쌩퇴사하고 인생 망했다고 생각하는 당신에게
매일 야근하다 건강 잃고 공황장애 와서 퇴사했다, 잔고도 없고 공고도 없는데 내 인생 망한 거냐...
이런 절박한 글들이 참 많이 보입니다.
절벽 끝에 선 것 같은 그 마음, 감히 다 헤아릴 수 없겠지만 하나는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당신 인생 절대 안 망했습니다.
지금 숨이 턱턱 막히고 앞이 캄캄해보이기만 한 당신에게 먼저 이 길을 지나온 인생 선배 및 동료로서 몇 가지 이야기를 전하고 싶어 글을 씁니다.
첫번째로,
당신은 도망친 게 아니라 '살기 위해' 선택한 겁니다.
오랜 구직 끝에 이직한 회사에서 스트레스를 받아 몸도 마음도 털려서 1년도 되지 않아 퇴사했다고요?
당장 눈앞의 현실만 보면 자책이 밀려올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공황장애 또는 건강 악화는 몸과 마음이 보낸 생존 신호입니다.
거기서 더 버텼다면 돌이킬 수 없는 일이 일어났을지도 모릅니다.
나약해서 포기한 게 아니라, 회사로부터 당신의 소중한 인생을 지키기 위해 용기 있게 탈출한 겁니다.
살아야 다음이 있습니다.
커리어를 걱정할 때가 아니라 망가진 몸과 마음을 고쳐 써야 할 때입니다.
그리고 말입니다.
1-2년 쉬는 걸로 인생 안 망합니다
30대 후반, 40대 초반이라는 나이 때문에 내 커리어는 여기서 끝이라는 인지 왜곡이 생기기 쉽습니다. 하지만 백세시대. 앞으로 최소 20~25년은 더 일해야 합니다.
전체 커리어라는 긴 마라톤에서 고작 1년 쉬어가는 건 아주 찰나에 불과합니다.
공백기가 정 마음에 걸리면 면접에서 건강상의 이유로 재충전의 시간을 가졌다고 당당하게 말하면 그만입니다.
요즘 세상에 몸 아파서 잠시 쉰 걸로 사람 매장하는 회사 없습니다.
물론, 취업 시장이 얼어붙은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취업이 힘든 더 큰 이유는 멘탈이 무너져 있어서 어떤 공고를 봐도 '내가 갈 곳은 없다', '날 뽑아주지 않을 것이다'라며 부정적으로 필터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상태로 면접을 보면 아무리 경력이 좋아도 면접관에게 그 불안함과 위축된 에너지가 고스란히 전달됩니다.
지금은 구직 플랫폼을 볼 때가 아니라 동네 한 바퀴 산책하며 햇볕을 쬘 때입니다.
아. 물론 좀 덥고 비가 오긴 하지만 잠시 비가 그친 하늘 정말 예쁘지 않습니까?
지금은 장마철이라고 생각하세요. 끝나지 않을 것 같던 장마도 곧 끝이 오고, 그러면 찬란한 햇살이 비칠테니까요.
벼랑 끝에서 다시 일어서기 위해서는 거창한 계획 필요 없습니다. 딱 이거 세 가지만 해보세요.
첫째, 무조건 잘 먹고 잘 자기.
규칙적인 수면과 영양 섭취는 약보다 더 중요합니다. 밤새 고민하지 말고 수면 유도제의 도움을 받아서라도 푹 자야 합니다. 그렇게 푹 자고 일어나 건강한 식사를 하고, 산책을 해보세요.
둘째, 국가 지원 제도 적극 활용하기.
통장 잔고가 없어 불안하다면 긴급복지지원제도, 국민취업지원제도, 실업급여(해당 시) 등 국가에서 주는 보조금이나 대출 제도를 샅샅이 찾아보세요. 찾아보면 숨 쉴 구멍 분명 있습니다.
셋째, 부정적인 생각에 먹이 주지 않기
"어쩌다 이렇게 됐지?", "남들은 다 잘 사는데"라는 생각이 들면 강제로 생각을 끊고 몸을 움직이세요. 청소를 하든 운동을 하든 몸을 써서 잡생각이 뇌를 지배하지 못하게 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드리고 싶은 말씀은,
열심히 살았기 때문에 아픈 것이라는 겁니다.
아무렇게나 막 살았던 사람은 번아웃도 안 옵니다. 누구보다 책임감 있게 미련할 정도로 열심히 달렸기 때문에 과부하가 온 것 뿐입니다.
자동차가 고장 나면 정비소에 들어가듯 당신의 인생도 지금 잠시 정비소에 들어온 것 뿐입니다. 천천히 고쳐서 나오면 됩니다. 40대 전후는 무언가를 새로 시작하기에 결코 늦은 나이가 아닙니다.
숨 고르고, 밥 잘 챙겨 먹고, 일단 살아남으세요.
지금 조금 느려도 괜찮으니, 페이스를 조절해서 추후 다시 달리면 됩니다.
지금 힘든 모두, 진심으로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