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글 주의] 3년6개월간 11번의 이직, 한 회사를 오래 다니기 위한 현실적 조언?
[댓글 꼭 부탁드립니다 ㅠㅠ]
제 나이는 29살(95년생)이고 여자입니다.
마케팅/광고 업종 직장인이고
세부업무는 B2C, B2B 바이럴/콘텐츠/SNS마케팅 기획부터 실행을 해왔습니다.
이 일은 27살이 되던 해 하반기에 시작했구요.
남들보다 늦게 이 일에 발을 디딘만큼
열심히 오래 다니고 싶었고
먹고사는 수단을 넘어 비전으로 삼고 일했습니다.
그리고 제 3년6개월 커리어 중 ...
어제부로 11번째 퇴사를 했습니다.
이직의신이다 프로이직러다 이건 좋게포장한소리고
한 직장마다 다닌기간이 2개월이하 남짓이란 현실속에..
저를 진지하게 고치고 싶습니다.
(쓴소리 환영)
자진퇴사는 한군데도 없고
모두 정규직 계약전 수습기간에
일방적인 퇴사 통보를 받았습니다.
퇴사사유는
1. 면접 시 협의한 업무와 너무 상이한 경우
=> 특히 작은 회사에서는 본연의 업무와 다른 업무를 하는 경우가 상당하다는건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도가 심했음.
=> 주로 원고작가 포지션으로 입사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오전 2시간만 원고를 쓰고 오후부터 퇴근전까지 택배포장만 했던 케이스 등등.
=> 잘하는 일을 두고 못하는 일을 강제로 해야하는 경우가 빈번했음.
=> 참고로 본인은 본능적으로 눈치빠르게 움직여야하는 일, 몸으로 하는 일은 정말 못하고 앉아서 집중하고 생각하고 기획하는 일을 잘합니다.
=> 머리쓰는 포지션으로 뽑혀서 입사했으나, 몸을 써야하는 부수적인 업무나 사무실청소 등 회사 전반의 일을 해야만하는 (피할 수 없는) 상황을 마주했을때,
남들이 일반적으로 다 하는 수준에도 못미쳐서 본업무의 성과/실력과 상관없이 저라는 사람에 대한 단점으로 찍히고 사내평가까지 부정적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았음
2 피드백을 주어도 같은 실수를 반복한 경우
=> A B C D 실수하면
A 고치면 BCD
BC 고치면 AD 누락
(멀티태스킹이 너무 안됨)
=> 예를 들면 블로그글 1개 포스팅할때
발행옵션/예약발행/검토기준확인 이렇게 있으면
발행옵션 다 지키고 예약발행을 안한다던가 검토기준확인 예약발행 다했는데 발행옵션 중 누락하면 큰일나는 옵션을 누락한다던가 등..
=> 이걸 2~3주 반복하다가 결국 이른 퇴사통보를 받음
=> 이거 불치병인지 뭔지 해결이 안되네요😭
3 대표, 상사, 동료들과 협업/소통면에서 퇴사 결정이 날 만큼 회사와 불일치한것
=> 구두로만 소통하는 경우, 주로 실시간으로 업무 관련 대화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할 말이 그 자리에서 다 생각이 안남 (이것도 불치병 수준으로 심각)
=> 메신저로 주로 소통하는 경우에도, 상대방의 시간을 아끼고 한번에 다 처리하자는 목적으로 조금 긴 문장식으로 여러가지 질문을 묶어서 하는데
이게 역으로 상대방의 시간을 뺏는게되고 한번에 다 처리하려 하니 잘 까먹고 실수가 많아짐.
=> 구두로 그 자리에서 못한말이나 추가로 궁금한점을 텍스트로 정리해서 메신저로 2차로 보내곤하는데, 블로그글을 쓰듯 길이가 길어짐.
=> 그 결과 타인의 바쁨에 대한 존중이 없다, 배려없다, 이기적이다, 글쓰고 콘텐츠 만들듯 소통한다는 얘기를 자주 들음
=> 애초에 구두로 할때부터 다 생각하고 정리하고 나서 실시간 소통을 하려고 시도하니...
구어체가 아닌 문어체가 되고 상대방이 한번더 생각을 거쳐야하는 화법이되고 문맥이 난해해짐
=> 글쓴이 본인은 일에 있어서는 흠잡을데 없이 완벽해야 하고 완벽할 자신이 없으면 시작조차 어려워하는 성향이 있음.
=> 다닌 회사와 거친 업무, 경험들의 절대적인 숫자는 많다보니 상대방의 대답을 듣기도 전 질문할때부터 대답 이후의 상황이 눈에 보임.
=> 의도는 가장 바람직하고 완벽한 결과를 얻기 위해서인데, 본인의 의도와는 달리 답정너식 소통을 한다는 이야기를 상사에게 자주 들음
=> 메신저로만 100% 소통하는 회사는 없고, 게다가 본인의 양쪽 귀가 청각장애인에 가까운 수치로 청력이 안좋아서 기기를 착용중임.
기기가 볼륨을 높이기만 할 뿐 소리는 전혀 다른 언어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아서 난항을 겪음
=> 어떨때는/이런건 메신저로, 어떨땐/이런건 구두로 하라는 상사나 동료의 의견을 수용하다가 정작 본연의 업무와 성과에 집중을 못함
4 그 외...
사회생활 안해본 사람같다/눈치가 없다/
특히 가장 많이 들은 이야기는
"사방에 벽을 치고 자신의 업무에만 치중하는 것 같고 주위를 살피지 못한다"는 이야기입니다.
11개 회사에서 들은 일방적 퇴사통보의 억울한 점이 있다면
"실력 없어서, 일 못해서 나가라고 한" 회사는 단 한곳도 없었다는 사실입니다.
일 자체, 성과 자체만 놓고 보면 아무 문제가 없었기 때문에 11곳의 회사에서 저를 채용했고,
저를 실제로 겪기 전 1차적으로 보는 이력서와 포트폴리오에서는 고급인력이고 완벽에 가까운 수준이라는 인사담당자들의 호평을 늘 받았었습니다..
그리고 위를 읽어보시면 알 수 있겠지만 저는 실시간이 아닌 "정리하고 준비된" 구두소통은 그럭저럭 잘하는 편입니다.
실제로 "면접에서만 보는 제 모습"은 당장 뽑고싶을만큼 매력적이었다고 인사담당자분들이 얘기하셨구요.
이런 고충을 지인들에게 털어놓으면,
같은 업종으로 1인사업을 하거나 프리랜서를 하는게 어떻겠냐는 이야기를 많이 듣습니다.
프리랜서의 경우 원격 소통을 하기 때문에 저런 복잡한 인간관계 속 상황을 전혀 마주하지 않아도 된다거나,
1인사업의 경우 내가 하는게 곧 정답이 되고 충분히 완벽을 기할 여력이 있다는 게 이유인데요.
실제로 해보니깐...
저는 힘들더라도 직장을 다녀야하는 사람이더라구요.
직장에서 매일 밤11시까지 야근하는건 가능해도 직장 밖에서 자립하는 순간 매일 오후2시에 일어나서 아무것도 안하는 생활의 반복..
그나마 지금까지 쌓은 포트폴리오와 성과도 90%가 직장에서 해낸 것들이기도 하고 혼자서 업체수급하는건 고역이더군요.
그래서 오래다닐수만 있다면 직장을 계속 다니고싶은데....
위에 나열한것들을 고칠 수 있을지 아니 제 스스로의 노력으로 고쳐지기나 하는건지 자신이 없습니다ㅠ
스스로 저것들을 고치려고 입사전에,
입사직후 시기별 행동강령이나 상사/동료직원과의 소통방법에 대한 저만의 메뉴얼을 5~10장짜리 엑셀 or ppt로 만들어보기도 했는데....
내부상황/환경/사람들이 모두 바뀐 비슷한 문제들이 입사할때마다 터져서;;;
메뉴얼이란게 아무 소용이 없더라구요ㅜㅜ
이 길을 포기하고 아예 타업종으로 구직하기도 했었는데...
면접관에게 돌아오는 얘기들은 당신을 이 직무에 뽑고싶지 않다 마케터로 뽑겠다,
왜 이 아까운걸 버리려고 하냐 등등의 얘기더군요.
정말 어쩌라는 건지 ^^;;;
글이 많이 길지만...
회사를 오래 다니기위한 방법론과 현실적이고 따끔한 충고와 의견들을 동종업계 선배님들 및 현 광고회사 인사담당자님들 기타 업계 선배님들께 듣고싶습니다.
그리고 (정말 만약에) 위에 글을 다 읽었을때 판단되는 저의 성향상 마케터라는 직업이 맞지않다고 생각이 드신다면...
어떤 직종 어떤 직무가 저에게 맞을지도 의견 부탁드립니다.
(주신 의견들을 참고해 커리어 전환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광고 한 길만 파본 사람이기에 다른 직업을 찾자니 너무 막막하고 힘이 들고 갈팡질팡 헤메게 되네요...
댓글 꼭 부탁드립니다.
사람하나 살리는셈 치고 조언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