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벤트] 🧗♂️“줄 잡았어!” 대신 튀어나온 한마디, 그날 우리는 연인이 됐다
리멤버 발렌타인 이벤트를 맞이하여 사회초년생 그날의 기억을 떠올려봅니다 💖
🧗♂️사내 클라이밍 동아리 첫 모임에서 너를 본 순간을 잊지 못한다. 초크 가루가 햇살에 반짝이던 체육관 안, 너는 가볍게 벽을 오르며 사람들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나는 쉬운 코스에서도 허우적대기 일쑤였지만, 네가 아래에서 “천천히, 할 수 있어요!” 하고 웃어줄 때마다 이상하게 힘이 났다. 문제는 팔 힘이 아니라 심장이었다. 자꾸만 네 쪽으로 기울어졌다.
어느 날, 오버행 구간에서 매달린 채 더 이상 올라가지 못하고 버둥대던 내가 결국 힘이 빠져 “떨어질게요!” 하고 외쳤다. 줄을 단단히 잡고 있던 너는 태연하게 말했다. “믿고 몸 맡겨요.” 그 한마디에 심장이 먼저 떨어졌다. 아, 나는 이미 너에게 마음을 맡기고 있었구나.
고백을 결심한 날, 손바닥엔 땀이 흥건했고 준비한 말은 자꾸만 꼬였다. 평소처럼 “줄 잡았어!”라고 말해야 했는데, 입에서 튀어나온 건 전혀 다른 말이었다. “저… 오늘은 제 마음 좀 잡아줄래요?”
순간 공기가 멈춘 듯 조용해졌다. 나는 괜히 로프만 만지작거리며 고개를 숙였다. 그런데 네가 한 발짝 다가와 웃으며 말했다. “이미 꽉 잡고 있었는데요? 안 놓을 건데.”
그날, 우리는 벽 아래에서 한참을 웃었다. 더 이상 누가 먼저 오르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넘어질까 봐 겁내던 나에게, 네가 손을 내밀어 준 것처럼. 그 순간 이후, 내 인생에서 가장 설레는 도전은 언제나 너와 함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