업 정도가 될 것인데 이정도 서비스로 주 사용자에게 이정도의 금액을 받는 게 적절한가는 (물론 돈 내고 쓰겠다는 사람이 만족하고 썻다고 하면 할 말은 전혀 없습니다. 돈은 쓴 사람이 효용을 얻었다고 생각하면 그 가치를 다 한 것이니까요) 조금 많이 의문입니다.
앞으로도 이런 회계 세무 어플들이 좀 더 많이 나오고 이슈화도 되고 발전을 계속 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