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와 아기와 함께한 1년
22개월 아들을 둔 아빠입니다.
올해를 돌아보면 육아휴직을 하며 아기와 함께한 시간이 참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작년 말, 아내의 복직을 앞두고 아기가 장염과 폐렴으로 두 번이나 입원을 했습니다. 맞벌이는 아직 무리라는 판단이 섰지만, 아직 남자 육아휴직이 낯선 회사 분위기 탓에 주변의 만류와 걱정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내 상황에서는 육아휴직이 필요하고, 보편적인 아빠의 육아휴직이 우리사회가 나아갈 방향이라는 생각으로 용기를 냈습니다.
그 선택 덕분에 제 2025년은 아이와의 소중한 시간들로 채워졌습니다.
벚꽃이 흩날리던 봄, 신발만 신으면 주저앉던 아이의 손을 잡고 걸음마를 연습시켰고,
뜨거운 여름엔 챙 넓은 모자를 쓰고 푸쉬카를 밀며 동네를 산책했습니다.
가을에는 단풍길과 낙엽길을 뛰어다녔고, 겨울에는 눈을 만져보며 놀았었네요.
제주도와 강릉 가족여행, 둘이서 본가에서의 일주일 살기까지.. 아이는 훗날 이 시간을 기억하지 못하겠지만 제 기억 속에는 평생 남을 아름다운 순간들입니다.
걷지도 못하더니 이제는 놀이터 미끄럼틀을 거침없이 오르고, 저와 함께 시소와 그네를 타며 즐거워하는 아이와 매일 편의점에 들러 1+1 비타주스를 나눠 마시던 소소한 행복도 잊지 못할것입니다.
인간은 타인의 입장이 되어보지 않고서는 제대로 공감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데, 직접 주양육자가 되어보니 느끼는 바가 많았습니다. 아이가 아파 장기간 어린이집을 못 갈 때 막막함과 육아의 힘듦을 느꼈고, 끝없는 집안일을 메인으로 경험하며 아내의 마음도, 부모님의 마음도 조금 더 깊이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책도 많이 읽어주고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낸 덕분인지 종알종알 말도 잘하고 웃음이 많은 아이를 볼 때마다 대견하고 뿌듯합니다.
이제 곧 복직을 앞두고 걱정이 되기도 하지만, 올 한해를 되돌아보면 용기 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끝으로 육아휴직을 시작하며 응원해준 직장분들께 감사인사를 전하고, 특히 퇴근후 피곤할 텐데도 집안일과 육아에 최선을 다하는 아내에게 고맙고 사랑한다고 전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