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물에만 담가놓으면 설거지 다한 거라는데요.
저희 맞벌이 부부입니다. 남편은 출근이 늦고, 저는 퇴근이 일러서 나름 합리적으로(?) 분담을 했어요.
남편: 아침 담당 (스크램블, 샐러드, 토스트, 과일 쥬스 등 간단한 거)
저: 저녁 담당 (주로 한식. 주말에 미리 반찬들 해놓지만 국, 메인 반찬, 밥은 매일 해야 하죠)
뭐 아침보다 저녁이 더 여유로운 건 맞으니까 좀 더 일찍 퇴근하는 제가 더 할 수 있죠. 그래서 룰이 하나 더 있습니다. 아침 먹은 설거지는 남편이 출근 전에 하고 가기. 메뉴 보시면 아시겠지만 설거지 거리 많지 않잖아요. 저녁이 손이 더 많이 가는 음식들이니까 그렇게 하기로 했는데.
근데 제가 퇴근하고 7시에 집에 오잖아요? 싱크대에 아침에 쓴 프라이팬이랑 접시, 컵들이 그대로 있습니다... ^^
아, 물론 고~맙게도 물에는 담가놨더라고요? 빡빡 긁을 일은 없게 해준 그 세심한 배려...^^... 정말 눈물이 납니다...
그럼 저는 밖에서 일하고 지쳐서 들어왔는데, 저녁 준비 시작도 전에 아침 설거지부터 해야 돼요. 그리고 밥 차리고, 먹고, 또 저녁 설거지까지... 이건 당연히 제 몫이죠.
이게 한두 번이면 바빴나 보다 하겠는데, 출근하는 5일간 2-3일은 이러니까 너무 얄밉네요. 아니, 아침에 스크램블 하나 해 먹은 거 닦는 게, 저녁에 국 끓이고 반찬 만든 거 설거지하는 것보다 더 힘든 일인가요? 그렇다고 설거지하면 남편이 출근에 늦는 것도 아니에요. 저랑 같이 아침을 먹기 때문에 충분한 시간인 거 알고 있습니다.
이걸로 몇 번 싸웠더니 그럼 식기세척기 사자고 하는데... 물론 사면 되죠. 살 거고요. 근데 이건 기계의 문제가 아니라, 약속과 태도의 문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자꾸 들어요. 마음이 자꾸 쪼잔해지는데... 저만 이런 걸까요. 속상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