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에서 일이 너무 없어 이직을 고민 중입니다.
조언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서른 초반이고, 해외영업 직무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중소기업 1곳, 중견기업 2곳, 외국계 대기업 2곳, 국내 대기업 2곳을 경험했습니다. 이직 횟수가 적지 않은 편이라 앞으로는 한 곳에서 전문성을 쌓고 싶은데, 현재 직장에서의 고민이 깊어 조언을 구하고자 합니다.
1. 현재 가장 큰 고민은 일이 너무 없다는 점입니다.
현재 회사에서는 실제로 업무하는 시간이 하루에 10분도 안 될 때가 많습니다. 처음에는 먼저 할 일을 찾아보기도 했지만, 팀 내 업무 분장이 명확하고 사수의 관리 범위가 넓어 자율적으로 새로운 일을 추진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저는 주어진 업무를 미루지 않고 빠르게 처리하는 편입니다. 이전 직장에서도 업무 속도가 빠르다는 평가를 받았고, 업무가 많은 동료를 도와주고도 정시 퇴근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함께 일했던 분들이 이직 후에도 다시 함께 일하자고 제안하거나, 실제로 저를 다시 불러 주신 경험도 있습니다.
다만 지금은 일을 잘하고 못하고의 문제를 떠나, 애초에 제게 주어지는 업무 자체가 너무 적습니다. 새로운 것을 배우거나 성과를 만들어 낼 기회가 없다 보니 시간이 지날수록 실무 감각이 떨어지고, 커리어에 도움이 되지 않는 시간을 보내는 것 같아 불안합니다.
2. 그렇다고 현재 직장을 쉽게 포기하기도 어렵습니다.
현재 회사는 대기업인 만큼 복지와 안정성이 좋고, 근무 환경은 만족스럽습니다.
* 업무 압박이 크지 않고 정시 퇴근이 자유롭습니다.
* 다른 회사보다 주당 근무시간이 조금 짧습니다.
* 당일 연차 사용이 가능하고, 연차 외 별도 휴가도 4일 제공됩니다.
* 의료비 지원, 그룹사 할인 등 복지 혜택이 좋습니다.
* 직장 내에서 부당하게 압박하거나 괴롭히는 사람이 없고, 개인의 생활을 존중하는 분위기입니다.
* 사수와 업무 방식이 잘 맞지 않는 부분은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잘 챙겨 주시는 편입니다.
몸이 힘들거나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는 일도 거의 없습니다. 이런 근무 환경을 다시 찾을 수 있을지 생각하면 이직이 망설여집니다.
3. 반면 연봉과 커리어에 대한 불만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초기 커리어에서 연봉을 낮게 시작한 영향으로 현재 연봉도 경력에 비해 아쉽습니다. 회사의 연봉 인상률도 높지 않아 앞으로 연봉을 크게 높일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또한 회사 내에서 제가 담당하는 업무에 대한 이해도가 전반적으로 낮고, 관련 경험과 전문성을 갖춘 인력도 충분하지 않습니다. 업무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비효율적인 일이 반복되기도 하고, 사업의 성장 가능성도 불투명하게 느껴집니다.
무엇보다 팀 내에서 배울 점을 찾기 어렵고, 실무 경험이나 전문성을 쌓을 기회가 거의 없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지금처럼 몇 년을 더 보내면 당장은 편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이직할 때 내세울 경쟁력이 오히려 약해질까 걱정됩니다.
4. 그래서 아예 다른 산업의 해외영업으로 이직하는 것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현재와는 완전히 다른 분야, 특히 기술적인 제품이나 산업재를 다루는 해외영업으로 옮겨 볼까 합니다.
문과 출신이라 관련 기술 지식은 부족하지만, 새로운 산업의 제품과 시장을 공부하면서 전문성을 쌓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제품 자체가 복잡하다면 지속적으로 공부해야 할 이유도 생길 것 같고, 장기적으로도 특정 산업에 대한 이해와 경험이 경쟁력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제가 알아보는 곳은 대기업은 아니고, 기업 평판이나 근무 환경도 현재 회사보다 좋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업무 강도가 높아질 가능성도 있고, 새로운 분야에 적응해야 하는 부담도 있습니다.
지금까지 이직한 회사 중 한 곳에서는 매일 밤늦게까지 야근하고 주말에도 일해야 할 정도로 업무가 많아 결국 퇴사했습니다. 그래서 무조건 바쁘게 일하고 싶은 것은 아닙니다. 적당한 워라밸을 유지하면서도 업무를 통해 성장하고, 그에 맞는 보상을 받고 싶습니다.
5. 비슷한 고민을 해 보신 분들께 질문드립니다.
① 업무가 거의 없는 대기업에서 좋은 워라밸과 복지를 누리며 지내는 것과, 근무 환경은 다소 불확실하지만 전문성을 쌓을 수 있는 다른 산업으로 이직하는 것 중 어느 쪽이 장기적으로 더 나을까요?
② 해외영업이라는 직무는 유지하되 산업을 바꾸는 것이 커리어 확장에 도움이 될까요? 문과 출신이 기술적인 제품을 다루는 해외영업으로 전환했을 때 현실적으로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③ 업무가 적은 것이 단순히 현재 회사의 문제인지, 아니면 제가 업무를 빠르게 처리하는 성향 때문에 어느 회사에서든 비슷한 상황이 반복될 가능성이 있는지도 고민입니다. 이런 경우에는 회사를 옮기는 것 외에 어떤 방향을 생각해 볼 수 있을까요?
④ 현재 연봉과 복지, 워라밸을 고려했을 때 이직을 결정하는 기준을 어떻게 잡으면 좋을까요?
이직을 많이 한 편이라 이제는 단순히 회사를 옮기는 것보다 장기적으로 어떤 경력을 만들어 갈 것인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제가 어딜 가든 일이 적은 편이어서 이게 주니어 때는 맞는 경험인가 아니면 내가 사주에 일이 없나 생각할 정도로 헷갈리기도 합니다.
비슷한 경험이 있으신 분들이나 커리어 관점에서 조언해 주실 분들의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