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곳 없던 저를 3달간 재워주신 팀장님... 결혼식 주례 부탁드려도 될까요?
안녕하세요. 결혼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예비신부입니다.
다름이 아니라, 전 회사 팀장님께 주례를 부탁드리고 싶은데 고민이 되어 조언을 구합니다.
팀장님은 40대 중반의 여성분이신데, 나이 때문에 주례는 너무 부담스러워 하실 것 같아서 망설여집니다.
하지만 이분이 아니었다면 지금의 저도, 지금의 제 남자친구(예비신랑)도 없었을 겁니다.
저에게는 그야말로 인생의 은인이시거든요.
몇 년 전, 제가 상황이 정말 안 좋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회사 사정으로 팀이 통째로 없어지며 잘리게 됐고, 서울 생활을 접고 고향에 내려가야 하나... 기로에 섰습니다.
하지만 이 상태로 부모님을 뵐 면목이 없었고,
당장 다음 달 집세를 낼 돈도 없어서 정말이지 진퇴양난이었습니다.
그때 팀장님이 먼저 제게 손을 내밀어 주셨습니다.
(팀이 해체될 때 대표님이 팀장님만 아껴서 회사에 남게 되셨는데, 저를 못 지켜줬다며 계속 미안해하셨거든요.)
혼자 사시는 팀장님 댁에 방이 하나 남는다며, 자리 잡을 때까지 자기 집에서 지내라고 먼저 이야기를 해주신 겁니다.
너무 염치없지만 방법이 없어서, 팀장님 댁에서 세 달 정도를 지냈습니다.
그 기간 동안 다행히 취직이 돼서 지금의 회사에 다니게 되었고, 지금의 회사에서 제 남편 될 사람을 만났습니다.
그러니 제게는 팀장님이 은인이나 다름없습니다.
만약 제 결혼식에 주례가 있어야 한다면, 그건 팀장님이 하시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40대 초중반의 여성분께 주례라는 단어가 주는 무게가 엄청날 것 같아서... 어떻게 말씀을 드려야 부담을 덜어드릴 수 있을지 고민입니다.
물론 주례 핑계로 좋은 선물도 준비할 예정이에요. (일단 좋은 향수 생각 중인데... 혹시 더 좋은 선물이 있다면 추천도 부탁드립니다.)
특히 40대 중반의 여성 선배님들이 계신다면,
후배가 이런 부탁을 할 때, 어떻게 말해주는 게 가장 좋을까요?
또 어떤 선물을 받으면 가장 기쁘실까요?
누구든, 어떤 의견이든 정말 감사히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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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 댓글들 너무 감사합니다! 역시 주례는 누가 봐도 부담스러우시군요... 제가 너무 제 기쁨만 생각해서 팀장님도 기뻐하시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좀 했던 것 같습니다ㅠㅠ 주례는 빼고, 대신 축사를 요청드리면서 답례로 선물을 드리도록 할 예정입니다.
- 팀장님이 향수를 좋아하셔서 100만원 가량의 니치 향수를 찾아보는 중이었는데(내가 사긴 부담스럽고 선물로 받으면 좋을 거라 생각해서) 향수는 다들 아니라고 생각을 하시는 거군요ㅠㅠ 선물도 범위를 좀 넓혀서 고민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추천 감사하고, 앞으로 주실 추천들도 또 감사합니다!