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멤버 앱을 설치하고 오늘 가장 인기있는 글을 받아보세요
오늘 가장 인기있는 회사생활 소식을 받아보는 방법!
참여자
 · 
글쓰기
최신글
공간과 사물을 시스템화할 수 있는 힘
직장인들이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 바로 책상입니다. 책상을 보면 사람이 읽힙니다. 공간은 그것을 점유한 사람의 속성을 드러냅니다. 개인의 성향이 가장 집약된 공간이 바로 책상입니다. 누군가를 제대로 파악하고자 한다면 그의 책상도 놓치지 않고 살펴 봐야 합니다. 회사에서 흔히 보는 타인의 책상은 어떠한가요? 어떤 사람은 빽빽한 서류더미가 산을 이루고, 누군가는 아기자기한 인형과 피규어가 가득합니다. 가끔은 컴퓨터와 마우스, 키보드를 빼곤 아무것도 없는 책상도 있습니다. 반면 온갖 세간 살림을 차려놓은 듯한 책상도 있지요. 어떤 책상이라도 주의 깊게 보면 그 주인에 대한 정보가 쏟아집니다. 책상의 물건들과 정리상태만으로도 단서는 충분합니다. 어떤 업무를 하는 사람인지, 얼마나 오래 근무했는지, 최근에 일이 많은지 적은지, 결혼은 했는지, 취미가 무엇인지, 심지어 성격까지도. 책상으로 '프로파일링'이 가능한 것은 그것이 사람의 자취를 담기 때문입니다. 책상에는 누군가의 생활패턴이 자연스레 묻어납니다. 그렇지만 저는 이 자연스러운 흔적을 힘껏 거부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가장 좋은 책상은 '아무것도 읽히지 않는 책상'이기 때문입니다. 좀처럼 그 주인의 정보를 누설하지 않는 책상은 어떤 모습일까요? 단지 텅 빈 책상은 아닙니다. 언제 보아도, 딱 정해진 질서와 규칙이 보이는 책상입니다. 거기엔 습관의 흔적, 일에 쫓긴 증거, 방치된 물건이 없습니다. 오직 드러나는 것은 바로 '컨셉'입니다. 컨셉은 누군가 내 책상을 봤을 때, 바로 다가오는 느낌입니다. 그냥 저절로가 아니라 의도적으로 내가 표현하고자 한 메시지입니다. 이것이 저의 지향점입니다. 조심스럽게 주장하고 싶은 것은 사람은 자신의 책상에서부터 컨셉을 만들어내고 표현하는 법을 터득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마도 그 다음은 내 방이 되고, 점차 집으로 넓혀질 것입니다. 공간은 나 자신의 확장입니다. 어떤 내가 되고 싶은 가에 대한 의지가 공간에서 드러납니다. 그래서 날마다 만지고, 기대고, 바라보게 되는 물건들을 특별하게 대해야 합니다. 꼭 필요한 것만 남기고, 정교하게 배치하고, 효율적으로 운용하며, 자동화해야 합니다. 하나의 컨셉으로 공간과 사물을 시스템화할 수 있는 역량을 갖는 것. 우리는 그 경지를 집요하게 추구해야 합니다. 완벽한 나만의 책상을 가지게 될 때, 아마도 '공간과 사물을 지배하는 능력'에 눈 뜨게 될 것입니다. 인생에 또 다른 차원 하나가 열리는 것입니다.
김진수 | 디케이비엠시
2022.05.09
조회수
1,684
좋아요
22
댓글
1
'좋은 경영관리자'로 성장하기
주위를 둘러보면, '좋은 리더'의 조건에 대한 이야기가 참 많습니다. 이 주제를 다룬 강의에서도, 서점에 넘치는 책에서도, 온라인 상의 블로그에서도, 심지어 주변 친구들에게도, 자신이 바라는 모습이든 자신이 되고 싶은 모습이든 '좋은 리더'에 대한 이야기는 쉽게 찾고 들을 수 있습니다. 혹자는 성과로 보여주는 뛰어난 업무능력을, 혹자는 조직을 휘어잡는 카리스마를, 혹자는 끝을 알 수 없는 폭넓은 지식을, 혹자는 조직원의 능력을 폭발시키는 따뜻한 포용력을, 또는 이 모두를 갖춘 사람을 '좋은 리더'라고 이야기하곤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풍부했던 이야기들이 '좋은 경영관리자'라는 비슷한 듯 다른 주제로 넘어가면, 교수님의 갑작스러운 퀴즈를 마주한 신입생의 머리처럼 하얗고 뿌옇게 변해버리는 걸 목격하게 되실 겁니다. 좋은 기업에는 '좋은 리더'뿐만 아니라 다수의 '좋은 경영관리자'가 있어야 함에는 많은 분들이 동의하실 것입니다. 실제로 수많은 성공한 기업의 슈퍼스타(좋은 리더) 옆에는 각기 다른 유형의 '좋은 경영관리자' 들이 있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 옆에는 '스티브 발머'('볼머'인 지 '발머'인 지에 대한 토론은 논외로 하겠습니다.)라는 정통파 관리자가 있었고,애플의 스티브 잡스 옆에는 '팀 쿡'이라는 효율화(또는 단순화) 중심의 관리귀재가 있었습니다. 이렇게 드러난 사례 말고도 성공한 기업들을 자세히 들여다 볼 기회가 있으시다면, 창업자들만큼 화려한 찬사로 언론을 장식하지는 않지만, 모든 경영이슈에 개입하여 시의적절하고 효율적인 의견을 내는 소위 '관리쟁이' 한두명 발견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닐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분들의 커리어를 살펴보다 보면, 재무나 인사와 같은 전통적인 관리직무에서 출발하지 않은 분들도 많고, 언제부터 두각을 드러냈는 지 특정하기도 어려우며, 그분들의 장점을 어느 하나로 딱 집어 이야기하기도 애매하지만, 어느 시점에서 경영관리자가 되어버리는(?) 것을 확인하실 수 있을 겁니다. 반면 현실로 눈을 돌리면, 이런 훌륭한 분들을 동경하여 '좋은 경영관리자'가 되고자 경영관리팀에 들어오신 많은 분들이, 참고할 만한 일반화된 가이드는 없고, 그나마 선배들의 조언은 천태만상이고, 일은 많은데 티는 안나고, 선후배 가릴 것이 관리직원에 들이대는 높은 기대치에 치이다가, 기회만 되면 뒤도 안돌아보고 다른 직무로 떠나버리는 안타까운 현실도 쉽게 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이런 안타까운 현실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어보고자, 경영관리라는 직무 안에서 '좋은 경영관리자'로 성장할 방법을 저의 경험에 기대어 이야기를 풀어보려 합니다. (이제부터는 개인적인 이야기가 많아서, 때로는 살짝 과한 자부심이 비춰질 수도 있으니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 저는, 한 거대제조기업의 경영관리팀에서 원가담당자라는 직무로 사회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여러 기업에서 관리결산, 실적결산, 원가관리 같은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 직무였습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지금도 대동소이 하겠지만), 경영관리라는 직무에는 소통과 개방의 아이콘인 MZ세대가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고유한 업무특성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기본적으로, 경영관리는 영역이 정해지지 않은 회사 전반의 이슈를 다루는 직무입니다. 이런 이슈들은 대부분 회사 내/외부의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으며, 다른 이슈들과 연계되어 중장기적인 판단을 내리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1번 이슈에서 A의 손을 시원하게 들어주면, 이어진 2번 이슈의 키를 쥐고 있는 B가 삶의 의욕을 잃어버리는 등) 때문에 마음 먹기에 따라 검토할 것은 무궁무진한데, 검토의 기한은 명확히 정해져 있고(심지어 짧고), 그 기한을 넘기면 상사의 짜증과 이해관계자의 불만, 어쩔 때는 또 다른 이슈를 일으키는 것들이 태반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사안의 민감도와 기밀성으로 인해 대부분의 회사가 경영관리팀은 최소의 인원으로 운영하려 합니다. 이제 이런 직무특성에다가, 일반적인 경영관리업무인 월/분기/반기/연 단위로 반복되는 실적결산과, 경영계획/중장기계획/수정계획/Sprint plan/Contingency plan/Revision/또vision/다시plan 같은 주기적(?)인 업무까지 더해지면, 주말은 고사하고 하루하루를 퇴근으로 시작하며 버텨나가게 되지요. 그렇게 정신없이 3년정도 지나면 주위에서, "누구는 올해 영업성과로 송년회에서 상을 받았대." "누구는 이번 행사를 잘 기획해서 높은 평가를 받았대." 등등등 동기들이 각자의 실무팀에서 성과를 보이기 시작한다는 걸 알게 됩니다. 그러나, 그저 검토하고 대비하고 정리하는 업무가 대부분이었던 우리 경영관리팀원들은, 여전히 본인을 기다리는 수많은 이슈 속에서 '번거롭고, 시간낭비일 것 같은 검토'에 파묻혀 있겠지요. 그리고는 아무리 생각해봐도, 회사가 휘청거릴 위기가 닥치지 않는 이상 동기들처럼 반짝거릴 기회를 잡기 어렵다는 사실에 절망하게 됩니다. 게다가, "야, 너는 뭐한다고 맨날 바쁘냐?" (딱히 내 업무가 궁금해 보이진 않습니다.) "너네 팀은 뭐하는 지도 모르겠는데, 맨날 감놔라 배놔라 태클이냐? 짜증나게" "지원팀이면 지원팀 답게 해달라는 것이나 빨리 빨리 해줘." 같은 말이라도 듣게 되는 날이면, 멘탈은 잊어버린 가방 속의 쿠쿠다스 마냥 산산히 바스라지고, '좋은 경영관리자'를 향한 꿈 따위는 새해 첫날 세운 다이어트 계획과 같은 운명에 처해지게 됩니다. 한숨 나오는 이야기는 이쯤하고, '정말 경영관리는 성장할 수 없는 직무인가?'라는 질문으로 돌아와야겠습니다. 저는, 위의 질문을 수없이 곱씹고 계실 경영관리팀의 여러분들께, '정형화된 가이드나 가시적 성과지표가 없을 뿐, 어찌보면 가장 빨리 성장할 수 있는 직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아무도 모르는 것 같은데 매사 번거롭고 어떨 때는 지루하기까지 한 직무 속에서 무엇을 바라보고 어떤 습관을 키워야 하며, 그렇게 얻은 습관을 기반으로 어떤 역량을 갖춰야 '좋은 경영관리자'로 빠르게 성장할 수 있을 지를, 저의 경험에 비추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예전에 면접에서 어떤 분께서 저에게 경영관리에 필요한 것이 무엇이냐고 물으신 적이 있는데, 그때 저는 다음 세 가지를 말씀드렸습니다. [경청, 숙고, 설득] "관리에서 당연한 것은 없다." 무엇보다도 '좋은 경영관리자'는 '좋은 눈과 귀'를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좋은 눈과 귀'란 주위에서 일어나는 일에 항상 관심을 가지고 귀기울이는 습관을 말합니다. 경영관리팀은 회사의 돈에 관련된 모든 정보가 사전이든 사후든 어떤 방식으로든 거쳐가는 부서입니다. 영업이든 인사든 회사의 모든 일은 돈이 없이는 한걸음도 나아가지 않습니다. (물론 돈만 있다고 나아가는 건 아닙니다.) 때문에 경영관리팀에서, 지금 내가 복사하는 보고서 한 장, 내가 받아오는 등기 한 장, 내가 파쇄하는 자료 한 장에 담긴 내용은, 그저 복사하라니까, 받아오라니까, 파쇄하라니까 하는 마음으로 지나친다면 그저 종이 한 장에 지나지 않겠지만, 조금만 관심만 둔다면 회사의 많은 이슈들이 생각보다 자세하게 담겨있는 소중한 종이 한 장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당장 나랑 상관없을 것 같은 넋두리라도, 주변에서 오가는 대화에 귀기울이는 습관을 가져보면 의외로 많은 정보를 얻게 될 것입니다. 이렇게 담아둔 정보가 때로는 미래의 업무에 소중한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수업시간에 밑줄친 부분만 외워서는 좋은 성적을 거두기 어려운 것과 같습니다.) 그리고 '좋은 관리자'는, '좋은 눈과 귀'를 통해 얻은 정보를 기반으로 '넓고 다양한 생각'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경영이슈들은 다양한 사람들의 이해관계와 다양한 이슈들에 얽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때문에, 어느 한 분야의 깊은 전문성을 기반으로 한 두개의 변수를 심도 있게 검토하는 것도 중요할 수 있지만, 가능한 다양한 분야에 걸친 상식+@ 수준의 지식을 기반으로 가급적 많은 변수를 검토하는 습관이 더 중요합니다. 참고로 개인적으로는, 지겨운 독서와 덜 지겨운 유투브채널의 많은 도움을 받고 있으며, 자극적인 문구나 썸네일이 화려한 유투브는 가급적 피하고 있습니다. (편집된 정보만큼 경영관리자에게 위험한 것은 없습니다. ^^;) 마지막으로 '좋은 경영관리자'는, '좋은 눈과 귀'와 '넓고 다양한 생각'을 기반으로 '신뢰할 수 있는 이야기를 명확하고 간결하게'를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저는 간혹 집에서 그날의 인상 깊었던 이슈나 사회에서 회자되는 이슈에 대해 저만의 논리를 세워 마치 상대방이 있는 것처럼 이야기하곤 합니다. 그리고 이야기하는 중간 중간 논리와 논거를 계속 보충하고 다듬어 보는 습관이 있습니다. (신혼 때에는 아내가 무섭다고 그만하라고 하기도 했습니다. 미안해요 아내님 ^^;) 여기서 조심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논리를 다듬는 작업은 절대 본인만 이해하는 수준에서 멈춰서는 안됩니다. 물론 본인조차 믿지 않는데 누가 나를 믿어주겠습니까 마는, 설득이라는 과정에 사용할 수 있는 논리는 절대 자신만 이해되는 수준이어서는 안됩니다. 일반적으로 실무팀들은 각자의 영역에 대한 이해도는 높은데 반해 다른 영역에 대한 이해도는 상대적으로 부족한 경우가 대부분이라, '좋은 경영관리자'의 논리는 그런 실무팀이 다른 영역에 대해서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다듬어져야 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다듬어진 논리를, 정확한 발음과 겸손하지만 당당한 자신감으로 이야기하는 연습을 반복하시면 됩니다. 이때는 자신이 논리를 펴기 시작하면 듣는 상대방(또는 청중)이 자신의 이야기에 귀기울일 수 있도록, 발음 하나 표정 하나 손동작 하나에도 의미를 담을 수 있도록 연습을 반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어서, 이런 습관을 바탕으로 어떤 역량을 키워야 될 지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저는 이 역량 또한 세 가지로 답해 드릴 것입니다. [넓은 시야, 확고한 기준, 그리고 균형감각(또는 여유)] 앞서 언급한 경청과 숙고는 경영관리자의 '넓은 시야'를 키우기 위한 습관이었습니다. 경영관리팀이 검토하는 이슈는 대부분 이미 한 실무팀에 국한된 이슈가 아닌 회사 전반에 걸친 이슈들이고, 실무팀을 거쳐 경영관리팀까지 온 이슈들은 실무팀이 결론을 내기에는 risk가 큰 일이 대부분입니다. 때문에 '좋은 경영관리자'는 반드시 '넓은 시야'를 통해, 의사결정에 필요한 요소와 의사결정이 미치는 영향에 대해 실무팀이 보지 못하는 부분까지 볼 수 있어야 합니다. 해법과 사고는 항상 무관할 것 같은 곳에 숨어있기 마련이니까요. 실무팀에서는 이런 걸 기대하기 때문에 경영관리팀의 모든 직원들에게 일반적이지 않은 높은 기대치를 가지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어서, 이런 복잡하고 다양한 이슈들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너무 나도 많은 변수들에 파묻히지 않으려면, 판단의 기둥이 되어 줄 본인만의 '확고한 기준'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대부분의 프로세스(또는 룰)는 '의미'없이 만들어 진 것이 없으며, 그 '의미'가 더 이상 소용없어질 때까지는 관련 업무에 동일하게 적용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많은 경우, 시간에 쫓기는 (때로는 그냥 그 프로세스가 번거로운) 실무팀이 '융통성'이라는 단어로 압박해오고, '융통성 없는 꽉 막힌 사람'이 되고 싶지 않은 경영관리자는 해당 프로세스에 예외를 만들거나 심지어 해당 프로세스를 없애버리는 실수를 합니다. 물론 시대착오적인 기준과 프로세스는 과감하게 축소하고 제거해야 합니다. 그러나 앞서 이야기한 그 프로세스의 '의미'를 정확히 알지 못한 상태에서 이런 실수를 범한다면, 이는 오히려 회사의 안전장치를 하나 제거하는 꼴이 되고 맙니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그런 실수의 책임은 오롯이 경영관리자의 몫입니다. 그때가 되면 대부분의 경우 '융통성'을 주장하던 실무팀은, '우리가 그것까지 어떻게 아냐? 그건 경영관리팀이 당연히 알았어야지." 라고 할 것입니다. 맞는 말입니다. 그건 경영관리자가 알았어야 할 사항입니다. 그러니 '좋은 경영관리자'는, 본인의 습관과 경험, 그리고 끝없이 업데이트되는 지식을 통해서 형성된 '확고한 기준'을 가지고,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명확히 제시하고 고수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런 '확고한 기준'은 마주하는 다양한 변수와 제한된 시간 속에서 빠르고 효율적인 의사결정을 도와줄 분만 아니라, 실무팀의 가이드라인이 되어 불필요한 시간낭비를 줄여주기도 합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 경영관리자의 가장 중요한 덕목인 신뢰의 기반을 구축하는데 큰 역할을 합니다. 마지막으로, '좋은 경영관리자'의 역량으로 '균형감각(또는 여유)'을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어쩌면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역량일 겁니다.) 경영관리자도 사람이라 조급함을 느낄 수는 있겠지만, 그것을 드려내는 순간 조직 전체가 조급해질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합니다. '좋은 경영관리자'는, 얼굴에는 항상 미소와 차분함을 담고, 가볍지만 뼈 있는 농담 한마디 정도는 머릿속에 준비해 놓아야, 어떤 이슈를 마주해도 당황하지 않고 해법을 찾아나갈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어느덧 20년 가까이 이 업무를 해오며 느낀 경영관리라는 일은, '합리적인 룰과 프로세스를 세우고, 상황에 맞는 유연한 운영을 통해, 지속 가능한 펀더멘털을 구축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수많은 이슈들에 맞서 대부분 번거롭고 심지어는 불필요하기까지 할 것 같은 변수들을 검토해야 하지만, 이를 통해 회사의 기반을 쌓아가는 일이야 말로, 넓은 시야, 확고한 기준, 그리고 균형감각을 갖춘 우리 경영관리자들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제 경험을 토대로 '좋은 경영관리자'가 지녀야 할 습관과 역량에 대한 이야기를 펼쳐봤습니다. 어떤 분은 제 이야기에 동의하실 수도 있고, 또 어떤 분은 제 이야기에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부디 제 이야기가, 경영관리팀에 첫 발을 딛는 소중한 한 분 한 분에게, 수많은 난관 속에서도 '좋은 경영관리자'로의 꿈을 포기하지 않고 성장하실 수 있는 작은 도움이 되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끝으로 여기까지 읽어주신 여러분들께 감사드리며, 어려움에 부딪혀 재능의 모자람에 속상할 때 자주 찾아보는 글을 공유 드리며 마무리 짓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천재는, 그 개인에게만 보이는 '새로운' 사실을 볼 수 있는 사람이 아니다. 누구나 빤히 보고 있으면서도 그 중요성을 깨닫지 못했던 '기존의' 사실을 깨닫는 사람이야말로 천재다." - 시오노 나나미, 로마인이야기에서
박세호 | 스포카
2022.05.09
조회수
2,028
좋아요
56
댓글
10
프로젝트가 안드로메다로 가는 이유
"행복한 가정은 모두 엇비슷하고 불행한 가정은 제각각의 불행을 안고 산다." -톨스토이/안나 카레니나- 안나 카레니나의 법칙은 비단 가정사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회사에서 진행되는 프로젝트를 직간접 체험하다 보면 무난히 진행되는 프로젝트는 그 이유를 명확히 짚어내기 어려운 반면 실패한 프로젝트는 그 이유가 제각각이다. 지금부터 십수 년간 크고 작은 일을 직접 해보기도 하고, 발만 하나 슬쩍 걸쳐도 보고, 죽을 열심히 쒀서 개한테 바치기도 하고, 곁에서 감 놔라 배 놔라 간섭하기도 하면서 알아낸 '망하는 프로젝트의 비밀'을 다섯 가지 정도 기술해보고자 한다. 첫째, 이해관계자가 많다. 프로젝트 매니저(이하 PM)가 설정한 방향성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말 한마디씩을 보탤 사람이 많은 경우 심지어 그들이 PM보다 권력자라면 이 프로젝트는 한참을 표류하게 된다. 말 한마디가 보태어지는 과정에서 "클래식하고 포스트 모던하면서 아방가르드하고 트렌디한 무엇"이 탄생하는 격인데 이런 결과물은 대체로 넝마가 되어 먼산 위에 걸쳐져 있다가 잊히기라도 하면 다행인 무엇이 된다. 둘째, 프로젝트 멤버가 기획자로만 이뤄졌다. 기획만 하는 사람들이 모여 그들만의 세계에서 상상의 나래를 펼친 보고서를 만든 후 그대로 만들어내라며 현업에 떠넘기는 것으로 마무리하는 프로젝트 역시 망하는 프로젝트의 전형이다. 기획만 오래 한 사람들의 약점은 '무엇을 할 수 있고 할 수 없는지'에 대한 경계를 모른다는 것이다. 그 경계를 안다 하더라도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지를 그들은 알지 못하며 알바도 아니다. 이런 류의 프로젝트는 완료 보고회에서 'C'레벨(임원진)의 찬사를 받으며 마치 성공한 것처럼 포장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머지않아 실무자 레벨로 내려오게 되면 용두사미로 초라하게 사멸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셋째, 시간에 쫓겨 선후가 바뀌었다. 모든 일이 그렇듯이 중요한 일은 늘 촉박하게 진행된다. 회사에서 벌어지는 대부분의 일이 보이는 것 중심으로 성과를 인정받는 데다 성과 주기라는 것이 대개 1년 단위로 운영되기 때문에 장기간의 투자가 필요한 일, 백엔드 프로세스 구축이 훨씬 중요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대다수의 리더들은 최종 결과물인 '상품'이나 '서비스'를 가장 먼저 보여주고 싶어 한다. 이런 경우 급조된 서비스가 출시되기는 하겠지만 디테일, 진정성, 완성도 부족으로 고객에게 외면받고 시장에서 잊히게 된다. 넷째, 전문가가 없다. 많은 기업들이 업의 경계를 허무는 시도를 많이 하고, 트렌드도 시시각각 변하기 때문에 실무자로서는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했던 일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그러다 보면 일을 진행함에 있어 전문가 없이 추진하게 되기도 한다. 세상에 선례가 없는 일이라면 전문가의 존재는 그리 중요하지 않을 수 있지만 우리 회사에서는 처음이지만 기존 플레이어가 있는 영역에서 전문가 없이 프로젝트를 실행해야 한다면 '성공'이 아니라 '완료'에 목표를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사회가 고도화되는 만큼 많은 일들이 생각보다 깊은 수준의 지식을 요구한다. 하지만 다수의 기업들이 전문성을 직원 개인의 의지와 노력으로 극복할 수 있는 것으로 오해함으로써 멀쩡한 사람을 실패가 정해진 사지로 몰아넣기도 한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스포츠나 예술처럼 일에 있어서도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는 생각보다 크다. 어떤 일을 직접 해본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 곁눈질로 접해보기라도 한 사람과 들어보지도 못한 사람의 차이는 상당히 크고 그 갭을 메우는 데는 꽤나 긴 시간이 필요하다. 때로는 시간으로 극복이 안 되는 경우도 있다. 다섯째, 베테랑만 모여있다. '베테랑'이라는 단어는 대개 좋은 의미로 사용되지만 현실 속에서는 '고인 물'을 뜻하기도 한다. 프로젝트 멤버가 해당 영역을 아주 오랫동안 담당해온 사람들로만 이루어진 경우라면 결과가 산으로 가지는 않겠지만 본래 그 자리를 맴돌다가 끝나기 십상이다. 본래 혁신과 발전에는 '다른 시각'이 필수요건이다. 그 다른 시각에는 '고객의 관점'도 물론 포함된다. '고인 물'들은 기본적으로 공급자 마인드를 장착하고 있게 마련이며 그들에게 편한 것은 고객에 불편한 경우가 많다. 프로젝트가 유의미한 성과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전문성을 가진 멤버가 주축을 이루되 다른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사람이 있어야 진정한 의미의 변화와 상생이 가능하다. 현재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가? 본인이 몸담은 프로젝트가 위 5가지 중 3가지 이상에 해당한다면 당신은 노력 여하에 관계없이 안드로메다행 급행열차에 탑승했다고 생각하면 된다. 설사 실제로 그렇다고 해서 크게 상심할 필요는 없다. 당장은 힘들겠지만 흑역사를 '배움'으로 삼는 사람이야말로 후일 능력자가 될 수 있는 법이다.
윤경화 | 신한카드(주)
2022.05.08
조회수
3,864
좋아요
87
댓글
12
OKR이 한국에서 잘 작동하지 않는 이유 (feat. 제도, 문화, 일하는 방식)
* OKR을 도입했지만 생각만큼 성과가 잘 나지 않는다면? * 회사에 OKR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면? *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일하게 하기 위해 OKR에 관심있는 팀장이라면? [OKR이 각광받는 시대] : ‘Plan-Do-See’의 시대에서 ‘Sensing-Resonding’의 시대 최근 2~3년 OKR(Objective, Key Results)을 도입하는 기업들의 리스트가 늘어나고 있다. 대기업에서부터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 까지, 도대체 왜 OKR이 이렇게 인기가 있을까?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메타) 등 유명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모두 OKR을 활용하고 있으며,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기에 막연한 따라하기도 있을 수 있겠지만, 지금 이시대의 기업들을 둘러싼 비즈니스 환경 변화의 속도와 폭이 OKR을 각광받게 만드는 중요한 이유로 작동하고 있다. 디지털, 싸드, 코로나19를 겪으면서 기업들은 하나같이 정밀하게 1년을 잘 예측하여 경영계획을 정확하게 수립하는 것이 이제 더이상 의미가 없어졌다고 느끼고 있다. 디지털 이커머스로 고객들의 이동속도는 전보다 2-3배 이상 빨라졌으며, 싸드, 코로나 등 외부 환경 shock는 기업의 경영계획을 송두리째 뒤흔들어 놓았다. 이와같은 시대적/구조적 원인이 기업경영의 기본 프레임을 전통적인 plan-do-see 에서, 시장의 변화를 감지하고 대응하는 sensing- respond 의 시대로 바꾸고 있다. 바로 이 sensing-respond 에 가장 적합한, 아니 사실 그 태생이 같은 성과관리가 바로 OKR 시스템이다. 이렇게 하여 기업들이 OKR을 도입하고 있지만, 사실 제대로 정착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신생회사가 아닌 경우, 모든 새로운 제도의 도입은 반드시 우리 회사와 company fit이 맞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최소한 잘 맞지 않는다면 어떻게 안맞는지를 알아야 하며, 필요하다면 어느 정도 튜닝을 하고 도입을 해야 새로운 제도가 제대로 잘동할 수 있다. 1. [OKR이 실패하는 원인 ①] 제도: KPI=평가=보상 전통적인 경영계획 plan-do-see에서는 조직의 성과란 계획대비 얼마나 달성했는지를 기준으로 측정하였고, 이것은 자연스럽게 KPI는 곧 평가 이자 보상의 기준으로 작동하도록 만들었다. 이러한 메커니즘 아래에서는 목표는 위에서 주어진 것이며, 그것을 얼마나 달성하는 지에 조직의 역량을 집중하게 만들었다. 그런데 OKR에서는 목표(objetive)를 구성원과 소통해서 잡아야 한다. 이 얼마나 아이러니한 상황인가? 구성원들 입장에서는 높고 도전적인 목표를 잡을수록 달성의 가능성은 줄어들고, 나의 인센티브 보상은 줄어들게 되어 있다. 이런 상황에서 어느 누가 비전닝이 가능한 높은 목표를 수립하고 그 목표에 열정을 갖겠는가? 말이다. 즉 OKR과 보상의 연결고리가 끊어지지 않는다면 절대로 OKR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2. [OKR이 실패하는 원인 ②] 문화: 목표의 의미 그렇다면 보상과 연결고리만 끊어지면 OKR이 작동하는가? 그렇지 않다. 오랜 시간 한국 기업의 문화 속에 자리잡은 목표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 여러분의 회사에서, 목표하면 가장 먼저 무엇이 떠오르는가? 매출 목표? 이익 목표? 조직에 주어진 각종 KPI의 목표? 만약 이런 것들이 라면 아직 목표에 대한 의미가 OKR 에 맞게 셋팅 되어 있지 않은 것이다. 사실, OKR에서 O' objective 의 의미는 실로 어마어마하다. OKR이 제대로 정착한 조직에서는 목표로 일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목표는 도전의 대상이자 구성원들이 비전을 느끼는 대상이어야 한다. 예를 들면 구글의 10x는 구글이 목표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명확하게 보여주는 사례다. 3. [OKR이 실패하는 원인 ③] 실행: plan vs agile 과거의 실행이란 계획한대로 예산을 사용하고 최대의 결과를 거두는 것이었다. 거꾸로 얘기로면 계획하지 않은 실행안 또는 계획과 다른 예산안은 전혀 고려의 대상이 아니었다. 계획한 실행안과 계획된 예산만큼 쏟아부은 후 결과를 기다리는 시스템이있다. 디지털 기술 덕분이기는 하지만 OKR에서 실행이란 전혀 다른 의미이다. Objective 목표를 위해시라면 그 어떤 실행안으로 변경이 가능하며. 실행의 초기 결과에 따라 예산안 도 적절하게 바꾸어야 한다. Performance Marketing 이라고도 하지만 원류는 growth hacking 이라 부르는 OKR과 쌍벽을 이루는 실리콘 벨리의 유명한 성장/실행 tool 이다. 과거의 실행의 개념이 얼마나 강력한지 시대가 바뀌고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실시간으로 성적표를 보며 실행안을 바꿀 수 있음에도, 기존 관습데로 고객가설 조차 없이 과거 방식대로 그대로 실행하고 있는 기업들이 매우 많다. [OKR=내재적 동기] 여러가지 이유들을 늘어 놓았지만 OKR은 이 시대에 딱 맞는 성과 창출의 도구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다만 금적전 보상과 동기에 의해 직원을 움직이는 기존 한국 회사와는 전혀 fit이 맞지 않는다. 도전적인 목표를 수립하고, 새로운 방식에 도전하는 자발적이고 능동적인 OKR의 조직 운영 철학은 소극적이고, 주어진 업무만 완수하는 수동적인 한국 기업과는 전혀 결을 달리하고 있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OKR을 도입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회사를 운영하는 철학이 금전적 보상과 동기에서 내재적 동기로의 전환이 전제되어야 하며, 완전하지 않더라도 이와 같은 시도가 함께 수반되어야 한다. **인사이트가 도움이 되었다면, 좋아요! 댓글! 공유! 부탁드립니다. - 글쓴이: 정동민, 아모레퍼시픽 그룹
정동민 | (주)아모레퍼시픽그룹
2022.05.08
조회수
8,604
좋아요
164
댓글
23
리더는 울어야 한다. 남성이라면 더!
일반적으로 국내 기업에서 팀장급 이상 리더의 남녀 성비(性比)는 80~90%대(對) 10~20% 수준이다. 업종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전체 간부(직책자) 회의에 참석해보면 아예 여성이 없는 경우도 적지 않다. 기업 내부의 환경과 다르게 외부로 시선을 돌리면 흥미로운 점을 발견할 수 있다. 회원 수가 1만 7천여 명 되는 국내 최대 팀장 커뮤니티의 회원 성비는 65:35 정도이다. 분명 기업 리더의 성비와는 다른 구성이다. 필자가 운영 중인 코칭 프로그램 신청자 중 여성 비율이 훨씬 더 높다. 최근 진행했던 그룹 코칭 공개 교육의 수강생 전원이 여성이었으며, 필자가 코치로 역할 하는 독서 모임 역시 남성보다 여성이 많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일까? 우선, 조직 내 여성의 입장에서 리더십을 키우기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라고 본다. 대부분 조직의 리더십은 남성 편향성을 가진다. 따라서 남성 입장에선 굳이 외부에서 답을 찾을 필요가 없다. 반면에 여성은 조직 안에서 답답함을 느낄 수 있다. 사방이 남성들로 둘러싸 있고, 리더십의 기본 룰은 남성 위주로 형성된 것들이다. 해답을 찾아 밖으로 눈을 돌리는 이유가 된다. 물론 이 이슈는 리더십의 구조와 관련된 부분이라 진중하고 세밀하게 다뤄져야 한다. 필자가 더욱 주목하는 쪽은 본인의 마음을 털어놓는 리더의 자발성이다. 코칭을 하기 전 신청자에게 현재 상황과 문제점에 대한 설명을 메일로 받는다. 코칭 미팅 시간이 한정돼 있기 때문에 그것들을 확인하면서 시간을 보낼 수 없어서 그렇다. 첫 번째 코칭 대상자의 메일을 잊지 못한다. A4 용지로 다섯 장을 써 보냈다. 다른 내담자들 역시 비슷했다. 현재까지는 A4 일곱 장이 최고 기록이다. 코칭을 받겠다는 마음가짐에 주목해야 한다. 이들은 대부분 성장을 지향한다는 공통점을 갖는다. 올바른 성장은 그냥 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현재를 돌아봐야 한다. 단순히 반성 정도가 아니라 잘못에 대해 시인하고, 이를 드러내 놓는 용기가 필요한 행동이다. 특히 전혀 모르는 코치에게 자기 돈과 시간을 들인다면 더 큰 결단이 필요하다. 아울러 코치로서 나는 공감과 위로가 신청자에게 큰 힘을 발취한다는 것을 새삼 느끼고 있다. 그것 역시 여성 신청자에게 더 높은 효과를 가져온다. 여성 리더의 감성 능력에 대해서는 이미 주지의 사실이다. 영국 다이애나 왕세자비는 이혼 후 1987년 파리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한다. 생전 품위 있는 행동과 아름다운 외모로 국민적 관심과 사랑을 받았던 그녀였기에 영국 국민들은 한동안 비통함에 빠져 있었다. 그 후 몇 년이 지나 의미 있는 분석 하나가 나왔다. 왕세자비 사망 해인 1987년 영국의 우울증 환자의 숫자가 의미 있을 만큼 줄었다는 것이었다. 그 이유는 평소 응어리졌던 감정이 다이애나의 사망 소식에 분출되어 눈물로 배출됐기 때문일 것이라고 추정됐다. 2020년 기준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83.5세다. 여성 86.5세로 남성 80.5세에 비해 6년이나 길다. 나는 한국 남성의 감정 표출이 서툴며, 화를 마음에 삭혀 두고 있어서라고 본다. 사실 남성은 감정의 자제를 강요받은 측면이 있다. 40대 이상 남성이라면, 어디서든 한 번쯤은 ‘남자는 인생에 세 번만 운다. 태어날 때, 부모님이 돌아가셨을 때, 나라가 망할 때’라는 말을 들었을 것이다. 출생은 해버렸고, 선진국이 된 나라가 망할 일은 당분간 없으니 남성 리더가 울 기회는 한 번밖에 남지 않았다. 솔직한 감정 표현을 억제하는 것은 효과적인 리더십 발휘에도 장애로 다가올 공산이 크다. 요즘 젊은 직원의 개인적 실력은 예전보다 크게 상향됐다. 또한 웬만한 정보는 거의 공개된 상태다. 그렇기에 실무 경험과 정보 획득에서 절대 우위에 있던 과거 리더의 위상은 흔들린 지 오래다. 진짜 문제는 이제 정해진 답이 없다는 것이다. 단순하게 풀리는 문제는 점점 줄어든다. 답이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진짜 팀플레이가 필요한데, 리더의 전문성과 경륜은 직원을 움직이기에 충분하지 않다. 이제는 감성이 작용해야 할 시기가 됐다. 앞으로 보다 많은 여성 리더가 나왔으면 한다. 그녀들의 공감 능력이 새로운 답을 찾는데 크게 쓰이길 원한다. 아울러 남성 리더는 답답하고 쓰린 속마음을 부둥켜안고만 있지는 말았으면 좋겠다. 시원하게 털어놓자. 순간은 창피하겠지만, 그런 모습에 직원들은 당신에게 더 다가갈 것이다. 그렇게 되면 남성의 수명 역시 늘어날 것이다. 이거야말로 꿩 먹고 알 먹고 아닌가! 김진영 23년 직장 생활, 13년 팀장 경험을 담아 <팀장으로 산다는 건>을 2021년 4월에 출간했다 (6쇄). 대기업 중견기업 벤처 공공기관 등을 거치며 주전공 전략기획 외에 마케팅, 영업, 구매, 인사, IT 등 다양한 직무를 맡았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SK하이닉스, LG이노텍, 상공회의소, 표준협회 등에서 리더십 강의를 했다. 한라 그룹 리더를 위한 집단 코칭을 수행했으며, '리더십 스쿨'이라는 코칭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팀장으로 산다는 건 2> 출간을 앞두고 있다. http://leadersclub.tistory.com
김진영(에밀) | 커넥팅더닷츠
2022.05.05
조회수
3,323
좋아요
24
댓글
6
3W1H로 커뮤니케이션을 잘하는 리더가 되자
회사에서 일을 하다 보면 팀장과 팀원간, 또는 팀원들 사이에서 일의 책임을 두고 옥신각신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분명히 일주일 전에 같은 자리에 모여서 우리 말로 회의를 했고, 무엇을 해야하는지에 대해서도 공감을 했는데, 시간이 지나고 나온 결과물을 보면 무언가 많이 빠져 있거나, 이상한 괴물(?) 같은 보고서가 만들어지기도 한다. 왜 이럴까? 회사에서 많은 회의를 참석하지만, 마지막에 wrap up 시간을 가지며, 결과를 요약하고 각자 할 일에 대해 명확하게 지시하지 않고 마무리 하는 경우가 많다. 누군가에게 일을 시키는 것이 심적으로 불편하기도 하고, 일을 나누는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서 눈빛으로 알겠지 하며 마무리하기도 한다. 잠시의 불편함을 피하기 위해 결과물을 담보로 맡기는 경우가 발생하는 것이다. 나의 경우 회의를 하며 항상 화이트 보드를 이용해, 논의 된 결과를 정리한다. 화이트 보드 위에 쓰인 이슈를 보면 담당자가 누구인지 명확해 지고, 언제까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논의가 이미 되었기에 일을 분배하기도 편해진다. 회의의 마지막은 “수고했습니다” 이전에 ‘3W1H’로 마무리 하면 어떨까? 회의 결과 무엇을(What), 어떻게(How), 누가(Who), 언제까지(When) 마무리해야 하는지를 정해주면 모든 참가자들이 편해진다. 그리고 회의 이후 결과물의 취합에서도 엇갈림이 줄어드는 효과적 커뮤니케이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회의의 마무리를 3W1H로 해서 일 잘하는 리더가 되어보자.
신광철 | (주)애틀러스리서치앤컨설팅
2022.05.05
조회수
2,826
좋아요
31
댓글
1
리더라는 꼬리표
원해서든 원하지 않던 리더라는 명찰을 달면 우리는 고민과 시련에 빠집니다. 어떻게 말하고 행동하느냐에 리더의 꼬리표 정의가 달라지기 때문이죠. 리더이기 때문에 무거운 짊을 지고 앞으로 나아가야 하고 리더라는 명찰 때문에 우리는 기대감을 갖습니다. 하지만 다양한 성공경험을 가지고 있고, 일 꽤나 잘했던 사람도 리더가 되면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게 됩니다. 처음이니 모든 것이 낯설고 서투른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세상엔 완벽한 사람도 영원한 리더도 없습니다. 다만 그 시대, 그 순간에 그 사람이 있었기 때문에 리더가 된 것입니다. “엄마는 아이돌“이라는 프로그램을 보신 분 계신가요? 한 때 잘 나갔던 멤버의 리더 선예와 그녀의 리더였던 박진영 두 사람이 함께 부른 “대낮에 대한 이별”은 많은 분들의 눈물샘을 자극한 장면으로 기억됩니다. 😭 누구보다 책임감이 강했던 소녀 선예가 지금 다시 돌아올 수 있었던 이유는 그녀를 믿고 기다려준, 그리고 옳은 선택이라고 생각해준 박진영이라는 사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존경받는 사람으로 살고 싶다"는 박진영은 본인의 가치를 말로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며 가장 사랑하는 음악 안에서 열정과 부지런함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세월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가치가 인정받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여러분은 리더로서 또는 개인의 삶에 대한 가치관이 있으신가요? 차마 말하지 못했던 상사와의 갈등, (잔소리, 업무방식)때문에 퇴사, 이직률이 1등이라는 글을 접하면 가슴 한견이 참 씁쓸합니다. 어쩌다가 세대 간의 소통 끝이 불통이 되어버렸는지... 지금껏 우리가 만들어온 세상이지만 이젠 다음 세대들이 이 세상을 바꿔나갈 것입니다. 내 방식으로 일방적인 전달이 아닌 진정한 리더로서 가져야 할 가치관이 잘 스며들고 있는지 그리고 나는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는지 지금 재점검해봐야겠습니다.
박유현 | (주)에이티움
2022.05.05
조회수
4,033
좋아요
38
댓글
5
[culture] 기업문화는 회사가 성장할 때 망가집니다.
“문화는 회사가 성장할 때 망가져요. 그러다 성장이 주춤하는 순간, 문화의 역습이 시작됩니다.” 사실 문화담당이 가장 불안하고 긴장하는 순간은 회사가 빠르게 성장할 때입니다. 이른바 숫자(정량적 목표)가 모든 걸 잡아먹는 상황에서는 창업 초기부터 지켜오던 문화적 기준들이 유연성이라는 명목 하에 무너지기 시작하거든요. 대표적인 예가 영입 기준입니다. 많은 회사들이 영입 단계에서 컬처핏이라는 걸 봐요. 컬처핏은 사실 어렵게 생각할 필요는 없어요. 그냥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인지를 검증하는 것이고, 이는 면접관의 주관이 아니라 회사 안에 합의되어 있는 일하는 방식(핵심 가치)을 기준으로 판단하게 됩니다. 창업 초기, 소규모 조직에서는 팀웍의 중요성이 절대적이기 때문에 컬처핏 자체가 매우 엄격하게 작동해요. 아무리 역량이 뛰어난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회사(혹은 창업자)의 미션이나 일하는 방식(핵심가치)에 어긋나면 뽑지 않죠.  그런데 회사가 급성장하고 조직 기능이 세분화되면서 단기간에 많은 인력이 필요해져요. 유니콘 기업 중에는 1년 안에 전체 인원이 2-3배로 커지는 경우도 종종 있으니까요. 그만큼 사람을 확보하고 채우는 일에 (HR의) 사활이 걸려있죠. 문제는 영입을 하다보면 JD 적합도나 역량은 우수한데, 컬처핏이 맞지 않는 지원자들이 종종 있거든요. 경력직을 중심으로 채용할 때 이 부분이 더 명확하게 느껴져요. 일정 기간 직장 생활을 했던 사람들은 의도하지 않더라도 본인만의 업무 방식에 익숙해져 있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런데 지금 당장 회사는 성장해야하고 조직마다 사람이 없다고 아우성인데….추상적으로 느껴지는 컬처핏 때문에 지원자들을 떨어뜨리는게 맞냐는 이야기들이 반복적으로 나오게 되죠. 때문에 안타깝게도 성과와 성장이 모든 것을 좌지우지하는 상황에선 그 어느때보다 컬처핏의 기준이 관대해져요.   영입의 기준만 관대해지는 건 아니에요. 단기간에 많은 사람들이 들어오다보니 온보딩 과정이 축약되거나 생략되는 경우가 생기고, 조직의 평가/보상/리더 선임 기준도 유연해지기 시작해요. 인력 구성이 달라졌으니 기준이 달라지는건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에요. 심지어 우리가 합의한 방식으로 일하지 않더라도 성과만 내면, 높은 평가와 보상을 받는 스타플레이어들이 탄생하기도 하죠. 이쯤되면 “아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준은 뭐야…?”, “아 우리 회사의 기업문화는 뭐지?” 라는 찜찜한 VOE들이 스멀스멀 들리기 시작합니다. 늦었지만 이 상황에서라도 문화를 다시 점검하고, 회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준과 제도를 다시 합의하는 과정을 거치면 참 좋을텐데…. 이미 정량적 목표가 조직을 지배하는 상황에서는 이런 말 자체가 통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요. 일부 문화담당들이 우려섞인 조언을 하더라도 “참 한가한 소리한다.” 심하게는 “쓸데없는 일 한다. 그럴 시간에 성과를 낼 수 있게 실천 워크숍이나 준비해라” 등등의 피드백이나 듣지않으면 다행이랍니다.🤐 그런데 이렇게 문화적 기준(일하는 방식)이 무너지면 어떻게 될까요? 필연적으로 조직 안에는 갈등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일하는 방식이라는게 평소에 뜬구름 잡는 소리처럼 느껴질지 모르겠지만, 조직 갈등을 줄이는데 큰 역할을 하거든요. 일하는 방식의 의미는 “당신이 어떤 가치관을 가진 사람인지는 차치하고(존중하는데), 회사/조직에서 일할때 최소한 이것만큼은 함께 지키며 일해야해요. 그래야 우리 회사의 비전과 전략이 달성될 수 있어요.” 라는 것인데요. 때문에 일하는 방식이 잘 공유되고 실천되는 회사에서는 상호 예측가능성이 높고 협업이 잘 되요. 예컨대 “우리 회사의 일하는 방식은 건강한 충돌이니까. 내가 회의 석상에서 강하게 의견을 말하더라도 동료들이 기분 나빠하지 않겠지”라는 예측이 가능하다는 거죠. 그러니 발언에도 망설임이 없고, 쓸데없는 에너지 낭비없이(이래도 될까..저래도 될까…) 일할 수 있는거죠. 반대로 일하는 방식 자체가 무너지기 시작하면 상호 예측가능성이 현저하게 떨어지게 되겠죠. 분명 회사 홈페이지 일하는 방식에는 건강한 충돌이 적혀있음에도 정작 회의에서는 침묵이 이어지거나 서로 좋은 소리만 하다 끝나는 경우가 대표적이에요. (다들 경험 있으시죠?^^;) 그럼에도 문화는 성과에 선행하기 때문에 문화가 망가진다고 회사의 실적이 바로 나빠지는 건 아니에요. 회사가 성장한다는건 대외변수의 영향도 크기 때문에, 시장 수요와 트렌드에 잘 대응하면 문화가 망가지던지 간에 회사는 당분간 성장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아요. 그런데 정말 무서운건 이런 성장이 오래될수록 문화는 더 깊이 망가지게 된다는 거에요. 어떤 기업이든 끝없이 성장만 하기는 힘들잖아요. 대외 환경이 변화하고 수요가 줄어드는 등 언젠가는 성장이 주춤한 순간에 직면하게 되는데요. 바로 이 순간부터 문화의 역습이 시작됩니다. (슬프게도 경영진이 부랴부랴 문화담당을 찾는 시점이기도 하죠.😰) 회사가 위기일수록 구성원 간에 협업이 정말 중요해지는데 조직 간, 담당 간에 서로 일하는 방식이 다르고 축적된 사회적 자본(신뢰 등)이 없다보니 위기를 극복할 모멘텀을 확보하기 힘들어집니다. 설사 누군가 혜안을 제시한다고 하더라도 합의와 실행(협업)이 어렵죠. 서로 총대를 메기 싫어서 한발 물러나 상황을 지켜보려고 할 거에요. 그렇다보니 아무리 유명한 전략 컨설팅을 동원해서 턴어라운드 전략을 짜고 실행하려고 해도 맘처럼 실행되지 않는거죠.  문화는 결과이고 증상이기 때문에 제도(영입 컬처핏, 평가 기준 등)와 리더십이 문화와 따로 놀기 시작한 순간부터 이미 기업문화 자체는 유명무실해진 셈이거든요. 그럼 다시 원점에서 문화를 들여다보고 ‘현재 시점의’ 구성원들과 허심탄회하게 논의, 합의하는 과정을 거쳐 리더십과 제도의 양 축을 다시 세우고 이를 통해 문화를 재정립(동시대화)하는 작업을 해야해요. 그런데 이 과정이 정말 쉽지 않아요. 성장하는 기간이 길었고, 망가진 문화를 오래 방치한 회사일수록 더 어렵죠. 그렇다보니 조금 쉽고 즉각적인 개선을 만들기 위해 문화를 문화로 바꾸려는 시도들이 시작되죠. 대표적인 시도가 문화 캠페인, 무슨무슨 선언식 이런거죠. 그런데 이미 문화가 뭔지도 모르는 지경이고 조직 신뢰는 다 깨졌는데, 이런게 통할리 없잖아요. 안타까운 일이죠. 결국 방법은 하나에요. 지름길을 찾지말고 큰 결단을 통해 다시 문화를 정립하는 일을 시작해야만 합니다.  오늘은 문화가 언제 망가지는지에 대한 저의 생각을 간단히 나눠보았어요. 원래 문화 재정립 과정에 대해서 적어보려고 시작했는데…😅 이건 다음 기회에 적어볼게요. 오늘 글을 적으면서 생각해보니 개인의 삶과 회사의 삶에 비슷한 면이 있는 것 같아요. 사람들도 성공의 순간을 만끽하다가 자칫 주위 사람들과의 관계를 망치는 경우가 있잖아요. 내가 어떤 사람인지, 내가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이 무엇이었는지를 잠깐 잊어버리고 (정신줄을 놓고) 사람들을 대했기 때문은 아닐까요? 물론 회사든 개인이든 변화 자체를 막을 순 없다고 생각해요. 오히려 회사도 규모에 맞게 성장하는게 건강한 거죠. 다만, 한번쯤은 시간을 내어 지금 상황을 돌아보고 이게 맞나? 회사는 성장하는데 우리 문화도 그에 맞춰 성장하고 있나? 라는 점검을 해보는 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의미에서 혹시 지금,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회사가 있다면 잠시만 숨을 고르고 기업문화에 대해 구성원들과 솔직한 이야기를 나눠보시길 추천합니다. 대부분의 답은 구성원들이 이미 가지고 있거든요.😁  오늘도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Note: 제가 남기는 글들은 기업문화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을 정리한 것으로 특정 회사나 조직의 상황을 가정하고 쓴 글이 아님을 밝힙니다.^^
박종훈 | (주)카카오뱅크
2022.05.04
조회수
10,241
좋아요
187
댓글
27
큰 노력 없이 조직의 성과를 향상시키려면...
단어 기억하기 게임을 해봅시다. 최근 시사와 관련된 100개의 단어를 랜덤하게 선택하고 5명 1개조로 구성된 팀에게 30초간 보여줍니다. 단순한 덧셈 뺄셈 시켜서 뇌를 조금 혼란스럽게 한 후 기억하고 있는 단어를 적어보도록 합니다. 팀원 각자가 적게는 5개 많게는 10개 평균 7개의 단어를 적었다고 가정해 봅니다. 이번에는 팀원들이 기억해낸 결과지를 모아서 중복된 단어를 제외하고 전체 단어의 숫자를 세어 볼까요? 5개의 중복 단어가 있어서 30개로 집계됐다고 가정해봅니다. 자 이제 단어 기억 게임을 한 번 더 하겠다고 발표합니다. 그리고 중복된 단어를 제외한 팀의 종합 집계 단어의 수에 십만원을 곱해서 상금으로 주겠노라고 목표를 제시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1. 그 팀의 리더의 두뇌는 아주 바삐 움직이기 시작할 겁니다. 단어 수를 늘이기 위해 팀원들의 성향을 파악하고 적절한 전략을 수립하고 전략대로 임무를 부여하고 팀원들이 잘 따라 오도록 분위기를 만들어야 하겠지요 2. 좋은 팀웤이 필요할 겁니다. 팀리더가 리딩하는 대로 잘 따라 주던지 리딩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타당한 이유를 들어 소통하고 설득하고 합의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3. 효과적인 전략도 필요합니다. 단어군을 만들어서 각자 암기해야 할 단어의 범위와 숫자를 줄여준다면 중복되는 단어의 수는 최소화되고 암기할 수 있는 단어의 수는 크게 증가할 수 있습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 다시 단어 기억 게임을 한다면 그 결과는 어떻게 나올까요? 종합 집계 결과가 45개로 나왔다고 가정해볼까요? 50% 향상된 성과를 내는데 투자된 것은 전혀 없습니다. 단지 팀리더, 팀웤 그리고 전략이 있었을 뿐입니다. 팀원들은 성과를 향상시키기 위해 추가적으로 한 일이 있나요? 전혀 없습니다. 만약 있다면 주어진 임무를 기억하고 성과 향상이라는 목표의식이 커졌다는 것 뿐이겠지요. 우리가 몸담은 조직에 있어서도 단어 기억 게임과 같이 리더, 팀웤, 전략... 이 세가지에 집중한다면 추가적인 노력없이 성과향상을 맛 볼 수 있는 요소가 분명히 있을 것 같습니다. #코로나 이후 첫 대면교육 중에 기억에 남는 내용을 적어 보았습니다. 열차 안이라서 내용이 부실하더라도 이해 부탁드려요^^
한동욱 | 삼원강재
2022.05.03
조회수
2,725
좋아요
17
댓글
13
좋은 면접관
좋은 면접관 얼마 전 개발팀의 한 리더분과 식사를 하였습니다. “오전 면접은 어떠셨나요?” “저는 사실 면접보는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다소 놀라운 답변이었습니다. 해당 팀은 조직 내에서도 면접을 많이 보는 팀 중 하나이고, 팀장님은 팀장 경력과 면접 경험이 아주 많으신 개발구루급이신데다, 무엇보다 제 기준에서는 면접에 있어 상당히 능숙하신 분이시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면접을 보면 볼 수록, 한 사람의 인생을 평가하고 판단한다는게 부담스럽고, 이게 맞는가 라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뭐라구요...” 좋은 면접관이란 무엇일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당연히, 해당 포지션에 Right Person을 적절한 시점에, 적정수준의 처우로 영입하는 것이 중요하겠지만, 요즘 면접은 단순히 채용을 넘어서는 의미를 가져가는 것 같습니다. 회사의 이미지를 결정할 수 있고, 지원자의 경험이 바로 채용 브랜딩의 일부가 되어가고 있지요. 어쩌면, 좋은 면접관은 지원자의 능력, 경력, 태도에 대한 평가의 관점을 넘어, 한 사람의 삶에 대한 존중과 진실성을 담아, 장차 내 동료가 될 사람을 맞이하는 마음으로 서로간의 fit을 맞추는 자세로 임하시는 분들이 아닐까 생각하게 됩니다. '심사나 평가가 아닌 만남의 관점으로 말이죠.' ‘이 또한 평가 중의 하나이다.’ 라는 생각으로, 그간의 지원자를 바라봤던 제 자신을 반성하게 됩니다.
이현준 | (주)야놀자
2022.04.27
조회수
5,140
좋아요
38
댓글
14
[그 날의 기억(면접)] 면접에서 나타나는 기업문화
안녕하세요. 10년차 재경팀 김과장 '김현녕'입니다. 2019년 제가 몸 담고 있던 기업의 사정으로 인하여 이직을 본격적으로 결심 했을 때, 이웃 팀에 있는 다른 선배에게 XX이란 기업의 회계팀 JD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선배를 찾아가 무작정 해당 JD를 저에게 넘겨 줄 수 있는지 물었습니다. 2019년 당시 쟁쟁한 기업을 제치고 '기업 평판조사'에 10위 안에 이름을 올리고 대학생이 일하고 싶은 기업에도 꾸준히 이름을 올리고 있는 기업이라 막연히 괜찮을 듯 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마음 한편으로는 경쟁사의 부도덕하고 비윤리적인 행위에 대한 반대 급부로 기업 이미지가 좋아진 부분도 있지 않을까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면접에서 그 기업에 대한 사회적 평판과 기업 문화에 대한 인식이 오히려 조금 과소평가 된 부분이 있지 않을까란 생각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기억1. 1차 실무 면접이 시작되고 가장 먼저 면접관들이 자기소개를 시작했습니다. 회계팀장 OOO입니다. 인사팀장 OOO입니다. 후보자분을 뵙게되어 반갑습니다. 혹시 저희에게도 자기소개를 해주실 수 있으실까요~? 우와~~기업의 면접이 이렇게 시작할 수도 있구나...면접에 대한 이미지가 다시 각인되는 순간이었습니다. 기억2. 임원면접을 위해 해당 기업에 방문하여 방문객 휴게실에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때 외부업체와 미팅을 위해 해당 장소를 방문한 회계팀장님을 뵙게 되었습니다. '아~임원 면접이 오늘이었나 보내요. 우리는 모두 현녕씨 좋게 보고 있고 꼭 합격하실 수 있을거라 믿고 있습니다. 긴장 풀고 화이팅 하세요.' 너무나 친근하게 이야기를 나누어주시는 팀장님과의 만남은 아직도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기억3. 임원면접에서는 부사장님과 1대1면접이 이루어졌는데...회의실이 아닌 그 임원분의 임원실에 부속된 접견실에서 이루어졌습니다. 쇼파와 테이블로 구성된 아늑한 공간에서 지원자가 해당 기업에서 추구하고 있는 문화 및 채용 중인 직무에 적합한지 무겁지 않은 대화로 이루어지는 면접은 대화 중 이게 면접이었단.ㄴ 사실을 잊을 정도 였습니다. 최종 합격을 했으나 금전적인 보상을 기준으로 이직 기업을 선택하며 입사는 하지 않았는데요. 가끔~ 그런 기업 문화를 가지고 있는 기업에서 일을 하고 있다면 지금은 어떤 느낌으로 일하고 있을까 생각하곤 합니다. Insight for candidates - 금전적인 보상 만큼이나 기업문화 등도 중요한 기준으로 보신다면 면접에서의 사람들 모습을 잘 살펴보세요. 거기에서 해당 기업이 보입니다. Insight for companies - 채용과정에서 받은 기업의 이미지가 우수인재의 채용으로 연결 될 수 있으며, 그 때의 이미지가 지속적으로 기업에 대한 평판으로 남을 수 있습니다.
김현녕 | (주)GS글로벌
2022.04.26
조회수
823
좋아요
7
댓글
3
[리더십을 위한 OI - 3편] 성공적인 사내벤처 운영 방법
“리더십을 위한 OI - 2편”에서 다룬 것처럼 기업 내부 리소스를 활용한 신사업을 위해 많은 기업들이 택하는 방법은 신사업을 위한 TF를 조직하는 것이 대부분이며 2~3년 정도 운영해 보고 실망 후에 택하는 첫 번째 Open Innovation 방안으로 사내벤처 프로그램을 택하는 것 같습니다. 다만 대부분의 기업이 사내벤처라는 것을 아이디어 공모전 수준으로 생각하며, CSR 차원에서 직원들을 위한 보너스 지급 행사 정도로 여기고 진행하는데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다시 한 번 사내벤처의 효용성에 대한 의문을 가지게 됩니다. 사내벤처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진행하는 기업들의 경우에도 다양한 난관에 부딪히게 되며 다음과 같은 핵심 원칙을 기반으로 해야 합니다. 1. 사내벤처 프로그램은 전사 Level에서 추진해야 함. 2. 목표가 명확하게 신사업 추진이어야 하며 스핀오프 가능성이 보장되어야 함. 3. 전사 전략에 관계 없이 사내벤처 팀의 창업 주제는 자유로워야 함. 4. 사내벤처팀은 현업에서 분리되어 창업에 올인해야 함. 5. 사내벤처팀은 물리적으로도 회사와 분리되어 있어야 함. 6. 사내벤처팀은 모기업에서 독립해도 자생이 가능해야 함. 7. 사내벤처 프로그램은 임원들 대상의 보고 행사가 아님. 8. 직접적 사업 연관성이 없는 스핀오프도 재무적 성과에 일조 가능함 인지 필요. 9. 사내벤처 프로그램은 우수 인재 채용과 우수 인재 육성에도 일조함. 각각의 핵심 원칙을 염두에 두고 제도를 수립하고 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전사 Level에서 추진하지 않게 되면 i) 현업부서에서는 일 잘하는 팀원의 지원을 막고, ii) 지원부서들의 협조를 받아내기 어렵고, iii) 표준화된 제도 수립이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2. i) 목표를 명확히 신사업 추진으로 설정하지 않으면 전사적으로 추진하는 프로젝트여도 현업 제품/기술 부서 등에서는 협조하지 않을 수 있고, ii) 스핀오프를 보장하지 않으면 사내벤처팀에 지원할 동기 부여가 되지 않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3. 전사 전략에 맞춰 제한을 하지 않아도 기본적으로 현업을 5~10년 또는 이상 해 오신 분들은 본인의 기존 역량을 기반으로 한 주제를 선정할 확률이 높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전사 전략에 맞춰 제한을 두면 평소 업무외적으로 고민해 온 좋은 아이디어들이 묻히게 될 확률이 높습니다. 4. 많은 기업들이 사내벤처를 현업과 병행하여 일과 후 시간에 작업하도록 합니다. 전세계에 스타트업이 10,000개가 창업하면, 100개가 투자를 받고, 그 중 1개만이 유니콘이 될까말까 합니다. 이 10,000개의 스타트업은 전부 풀타임으로 본인의 모든 걸 걸고 창업한 사람들인데, 현업을 병행하며 이런 스타트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나온다는 건... 비교 불가 대상이라고 생각합니다. 5. 물리적으로 분리되지 않은 사내벤처팀은 아무리 부서전배를 하고 올인을 하라고 해도 기존 현업부서에서는 필요하면 연락하고, 임원진들은 자꾸만 팀들이 하는 일에 간섭을 하고 방향성에 영향을 주려고 합니다. 6. 사내벤처팀은 내부 신사업 TF가 아닙니다. 스핀오프 후에는 독립적인 기업으로 성장해야 하는 존재이며, 모기업과의 기술/사업 제휴를 할 수는 있겠지만 더이상 그 인프라만을 기반으로 사업을 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기 때문에 좋은 아이디어도 자생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 없으면 사내벤처로써는 의미가 없습니다. 7. 6번과도 연계되는 내용일 것 같은데, 사내벤처 팀은 구성원 내에서 모든 걸 해결할 수 있어야 됩니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씹어서라도 당면 과제를 소화해 내야 하며, 기존 모기업 방식으로 일부 업무를 외주를 준다거나, 시장에서의 Needs가 있는지도 검증이 안 된 솔루션을 예쁘게 가공한 Prototype 형태로 임원 보고를 하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Build-Measure-Learn 과정을 반복적으로 거쳐 검증된 솔루션이 아닌 것을 보고를 위해 다듬는 요식 행위는 지양해야 합니다. 8. 식품회사라고 해서 Blockchain을 하면 안 되고, 건설회사라서 세탁 서비스를 하면 안 되는 게 아닙니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중장기적으로 Blockchain 기술 기반의 식품 Supply Chain 투명화를 진행한다거나, 새로운 아파트에 세탁 서비스를 구독형으로 제공한다거나 언제 사업적 연계가 가능할 지 그 당시에는 모릅니다. 당장의 전략적 시너지는 찾지 못하더라도 스핀오프하여 성공할 수 있는 사내벤처 팀이라면 물심양면 지원할 필요가 있습니다. 9. 기업들이 사내벤처 프로그램을 꺼려하는 이유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i) 유능한 인재들의 스핀오프를 통한 이탈, ii) 스핀오프에 실패한 사내벤처팀이 본업 복귀 시 시간 낭비. 하지만 현대 시대의 회사는 고인 물로는 성장하지 않습니다. 유능한 인재들이 스핀오프하면, 성공적인 사내벤처 프로그램을 대외적으로 홍보하고, 기업의 이런 진취적인 모습을 바탕으로 외부에서 또 유능한 인재들이 새롭게 영입됩니다. 현업으로 복귀한 사내벤처팀은 사실상 사업의 Zero-to-One을 본인들 스스로 수행하며 스타트업처럼 일하는 방법을 뼈저리게 배워 온 사람들이고, 기존 포지션에서도 새로운 시각으로 일하게 될 것이고, 전략이나 신사업 분야로 포지션을 변경해 회사의 신성장 동력이 될 수도 있습니다. 기업들이 알아야 하는 중요한 점이 사내벤처라는 것은 야생에서 창업하는 스타트업에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엄청난 리소스를 가지고 시작하는 제도라는 것입니다. 풍부한 사업화지원금, 해당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가진 인원 (비즈니스 코칭만 되면 domain 전문가들이기 때문에), 모기업의 전략적 우위를 가진 인프라를 활용 가능하기 때문에 야생의 스타트업보다 모든 면에서 유리한 조건을 가지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제도 수립과 방법론에 대해서는 회사의 노하우기 때문에 제가 이 글에 다룰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만 기업의 Open Innovation 관련 문의가 필요하시면 언제든 저에게 [email protected] 로 연락 주시면 성심성의껏 대응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리더십을 위한 OI 시리즈 이전 편들은 하기 링크를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1편: https://community.rememberapp.co.kr/post/80190 2편: https://community.rememberapp.co.kr/post/81908 ㅈ형 인재가 되어라 시리즈는 하기 링크를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프롤로그: https://community.rememberapp.co.kr/post/76780 1편: https://community.rememberapp.co.kr/post/77022 2편: https://community.rememberapp.co.kr/post/77585 3편: https://community.rememberapp.co.kr/post/78058 4편: https://community.rememberapp.co.kr/post/79621 마지막편: https://community.rememberapp.co.kr/post/82465
송종화 | INSIDEAL
2022.04.24
조회수
2,486
좋아요
28
댓글
2
좋소기업에서 사람을 뽑는다는 것
혹시 좋소기업을 아시나요? 어원은 중소기업의 ‘중’을 X이라는 비속어로 표현하는 단어입니다. 이 X이라는 글자가 금지어라서 게시판 등록이 되지 않자 이 단어를 ‘좋’으로 바꾼 거라고 합니다. 네티즌 사이에 통용되는 뜻은 ‘열악한 근무환경, 무개념의 상사, 열정페이를 요구하는, 절대 가면 안되는 중소기업’을 의미한다고 보면 됩니다. 그러나 그렇게 살벌하지도, 무개념하지도, 착취하지도 않는, 그렇게 나쁠 것도 좋을 것도 없는 무난한 작은 회사에 대해서도 일부 사람들은 ‘좋소기업’으로 싸잡아 부르기도 합니다. 더 좋은 곳으로 가고 싶지만 가지 못해서 어쩔 수 없이 소기업에 취업하게 되는 사람들의 신세한탄인가 싶기도 합니다. 저도 사업아이템을 가지고 스타트업을 시작한 경험이 있습니다. 말이 좋아 스타트업이지 그냥 이름없는 소기업입니다. 좋은 인력을 뽑고 싶어서 그럴 듯한 사무실에 좋은 조건으로 채용을 진행하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자금의 여유도 없고, 투자하신 분의 마인드도 상당히 보수적이었습니다. 불가피하게 저렴한 아파트 상가에 사무실을 내었습니다. 사무실 오른편은 기획부동산 회사였고, 왼편은 요구르트 아주머니들의 커맨드센터(?)이었습니다. 점심 때가 되면 건너편 중국집 음식냄새가 진하게 베어 나오는 곳이었습니다. 물론 사무실 공간도 회의실이 별도로 없는 그냥 원룸타입이었습니다. “하... 과연 이런 곳에 요즘 젊은 사람들이 과연 다니려고 할까? 나라도 면접 보러 와서 놀라지 않을까..” 그러나 그런 고민은 입사 지원자가 있을 때나 할 수 있는 배부른 고민이었습니다. 채용공고를 내도 지원자가 없습니다. 어쩌다가 잡코리아 이력서가 들어오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습니다. 바로 연락해보지만 답은 없습니다. 채용과정이 직무에 적합하고 회사와 핏이 맞는 사람을 골라내는 과정인데 아무도 지원하지 않으면 선별과정이 아니라 모셔야 하는 과정이 됩니다. ‘누구라도 지원해서 얼굴을 마주할 수 있다면 반드시 설득해서 다니도록 하겠다!’ 이것이 저의 각오였습니다. 우여 곡절 끝에 최초로 면접을 보러온 지원자를 만났습니다. 아.. 다행이 멀쩡하게 생겼습니다. 멀쩡하게 생겼다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외모 차별적 관점이 아니라 외관상 멀쩡한 직장인 같이 보여야 외부에서 봤을 때 그나마 이 회사가 다단계나 이상한 곳으로 오해 받지 않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안그래도 믿음이 가지 않는 초소기업인데 앉아있는 사람들이 무섭게 생겼다면 면접만 보고 도망갈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면접에서 성심성의껏 회사를 소개하고, 하려고 하는 사업과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게 될 것인지, 그리고 우리가 서로 어떤 점에서 함께 성장할 수 있는지를 설명합니다. 솔직히 면접자가 제 눈높이에는 많이 미치지 못하는 역량을 가졌지만 찬밥 더운밥을 가릴 처지가 아니었습니다. 일단은 직원이 한 명이라도 있어야 일이 시작되니까요. 첫번째 직원을 뽑고나서 기적적으로 두번째 세번째 직원을 뽑을 수 있었습니다. 물론 합격은 이미 정해져 있었고, 지원자가 다닐 것인가 말것인가를 선택하면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지원자의 학력, 경력, 능력은 평가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의사소통이 원활하고 최소한의 성실함 그리고 몇 안되는 우리 직원들과 잘 어울릴 수 있는가만 따졌습니다. 그렇게 어렵게 4명을 모아서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다행히 직원들은 모두 착하고 성실하였습니다. 그러나 능력의 부족은 확실히 드러났습니다. 저는 대기업 프로젝트를 하면서 큰 기업의 신입사원들도 종종 접해 보았습니다. 그들과 비교하면 솔직히 역량차이가 꽤 많이 났습니다. 하늘과 땅 차이라고 해도 될 듯합니다. 하나를 가르치면 열을 아는 것과 하나를 몇 번씩 말해도 이해를 잘 못하는 경우입니다. 예상했던 부분이고,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사업을 하는 내내 한번도 직원에게 화를 내거나 권위적인 태도를 취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직원 한명 한명이 모두 소중하고 괜히 마음이 상해서 회사를 떠나게 되는 것을 원치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들 입장에선 그만둬도 아쉬울 것이 없는 작은 회사니까요.. 이 기간에 제가 많이 터득한 기술은 상대를 기분 나쁘게 하지 않으면서 너의 말이 틀렸음을 증명하는 것이었습니다. 경험은 부족하고 젊은 패기는 살아있다보니, 또 우리회사가 상사에 대한 긴장감이 있는 곳도 아니다보니, 시키는 일에 대한 의문을 표시하는 경우가 왕왕 있습니다. 그까지는 괜찮은데 시킨 일을 자기만의 방식으로 다르게 처리할 때도 많았습니다. ‘왜 일을 자기 마음대로 처리할까’ ‘도대체 내가 왜 이런 것까지 일일이 설명해줘야 되나?’라는 생각이 들지만 그렇게 말해버리면 큰일이 납니다. 그렇게 조심조심 직원들을 나름 챙기고 있었는데 문제는 엉뚱한 데서 터졌습니다. 그럭저럭 일은 돌아가고 있는데 몇 안되는 직원들 사이에 분위기가 이상합니다. 알고 봤더니 직원 A와 B가 사귀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조직이 너무 작다 보니 사내연애가 발생하면 문제가 될 거 같아서 평소에 농담삼아 “우리회사에선 고백 금지에요”라고 웃으며 말했었는데 우려하던 일이 터진 것입니다. 좋았던 분위기가 이들 커플 때문에 묘하게 흘러갑니다. A와 B가 동갑이라며 입사 후 며칠이 되지 않아서 서로 말을 놓기 시작했는데, 그 때 확실하게 언질을 줘서 존대하도록 했어야 했나, 살짝 후회가 되기도 했습니다. 또 다른 문제는 위에서 내려왔습니다. 투자하신 분이 회사운영에 개입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사실상 그 분이 오너이긴 했지만 사무실 방문이 잦아지니 직원들이 불편해 하기 시작했습니다. 초소기업 치고는 급여도 적지 않게 책정해주시고, 가끔식 좋은 곳에서 맛난 것도 사주셔서 좋았는데 마인드가 너무 옛날 방식이었습니다. “달력의 빨간날은 관공서 휴일이지 무조건 쉬는 날이 아니에요. 근로계약서에 그런 부분을 명시해두고, 필요하면 일 시킬 수 있어야 해요” 이 말을 듣고 큰 절망감이 들었습니다. “요즘 그런 회사가 어디있습니까, 그렇게 말하면 직원들 상처 받습니다.” 본인의 친구 회사에선 그렇게 한다고 하시길래, 그 회사 근로계약서를 한번 봐야겠다고, 가져다 달라고 했지만 이후에 받은 것은 없었습니다. 그후로 이런 부분에서 계속 부딪히게 됩니다. 작지만 배워갈 수 있는 회사, 성장의 기쁨을 맛볼 수 있고, 적은 인원이 원팀이라는 소속감을 강하게 느낄 수 있는 회사를 만들어 보고 싶어서 안정적인 회사를 그만두고 합류하였습니다. 그렇지만 제가 할 수 있는 일의 한계가 느껴졌습니다. 이대로 가다간 ‘좋소기업’이 될 거 같은 예감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저는 오너분과 상의해서 회사를 1년 만에 매각하는 것을 결정했습니다. 다행히 하던 일이 잘돼서 매출도 많이 발생했고 인수하겠다는 회사가 있었습니다. 계속 사업을 이끌어나갔다면 규모는 키워나갈 수 있었겠지만 원래 제가 꿈꿨던 회사의 문화를 만드는 일은 어려웠을 듯합니다. (사실은 그게 하고 싶었던 건데..) 그 당시엔 마음이 흩어진 직원들을 리더십을 발휘해 하나로 모으고, 오너의 압박을 돌파해 나가는 그런 박력이 저에겐 없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도 종종 그 때의 동료들과 아주 가끔씩 연락합니다. 다행히 그들은 지금 모두 ‘좋소기업’이 아닌 좋은 곳에 다니고 있고 자기 사업을 하는 친구도 있습니다. 그 때의 우리의 어설펐던 회사경험이 그들에게 약간이라도 도움이 되었기를 바랄 뿐입니다. 지금 만약 다시 팀이 된다면 정말 좋은 회사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라는 회한과 함께.
김진수 | 디케이비엠시
2022.04.24
조회수
7,369
좋아요
99
댓글
20
몇명의 회사가, 조직이 가장 효율적일까요?
대형 회사들만 다녀서 대부분의 인사는 자동으로 되는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스타트업 회사를 하려고 보니 사람들을 뽑을 자신이 없어집니다. 많은 직원들과 잘 지내면서 돈벌어서 월급,보너스주고 하는 일들의 뒤에는 인사 관리라는 부분이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단순히 생각해 보면 3-5명 팀일 때는 너무 의사소통하는 것이나 일하기가 쉬웠는데 10명이 팀이 넘어가고 부서가 되서 여러개의 팀이 되고 나니 정치가 생기고 파벌이 생기는 것을 경험하면서 회사를 이끄는 리더가 된다는 것은 아무나 하는 일이 아니다라는 것을 깨닫습니다. 요즘은 에자일 조직이라는 형식으로 팀을 작게 프로젝트에 따라 만들어지고 해체되고 하면서 각자의 일을 효율적으로 잘하는 조직이 좋은 회사,조직이라고 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중앙집권적인 카리스마로 끌고가는 조직이 왠지 꼰대가 되어버린 시대이면서도 테슬라 머스크처럼 팬덤을 만들고 인플루언서가 되어 한명이 조직을 이끌어 가는 것 처럼 보이는 시대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한계가 있습니다. 그럼 어떻게 팀빌딩을 하고 어떻게 역활과 책임을 나눠서 몇명이 일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일까 ? 하는 생각을 계속하게 됩니다. 저는 현재까지의 생각은 11명입니다. 한 방향을 보고 갈수 있는 최대 인원수는 11명이이라고 생각합니다. 축구 처럼. 제 멘토님은 8명이라고 하십니다. 8명 이상이 한테이블에서 이야기하면 꼭 둘로 나누어지더라 라고 말씀하시는데 맞는 것 같았습니다. 10명이 모이면 6/4로 나누어져 이야기하는 경험도 많이 있고. 8명이면 4/4로 나누어지는 경향은 좀 적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팀을 운영하면 수비수가 필요하기 때문에 11명이 저는 좋을 것 같습니다. 8명이 모여 공격하고 3명이 수비를 하는 조직. 물론 8명중에는 미드필더도 있겠지만 요즘 같은 코딩 ai시대에는 최종 수비수 3명을 제외하면 모두 공격수여야 할 것 같습니다. 한 골대를 바라보는 팀빌딩을 통해 어디서나 성공하시는 리멤버 회원님들이 되시길 소망합니다. 저 포함해서요. 제가 초보창업이라 인사전문가님들의 댓글과 조언 언제나 환영합니다.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강승희
NOW 필진
CEO / CO-FOUNDER | Teyvat Labs
2022.04.21
조회수
1,743
좋아요
14
댓글
17
꼰대와 멘토는 한 끗 차이
성공은 운이다? 성공한 사람들을 인터뷰하면 성공의 요인으로 꼽는 첫번째로 ‘운이 좋았다’ 라고 한다. 내가 잘 나서가 아니라 주변 지인들의 도움이 성공하는데 큰 영향력을 보였다는 이야기기다. 그러면서 꼭 하는 말이 “인생에 멘토를 만난 것이 저의 삶을 바꿔 놓았어요” 라고 한다. 인생의 멘토를 만나는 것도 행운이지만 멘토가 되는 것도 보람 있는 일이다. 당신은 꼰대인가요? 멘토인가요? 인생의 멘토는 가까이에 있는 부모 형제가 될 수도 있고, 선생님이나 선배도 있다. 사회인이 되면 직장 상사도 있고, 거래처 사장님도 멘토가 되어 어려울 때 희망을 불어넣어 주기도 한다. 그러나 인생의 꼰대를 만나서 성공했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사람은 거의 없다. 오히려 꼰대 때문에 힘들었던 기억이 대부분이다. 특히나 사춘기 때는 가장 가까이 있는 부모님과 선생님이 꼰대에 해당한다. 꼰대가 되면 대화가 차단된다. 일방통행이니 대화가 될 리 없다. 사춘기때를 생각해보면 이해가 쉽다. 사춘기 아들딸이 있는 집을 보면 대게 친구 들과 얘기도 잘 하고 수다도 떠는데 엄마 아빠만 계시면 입을 닫는다. 왜 대화가 차단된 것일까? 답은 간단하다. 대화가 안된다는 것은 공통된 화제가 없다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부모와 얘기하다 보면 99가지는 하지 말라는 얘기뿐이다. 한가지만 하라고 한다. 공부만 하라고 한다. 그러니 대화가 되겠는가? 반면에 친구를 만나면 어떤가. 99가지는 하자고 한다. 한가지만 빼고. 그 한가지가 공부다. 누구와 대화가 되겠는가? 누군가에게 인생 멘토가 되려면 회사도 마찬가지다. 입사하면 이건 이렇게 하고 저건 저렇게 하라고 99가지가 일방적인 잔소리다. 한가지는 하라고 한다. 내 회사처럼 애사심을 갖고 하란다. 있던 애사심도 날아갈 판이다. 그러기에 상사는 나이와 상관없이 모두 꼰대가 된다. 한마디로 나 보다 직급이 높으면 꼰대 그룹으로 분류된다. 인생의 멘토와 내 주변에서 사라져야 하는 꼰대는 어떻게 다른가. 멘토는 멘티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맞춤 코칭을 한다. 꼰대는 상대방의 이야기 보다 내 얘기가 주를 이룬다. 옛날에도 그랬으니 지금도 그렇게 해야 된다면 꼰대다. 나는 이렇게 했는데 너라면 어떻게 했냐고 물어보면 멘토가 된다. 정말 종이 한 장 차이지만 결과는 엄청나게 다르다. 멘토가 되기 위해서는 원웨이 티켓이 아니라 투웨이 티켓을 사야한다. 코칭을 한다고 일방적으로 설득한다면 원웨이 꼰대가 틀림없다. 앞에서 나는 이렇게 했으니 너도 이렇게 하라며 끌고가는 꼰대가 되고 싶은가? 아니면 부하직원의 고민을 듣고 ‘왜’라는 질문을 통해 스스로 솔루션을 찾도록 한발 뒤에서 조언을 해주는 진정한 멘토가 되고 싶은가?
신병규 | 대림바토스
2022.04.21
조회수
3,981
좋아요
39
댓글
17
대표전화 : 02-556-4202
06235 서울시 강남구 테헤란로 134, 5층
(역삼동, 포스코타워 역삼) (대표자:최재호)
사업자등록번호 : 211-88-81111
통신판매업 신고번호: 2016-서울강남-03104호
| 직업정보제공사업 신고번호: 서울강남 제2019-11호
| 유료직업소개사업 신고번호: 2020-3220237-14-5-00003
Copyright 2019. Drama & Company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