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 중인 어머니 치료,생활,부양에 대한 의견
맘카페에 어울리는 글일지 모르겠으나, 원가족의 가계 상황과 어머니 투병을 지원하는 저의 고충, 죄책감과 현실감 사이에서 균형을 찾고 싶어 의견을 여쭙니다.
안녕하세요. 저의 상황은 30대 직장인, 결혼 2년차 맞벌이 부부, 난임치료를 병행중입니다.
원가족의 가계 상황은 음 늘 안 좋았고 하루 벌어 하루 사는 가정이었어요. 아버지는 귀가 얇아 이런저런 사건을 내며 빚을 지거나, 다른 사람에게 돈을 빌려주고 못 받은 돈도 엄청 많습니다. 그래서 10년~20년 부모님에게 생활비를 지원해 왔고요, 그 외 집안 이슈, 병원비, 수술비는 항상 지원했고요. 아버지는 현재 수입은 있으나 생활비 정도만 충당하고 있습니다. 저와 손위형제는 그래도 부단히 노력해서 밥벌이하고 살고, 각자 결혼하여 가정도 꾸렸습니다.
어머니는 현재 암으로 1년 반 가까이 투병중이며, 월 1회 외래로 항암치료를 받고 그 외 모든 기간을 한방병원에서 면역주사 등 입원하여 생활중입니다. 약 1년간은 보험으로 치료비 충당이 되었는데, 그 이후 보험 면책기간이 되면서 치료비가 급격히 증가하였고, 이로 인해 6개월간은 오롯이 자비로 치료비, 생활비를 지원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항암치료 월 40~70만, 한방병원 월 200만, 그 외 자잘한 식비, 간식 배송비, 그 외 원래 지원하던 고정 생활비 80만원 (저와 손위형제 각 40만원)이 나갑니다.
이 치료비 부담에 대해 저와 손위 형제가 대략 6:4 또는 7:3 정도로 부담을 하기로 했습니다. (손위형제가 어머니 병원을 직접 모시고 가고 집이 병원 근처라 자주 왔다갔다 신경을 써주기 때문) 제 지원금액만 병원비 60%, 기존 생활비를 합산하면 월 200만원 정도더라고요... 이렇게 3개월 정도를 해 보니 치료비도 예상보다 더 나온 것도 있고. 손윗형제도 가계상황이 여유롭지는 못해서 엄청 부담인 상황입니다. 이미 할부로 결제했고 800만원 정도 갚아야합니다.
어머니가 한방병원에 있었던 이유는 면역주사 같은 게 있지만; 무엇보다 식사 제공이 가장 컸던 것 같습니다. 어머니가 거동이 불편한 것은 전혀 아니고, 다만 항암으로 인해 식사가 잘 안 되어 전반적으로 기력이 없으신 상태입니다.
그런데 병원비를 이렇게 빚을 지면서, 식사 제공과 일부 케어를 받고자 병원에 계속 계신 게 맞는 건지 생각이 들어, 퇴원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몇 개월만 버티면 다시 보험 지원을 받을 수 있음) 퇴원 후 집에 어머니가 계시면 아버지나 손위형제가 더 케어를 많이 해야 해서 힘들다는 입장입니다. 완전히 반대하는 건 아니었지만, 가까이 있는 아버지와 손위형제는 어머니 케어에 좀 더 에너지와 시간이 들어갈테니 힘들다고 합니다. 돈, 시간, 에너지는 등가교환이므로 돈이 없으면 다같이 에너지를 더 들여야하지 않을까요?
저는 친정집과 거리가 있어서, 가까이 있는 손위형제는 "너(글쓴이)는 멀리 있어서 모른다. 신경 쓸 게 얼마나 많은지" 라는 얘기를 들었고, 마치 저 때문에 퇴원을 결정한다는 듯한 말이 듣기가 싫었습니다. 퇴원 이후 제가 월 몇 회 음식을 해서 나를 계획은 말했습니다....
구하고자 하는 의견은 : 결과적으로 제가 어머니 퇴원을 앞장서서 진행한 사람이 된 것 같아, 마음이 좋지 않습니다. 제가 무리한 결정을 한 것일까요?
추가 질문은, 아버지, 어머니 두 분 모두 70대 초이신데, 어머니가 퇴원하면, 손윗형제는 아버지를 위해 가사도우미를 며칠에 한 번은 써야한다고 합니다. 아버지가 거동이 불편한 게 아니고 허리와 무릎은 좋지 않습니다. 저는 생각이 반반이긴 한데, 어떤 용역서비스를 이용하는 건 편리하죠. 그런데 빚은 계속 있는데 빚을 못 갚을 거면 다른 거에서라도 아낄 수 있게 직접 할 생각을 하는 게 맞지 않나 싶습니다... 제가 너무 가혹? 측은지심이 부족할까요...?
다들 노부모님 봉양 시, 노부모님의 생활 관련, 노부모가 직접 집안 일 못 하면 사람을 써서라도 하는 게 일반적인지와 식사 같은 건 어떻게 케어하시는지 여쭙습니다.
저는 부모님과의 관계를 통틀어 안쓰러운 마음은 있는데, 사랑하거나, 존경하는 마음이 없는 것 같습니다. 고교시절과 20~30대의 관계에서 부모님이 지긋지긋했었고요. 안 보고 살고 싶기도 했습니다... 30대에 좀 자리를 잡고서는 인간적인 할도리는 하고 살자는 마음으로 여기까지 왔지만, 여전히 아버지는 본인은 빌려준 돈은 못 받거나 떼이고, 지금 남의 돈 빌린 것은 충실히 갚으며 삽니다. 이건 제가 이기적일 수 있지만, 남의 돈 떼어먹는 건 그 분 입장에서 나쁘지만, 제 입장에서는 70대가 돼서도 본인 체면이 중요해서 어떻게든 그 돈은 갚으려고 하면서, 평생 자식들한테 기대어서 지원을 받고 본인 배우자 병원비도 같이 내줄 수 없어서 그 책임을 오롯이 자식들에게 지우는 걸 보고, 최근에는 아버지에 대한 원망이 더 커진 것 같습니다. 나이를 먹을 수록 미움, 원망을 해소해 온 것 같았는데, 최근 이러한 상황을 겪으니 미움을 바탕으로 부양의 책임을 져야 하는 저는 괴로운 것 같아요.. 어떤 마음을 먹어야 할까요? 인생 선배님들의 조언을 부탁드립니다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