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 삭제된 게시글입니다.
알림 떠서 신나게 눌렀는데 "삭제된 게시글입니다." 저만 당해본 거 아니죠? 대체 무슨 심리일까. 저 같은 관종은 도저히 궁금해서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쓰는 글.
커뮤니티에 글을 올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삭제하는 행동, 이른바 '글삭튀'(글 삭제하고 튀기) 현상에는 매우 복합적이고 인간적인 심리가 담겨 있습니다. 몇 가지 주요한 심리적 동기를 정리해 보았습니다.
1. 감정적 배설과 즉각적인 후회
가장 흔한 이유 중 하나입니다. 순간적인 분노, 슬픔, 억울함, 혹은 과도한 기쁨 등 강한 감정에 휩싸여 글을 작성합니다.
배설의 목적: 일단 글을 작성하고 '게시' 버튼을 누르는 행위 자체로 감정이 어느 정도 해소됩니다.
이성의 복귀: 감정의 파도가 지나가고 이성이 돌아오면, "아, 내가 너무 심했나?", "이런 말까지 할 필요는 없었는데" 혹은 "이 글이 내 약점을 노출시키네"와 같은 후회가 밀려옵니다.
결과: 감정은 이미 배설했으니, 그 '흔적'(증거)을 남기고 싶지 않아 즉시 삭제합니다.
2. 타인의 시선에 대한 극도의 불안
글을 올린 직후,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하는 사회적 불안감이 극대화되는 경우입니다.
부정적 평가에 대한 두려움: 내 글이 비난받거나, 조롱당하거나, 혹은 '이상한 사람'으로 낙인찍힐 것에 대한 두려움이 큽니다.
과도한 자기 검열: "이 표현이 오해를 사지 않을까?", "이런 글을 쓰는 나를 한심하게 보지 않을까?" 등, 글을 올린 직후부터 수많은 걱정이 머릿속을 맴돕니다.
결과: 이 불안감을 견디지 못하고, "아무도 보기 전에" 혹은 "더 많은 사람이 보기 전에" 서둘러 글을 삭제하여 자신을 방어합니다.
3. 관심 및 반응의 '테스트'
관심을 받고 싶은 욕구와 연결된 행동입니다. 이는 두 가지 방향으로 나타납니다.
A. 기대한 반응이 오지 않을 때 (실망):
글을 올리고 '좋아요'나 댓글이 즉각적으로 달리길 기대합니다. 하지만 몇 분이 지나도 반응이 없으면, '내 글이 재미없나?', '아무도 나에게 관심이 없구나'라는 생각에 민망하고 부끄러워져 글을 삭제합니다.
B. 특정인의 반응만 확인하고 싶을 때 (신호 보내기):
특정 사람(들)이 이 글을 읽어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올립니다. 그들이 읽었다는 것이 확인되거나(예: 읽음 표시, 빠른 댓글), 혹은 "나 지금 이런 상태야"라는 신호를 보냈다는 목적 자체가 달성되면 글을 남겨둘 필요가 없어 삭제합니다. "나 힘들다"는 것을 알리고 싶지만, 그 상태가 오래 박제되는 것은 원치 않는 심리입니다.
4. 자기 검열과 사생활 보호
글을 올린 후, 이 내용이 초래할 '파장'을 뒤늦게 깨닫는 경우입니다.
정보 노출에 대한 우려: 글을 쓰고 보니 너무 개인적인 정보(신상, 가족, 직장 등)를 노출했거나, 나중에 이 글이 '박제'(캡처되어 돌아다니는 것)되어 불이익을 당할까 봐 걱정됩니다.
인터넷의 영속성: 인터넷에 남는 기록의 무서움을 뒤늦게 인지하고, 문제가 될 소지를 미리 차단하기 위해 삭제합니다.
5. 단순 실수 및 수정의 어려움
심리적인 이유 외에 매우 현실적인 이유도 있습니다.
오타 및 오류: 게시 버튼을 누르고 나서야 치명적인 오타나 사실관계의 오류를 발견합니다.
수정 기능의 부재: 해당 커뮤니티에 '수정' 기능이 없거나, 수정하는 것보다 그냥 지우고 새로 쓰는 것이 빠르다고 판단할 때 삭제합니다.
게시판 착오: 글의 성격과 맞지 않는 게시판에 올렸다는 것을 깨닫고 삭제합니다.
요약
글을 쓰고 바로 지우는 행동은 "표현하고 싶은 욕구"와 "안전하고 싶은 욕구(혹은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충돌하는 지점에서 발생합니다.
즉각적인 감정 해소와 타인의 관심을 원하지만, 그로 인해 자신이 노출되거나 부정적인 평가를 받는 것은 극도로 두려워하는 현대인의 이중적인 심리가 온라인 공간에서 나타나는 대표적인 행동 중 하나라고 볼 수 있습니다.
by Gemini
가끔 제 댓글에 대댓글이 달렸거나 댓글이 달렸다는 알림이 떠서 눌렀는데 삭제된 게시글이라는 메세지가 뜰 때가 있더라고요. 반응도 많이 받고 괜찮았는데 왤까, 저같은 관종으로서는 도저히 알 수 없어서 너무 궁금한 나머지 제미나이한테 물어봤더니 위와 같은 답을 주네요.
여러분은 어떤 이유로 글을 삭제하시나요? 전 관종이라 반응이 별로 없을 때...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