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한번 먹자길래 진짜 약속 잡았더니, 상대방이 당황합니다.
회사에서든, 동창회에서든, 아니면 오랜만에 만난 지인이든... 다음에 밥 한번 먹자는 말, 많이 하시잖아요?
저는 이런 말을 들으면, 진짜 밥 약속을 잡아야 하는 건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항상 먼저 연락해서 밥 약속을 잡아왔고요. 다들 반갑게 맞아줬던 것 같습니다.
근데, 며칠 전에 거래처 분과 미팅이 끝나고 헤어지면서 그분께서 '다음에 식사 한 번 해요!' 하시길래, 다음 날, 정말 당연하게 '팀장님, 어제 말씀하신 밥 약속, 언제 시간 괜찮으세요?' 하고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근데 답장이 한참 뒤에 오더니 '아, 제가 요즘 좀 바빠서, 시간 나면 연락드릴게요!' 이런 식으로 말씀하시는데, 뭔가 텍스트에서도 당황함이 느껴지는 기분인 겁니다. 업무로만 몇 번 뵌 분이라 친하지 않은 건 맞지만 밥 한 번 먹자시길래 저랑 친해지고 싶으신 건 줄 알았는데 아닐 수 있겠구나.
그래서 순간 인터넷에서 본 수많은 글들이 머릿속을 지나갔습니다. 밥 한번 먹자는 그냥 다음에 보자는 관용적인 인사말이었다는 것... 내가 그간 너무 문자 그대로 받아들이는 삶을 살았구나...
친구들한테 이 얘기를 했더니, 다들 그걸 진짜 연락하냐고 하면서 웃네요ㅠㅠ 아니 그럼 진짜 밥 약속 잡을 거면 뭐라고 말을 해야 하는 거죠? 밥 먹자고 먼저 연락해서 얻은 게 더 많다고 생각하긴 하는데 불편한 사람이 있다는 걸 알게 되니 또 마음이 마냥 편하지만은 않네요.
다들 밥 한번 먹자는 말 들으면 어떻게 반응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